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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마음이 병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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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 동안 남편의 팔뚝이 퉁퉁 부어 있더니, 결국은 수술까지 받게 되었다.
의사마다 원인을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어, 차일피일 병명 찾기만 하다가
네다섯 시간이나 걸리는 힘든 수술을 받았다. 메스를 대고도 의사는 확실한
답을 주지 못했다. 병명은 여드름이나 종기와 마찬가지인 근육염증이었다.
그러나 남편의 나이에 그리 넓은 부위가 썩는 건 처음 보았다는 의사는 확신을 얻을 때까지 검사하고 지켜보겠다 하여 계속 입원 중이다. 원인을 모르면 다들 스트레스성이라고 진단한다. 마음속에 화가 넘치면, 몸의 기능이 떨어져서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조건이 된다나. 신이 난 세균이 가장 약한 신체의 부위를 공격한다는 것이다. 유전자 지도를 그려내는 시대를 살아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병들은 자꾸만 늘어나는 듯하다. 손톱 밑에 가시가 들었을 때 모든 신경이
그리로만 몰리고, 여드름 하나 짜자 해도 막내놈은 비명부터 지른다. 보름 넘게 남편이 얼마나 고생하고 아팠으랴 가슴이 아프면서 한켠으로 슬며시 부아가
난다. “마음이 병들면 몸도 따라 병든다는 걸 잘 아는 사람이 병을 키우고
있었어? 팔 아프다고 엄살과 성질만 부리더라. 마음을 곱게 쓰지 않으니 병을
부를 밖에!” 위로해줘야 할 환자에게 잔뜩 화만 냈다. 어쩌면 나 자신에게 화를 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평화를 구하기보다 뜨거운 욕심을 가슴에 품고 화상을 자주 입는 내 자화상을 남편의 환부에서 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남편의 팔뚝에 새살이 돋는 동안, 내 마음도 혹시 염증을 앓고 있지 않은지 살펴봐야겠다.
- 황혜원, 서울시 금천구 시흥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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