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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아름다운 세상 한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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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채팅에 빠진 주부들 중, 사분의 일이 가출을 하고 이혼도 한다는 뉴스를 전하며 남편이 한숨을 쉬었다. “참 이상하네. 내가 가는 카페는 별일 없던데?”
남편은 주로 삼십대에서 그런 일이 잦다는 말을 보탰다. 사십대인 우리는 나이 때문에도 쉽게 떠나지 못할 거라 했다. 동호회를 통해서 기혼 남성과 여성들이 음성적인 중년의 놀이 문화 대신 인터넷을 바람직하게 이용해보자는 홍보 프로그램도 보았다. 나도 동호회에 가입했고 채팅도 한다. 주부들만의 모임도 있고 중년 남녀가 모이는 모임도 있다. 회원들 대부분이 조건을 내세우지 않고 익명으로 마음을 드러낼 수 있어 매력을 느낀다고 말한다.
사무실을 나가게 되고, 집안에 우환이 끊이지 않아 우울하던 시기에 인터넷을 기웃거렸다. 나만의 쉼터를 지니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나는 잠을 설치며 사람들과 대화하고 글을 올렸던 그 일을 행복하게 여긴다. 날마다 일기체 글을 올리며, 많은 이들과 대화할 수 있어 즐거웠고, 몇몇은 꽁꽁 감추어둔 아픔을 털어놓아 마음의 친구가 되었다. 나야 그저 귀를 기울이는 것뿐이었지만, 말을 하고 글을 쓰는 순간 고통이나 슬픔의 굴레에서 놓여난다는 것을 알기에, 내게 주어졌던 징검다리 노릇을 감사하게 여긴다. 불우소년소녀돕기 소모임도 생겨났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나 나누고픈 마음이 자라난 모양이다. 유혹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믿어주면서 내 마음의 중심을 잃지 않는 한 헛된 욕망은 제풀에 숨어버렸다. 너와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눈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한 너와 세상도 나를 아름답게 보리라고 믿는다. 인터넷 세상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 황혜원, 서울시 금천구 시흥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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