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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그래도 아직은 꽃이 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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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들, 바다, 강이 더러워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꽃이 피고
아직은 초록이 우거집니다.
낮에는 벌써 날씨가 후덥지근한 초여름날,
흙 보기가 힘든 도시의 여기 저기
공동 주택 단지 울타리에
줄장미 꽃이 한껏 피어 있습니다.
그 색이 너무 붉고 강해서 눈이 아플 지경입니다.
군데군데 흰 찔레꽃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사람들이 바쁘게 발걸음을 옮기는 길의
한쪽 모퉁이 꽃밭에 핀
술패랭이 꽃이 탐스럽습니다.
이름모르는 노란 꽃도 곱습니다.
화려하고도 요란스럽게 오래 피는
서양 꽃하고는 달리
조용히 잠시 피었다가 지는
우리 꽃들의 모습이 새삼스럽습니다.

도시의 팍팍한 삶을 조금이라도 누그러뜨리려고
사람들은 꽃을 심습니다.
꽃집에서 여러 가지 꽃을 사다가
여기저기 보기좋게 심습니다.

심지 않는데도 피는 꽃들이 있습니다.
시멘트 마당과 교문 기둥 사이의 빈 곳을 뚫고
봄마다 피는 제비꽃도 있고
골목길 보도 블록과 담장 사이에
함초름이 피어 있던 붓꽃도 생각납니다.
어릴 때 이른 봄 야산에서 흔히 보았던
할미꽃도 기억납니다.
아직 갈아 엎지 않은 논에
가득 피는 자운영도 아름답습니다.

산, 들, 바다, 강이 더러워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꽃이 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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