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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뿌리를 잃은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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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주연이와 조용한 카페에서 만났다. 혼자서 자립하겠다고
들꽃마을을 나갔는데 그동안 살아온 얘기가 쏟아져나왔다.
결국 술집으로 들어가서 미성이랑 섬에 팔려갔다가 도망쳐나왔는데,
미성이는 이제는 더 이상 내려갈 수 없는 밑바닥 생활을 하고 있다 했다.
주연이도 나랑 만나기 3일 전부터 차배달을 다녔는데 우연히 나의 전화를
받고 보증금 100만 원을 받기 전에 그만 두었단다. 감기가 잔뜩 걸려서,
예전에 짱이고 서슬 시퍼렇던 주연이의 모습은 어디로 사라지고 없다.
여기저기 일자리를 구하면 금방 될 것처럼 얘기하다가 연락이 안 오는 것에
절망했었다고 얘기했다. 얘기가 끝날 즈음에 들꽃의 아이들에게 해줄 말이
없냐고 하니까 들꽃 마을에 있을 땐 모든 게 불만이었는데 지금은
불평하는 애들이 이상해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돌아가면 또다시
자기는 해이해질 거라고…. 감옥에 들어갔다 나온 아버지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핸드폰도 두절된 상태고 그나마 고모가 잔소리는 하지만
동생과 저를 재워주고 있는 것이 고마울 따름이라고 한다.
이럴 땐 나도 누군가를 비난한다.
그녀의 아버지와 나를 탓하고 주연이를 구하고 싶다.
- 김경임, ‘들꽃피는 학교’ 교사
*‘들꽃피는 학교’는 제도교육에서 소외된 청소년들을 위해 세워진 대안학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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