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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내가 웃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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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꼭 10년 전에 남편을 잃었다. 남편은 심장판막증 수술을 받고 회복되는가
싶더니 6개월 만에 저세상으로 가고 말았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나는 남편과 많은 추억이 서려 있는 병원을 이틀에 한번씩 드나든다.
10년 전부터 앓아온 신장병이 이제는 투석을 받지 않으면 지탱하지 못할 만큼
진전됐기 때문이다. 밥을 먹어야 살 듯 그렇게 살기 위한 몸부림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오늘은 같은 병실에 입원했던 이들의 안부를 묻다가
벌써 몇이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알았다. 우린 누구도
자기 생명의 주인이 아님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그 소식을 듣고 식당에 가 앉으니
밥이 돌을 씹는 듯하여 넘어가질 않는다. 그리고 마침
소리지르며 언성을 높이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안타깝기 짝이 없었다.
언제 어떻게 떠날지 아무도 모르는데 서로 삿대질하며 살기엔
우리 삶이 너무 짧고 덧없다는 걸 저들이 알기만 한다면 싶어 씁쓸했다.
그래서 오늘 나는 활짝 웃어본다.
내 찡그린 얼굴이 내 주위에 끼칠 불편과 무거움을 생각하며 화장도
더 곱게 하고 내 웃음이 그들을 편안하게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라 위안하며 속 없는
사람처럼 미소를 띄우며 살리라 다짐해본다.
- 이 마리안나, 서울시 강서구 등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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