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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착한 젊은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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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이 넘으신 친정어머니는 가끔 연락도 없이 우리 집엘 불쑥 찾아오신다.
안양에서 서울 상계동까지 전동차를 갈아타야 하는 그 번거로움을 마다않고
딸네 집 나들이를 이즈막의 큰 낙으로 여기신다. 그런 어머니가 오실 때마다
으레 하시는 말씀이 있다. “요즘 젊은이들 참 착하더라.” 거미줄처럼 복잡한
서울 전철을 이용하려면 노선표를 열심히 들여다보아야 하는데, 눈이 어두운
어머니가 갈아타는 곳이나 출구를 제대로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럴 때마다 곁에 있는 젊은이에게 길을 묻는데 한결같이 친절하게 안내해준다는 것이다.
오늘은 동대문에서 4호선 갈아타는 곳을 젊은이에게 물었더니 친구와 함께
양쪽에서 어머니의 팔을 잡고 꽤 긴 거리를 모셔다드리곤 오던 길로 되돌아
가더란다. 미안해서 혼났다는 어머니의 말씀을 들으니 가슴이 따뜻해진다. 짐이 있어 택시를 타려고 외진 곳에 한참 서 있는데 한 젊은이가 차로 태워다주었던 이야기, 짐을 빼앗아 들고 저벅저벅 앞서 가던 젊은이 이야기 등 어머니 입에선 쉴새없이 길에서 만난 ‘착한 젊은이들’ 이야기가 흘러나온다.젊은이들 자랑
끝에 늘 “너도 그래라” 하고 당부하신다. 세상엔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다는 걸 어머니도 아실 텐데 언제나 도와준 사람들을 생각하며 고마워하신다. 참을성이 없고, 이기적이며 버릇 없는 젊은이들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어른 뺨치게 범죄를 일삼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젊은이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어머니가 만났던 젊은이들처럼 대부분의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착하고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든든한 일인가.
- 정선모, <국민일보> 2001년 2월 26일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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