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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희망에 곰팡이 슬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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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섶 위에 하루살이 형제가 날고 있었다.
풀섶 속에는 개구리 형제가 졸고 있었다.
한낮에 졸고 있는 개구리 형제를 내려다보며 아우 하루살이가 말했다.
"형, 우리도 조금만 쉬었다 날아요." 그러나 형 하루살이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 우리는 쉬고 있을 틈이 없다. 우리에게는 지금이 곧 희망의
그 순간이다." 아우 하루살이가 물었다. "지금이 희망의 그 순간이라는 것은
무슨 말이어요?" 형 하루살이가 대답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지금 이루어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의 명이 짧기 때문에 그러는가요?" "아니다. 삶은 짧거나
긴 기간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다. 주어진 생에 얼마나 열심이었느냐로
보는 것이다." "그러면 저기 저 개구리들은 그러한 것을 모르고 있는가요?"
"알고 있겠지. 그런데 저 개구리들은 약도 없는 죽을 병에 걸린 것 같다."
"그 병이 무엇인데요?" "알고 있으나 움직이지 않는 것, 바로 그 병이다."
형 하루살이가 아우와 어깨동무를 하고서 날며 말했다.
"아우야, 희망은 움직이지 않으면 곰팡이 덩어리로 변하고 만다.
이 말을 명심하거라." 풀섶 속에 잠들어 있는 개구리 형제를 향해
뱀이 소리 없이 다가서고 있었다.
- 정채봉, 생활성서사, <바람의 기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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