예화 새로운 삶의 시작

1943년 4월 5일, 디트리히 본회퍼는 독일 나치 정권에 저항한 죄로 게슈타포에 의해 체포되어 수감
되었다. 그는 자신의 나라가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음을 보고서 그저 조용히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
했다. 몇 년 동안 그는 나치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여 왔고, 결국 그로 인해 체포된 것이다. 2년 후,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을 겨우 몇 주 남겨 둔 시점에서, 그는 부헨발트 포로 수용소에서 사형 집행
을 기다리고 있었다.
4월 8일 주일, 그는 다른 수감자들을 위한 예배를 인도했다. 마지막 기도가 끝난 직후, 문이 열리고
간수 두 명이 들어와서 말했다. “죄수 본회퍼, 따라와!” 모두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었다. 그
것은 교수형을 집행한다는 뜻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그에게 서둘러 작별 인사를 했다. 이 전쟁에서
살아남은 한 영국인 수감자는 그 순간을 이렇게 묘사했다. “그는 한쪽으로 나를 데려가서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 마지막이겠지. 하지만 나한테는 이게 삶의 시작이라네.’” 그 다음날 그는 플로센부르
크 감옥에서 교수형에 처해졌다. 그의 죽음을 지켜보았던 히틀러 친위대의 한 의사는 그가 마지막
까지 용감하고 차분하며 경건했다고 말했다.
“이제 마지막이겠지. 하지만 나한테는 이게 삶의 시작이라네.” 이제 곧 죽음을 앞둔 사람이 이렇게
말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 때문일까? 어디에서 우리는 이와 같은 믿음을 발견할 수 있을까? 이런
사람들은 죽음을 넘어서는 ‘산 소망’을 발견한 사람들이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이와 같은 일을
설명할 수 있을까?
- 「믿음의 여정」/ 레이 프리차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