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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칼에 베인 손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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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일을 하다가 두 번이나 손을 베었습니다.
오전에는 허겁지겁 잃어버린 서류를 찾다가 오른손 엄지와 검지 사이를
종이가 예리하게 갈라놓았지요. 피가 나지는 않았지만 오랫동안 아렸습니다.
내가 생각해도 엄살이 좀 심하다 싶게 입에서는 연신
“아이고 아파라” 하는 말이 튀어나왔구요. 그리고 오후에는 소포 보낼 게
있어 커다란 칼을 들고 종이를 자르다가 칼날을 거꾸로 쥐고
손아귀에 힘을 세게 준 겁니다. 화들짝 놀라 손을 놓았지만 금세 새끼손가락을 물들인 피가 바닥으로 뚝뚝 떨어집니다. 1센티미터 남짓 제법 깊이
살이 찢어졌네요. 옆 사람들은 놀라서 휴지를 찾고, 소독약을 찾고 야단인데
막상 저는 오전과는 달리 담담하게 지혈을 하는 겁니다.
고등학교 때 사고로 엄지손가락 힘줄이 끊어졌을 때도 꼭 그랬습니다.
큰일을 당하면 사람들은 의외로 침착해지는 것을 종종 보게 됩니다.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의 폭은 생각보다 참 큽니다. 작은 문제가 사람을
예민하게 만들어 힘들 때가 많지만, 그때마다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내가 얼마나 담대한 사람인가, 내가 얼마나 많은 문제들을 잘 헤쳐왔는지를.
- 이혜영, 월간 <작은 것이 아름답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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