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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마음을] 뼈대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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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뼈대가리

  살아 있는 날까지 나는 알빈 C. 하스를 처음 만난 순간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그때가 1991년의 일이었다. 교도소의 다른 재소자는 그를 내게 소개할 때 알빈
하스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는 알빈을 '뼈대가리'라고 소개했다. 그 별명은 내
귀에 무척 거북스럽게 들렸다. 키가 크고 목소리가 나즈막한 그 죄수는 나와 악수를
하면서 날 쳐다보지도 않았다.
  뼈대가리란 대머리를 뜻하는 것이다. 그는 별명 그대로 대머리였으며, 양 옆으로 난
머리카락이 길게 어깨까지 내려와 있었다. 나는 그를 바라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고 애를 쓰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그것도 그럴 것이,
머리카락이 없는 대머리 중앙에 매우 크고 위협적인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그렇다.
그는 머리에 문신을 새긴 것이다.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의 상징인 날개 문신이 머리
윗부분을 완전히 다 차지하고 있었다.
  감옥에 수감된 재소자들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나는 아무리 힘들다 해도 냉정을
유지하는 편이다. 그 첫째날 수업에서도 난 그렇게 하려고 애써 노력했다.
  수업이 끝났을 때 뼈대가리는 교실을 나가면서 내게 슬쩍 쪽지 한 장을 건넸다.
  난 생각했다.
  '만일 내가 자기에게 좋은 성적을 주지 않으면 다른 폭주족 친구들을 시켜서 따끔한
맛을 보여 주겠다는 협박이겠지.'
  잠시 후 나는 그 쪽지를 펴서 읽었다.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선상!(그는 나를 언제나 '선상!'이라고 불렀다.) 아침밥은 거르지 마시오. 아침밥을
거르면 건강이 나빠진단 말이오. - 야성적인 사나이 뼈대가리로부터."
  그 후 여러 달에 걸쳐 뼈대가리는 나와 함께 여섯 개의 교육 과정 모두를 이수했다.
그는 거의 말이 없는 충실한 학생이었다. 또한 그는 거의 날마다 내게 쪽지 한 장씩을
내밀었다. 거기에는 새겨야 할 금언이나 토막 상실, 인용구, 그리고 인생에 요긴한
여러 지혜로운 충고들이 적혀 있었다.
  나는 차츰 그의 쪽지를 기다리게 되었고, 어쩌다 그가 쪽지를 건네지 않는 날이면
실망하곤 했다. 지금까지도 난 그것들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뼈대가리와 나는 서로 뜻이 맞았다. 어쨌든 내가 뭔가를 가르칠 때마다 그는 내
말을 이해했다. 그는 과묵하게 앉아서 내가 말하는 모든 것을 흡수했다. 우리는 서로
통한 것이다.
  교육 과정이 끝난 뒤 각각의 학생들은 수료증을 받았다. 뼈대가리도 뛰어난
성적으로 과목을 이수했으며, 나는 그에게 수료증을 준다는 것이 무척 흥분되었다.
  단 둘이 남았을 때 나는 수료증을 건넸다. 그와 악수를 하면서 내가 말했다.
  "그동안 내 수업에 참석해 줘서 고맙소. 당신은 내게 큰 기쁨이 되어 주었소. 열심히
배워 주고, 빠짐없이 참석해 주고, 뛰어난 수업 태도를 보여 줘서 정말 감사하오."
  그러자 특유의 나즈막한 목소리로 뼈대가리는 말했다.
  "고맙소, 래리 씨. 당신은 내 생애에서 나한테 잘했다고 말해 준 첫 번째
선생이었소."
  그의 말이 내 마음속에 울려퍼졌다. 그와 헤어져 교도소를 나오면서 나는 감정을
억누를 길이 없었다. 뼈대가리가 성장하던 시절에 아무도 그에게 잘했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고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나 역시 열린 학교가 아닌 '닫힌 학교'에서 배운 사람이다. 보수적인 수업 환경에서
성장했으며, 죄를 지은 사람은 반드시 잘못에 대한 대가를 치뤄야 하며 책임을 져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하지만 나는 거듭 내 자신에게 묻곤 한다.
  "만일 뼈대가리가 자라면서 한 번도 '잘 했다'거나 '훌륭했어'라는 말을 듣지 못한
것이 결국 그를 감옥에서 인생을 마치게 만든 원인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뼈대가리와의 만남은 내게 깊은 인상을 새겨 놓았다. 인간은 누구나 각자 '잘 하는'
부분을 갖고 있다. 그 사실을 인정하고 용기를 북돋아 주지 않으면 안 된다.
뼈대가리가 내게 가르쳐 준 것이 그것이다. 내게도 잘했다고 말해 준 것에 대해 나는
그에게 감사드린다.
  <래리 텔헤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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