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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수안이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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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안이는 이제 초등학교 1학년이 되었다.
“엄마 뭐해. 빨리와. 빨리 학교 가고 싶단 말야, 응? 빨리 가자.” 그렇게 보채면서 초등학교 입학식날을 맞은 수안은 초등학생이 된다는 게 그렇게 뿌듯하고
기쁠 수가 없다. 운동장에 나란히 서 있는데 아무래도 앞에 선 남학생이 영 맘에 안 든다. 마치 심술이라도 부리듯 수안이 앞을 가로막는 거였다. 왼쪽으로 앞을 보려면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보려면 또 오른쪽으로 고개를 움직이는 남자애가 이만저만 얄미운 게 아니다. 드디어 참지 못한 수안이. “얘, 가만 좀 못 있겠니?
네가 자꾸 움직이니까 하나도 안 보여.” “머? 쪼그만 게” 하고 인상을 쓰는
남자애에게 “쪼그맣다고? 쪼그맣긴 누가 쪼그맣다고 그래? 너야말로 내 동생만해가지고 왜 그래.” 그때 남자애가 수안이를 세게 밀었다. 뒤로 넘어진 수안이,
그냥 있을 폼이 아니다. 벌떡 일어나더니 “왜 밀어, 왜 미냐구?” 하면서 눈깜짝할 사이에 두 꼬마가 서로 뒹굴고 야단법석이었다. 그날, 있는 대로 자존심 상하고
혼나고 눈이 퉁퉁 붓도록 운 수안인 다음날 학교에 갈 생각도 않고 시무룩하다. “수안아, 엄만 네가 기죽지 않고 그래도 아이들과 잘 지낼 거라고 생각해.
오늘은 그 친구에게 먼저 사과하고 잘 지내도록 해 알았지?” 아무 말도 없이
축 처진 어깨를 하고 학교에 다녀온 수안이의 얼굴이 피어나는 새싹처럼 밝다.
“엄마, 나 오늘 되게 기뻤다. 그애가 교문에서 날 보더니 먼저 미안하다고
그랬어. 나도 괜찮다고 그랬지 뭐. 학교가 너무 재미있어.” 미안하다는 한마디
말로도 저렇게 행복할 수 있다니. 엄마인 내겐 그 순수함이 참 부럽기만 하다.
- 박정숙, 경기도 오산시 가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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