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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아이의 맑은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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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벤치에 하얀 머리의 할머니와 나비 리본으로 머리를 묶은 어린 소녀가
앉아 있다. “할머니, 할머니 머리는 왜 이렇게 하얘?”
“으응, 어느 날 천사님이 오래 사느라고 수고했다고 예쁘게 물들여주셨어.”
“오래 살았다고?” “응, 오래 잘 살았다고.”
“그럼 나도 오래 살면 이렇게 예쁘게 물들여주셔?”
“그럼. 할머니처럼 오래 살면 그렇게 해주실 건데, 그래도 너한텐
천천히 물들여주시면 좋겠어.” “왜, 난 하얀 머리가 더 좋은데.”
“그래도, 하얀 머리가 되면 사람들이 싫어해.”
“왜 싫어해. 난 예쁜데.” “늙었다고 싫어해.”
“늙었다고? 늙은 게 뭔데? 왜 싫어하는데?” 할머니가 하얗게 웃으며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계속해서 묻는 소녀에게 할머니가 이렇게 답한다.
“예쁜 별님이 세상에 내려와서 이곳저곳 다 비추고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을
기쁘게 했어. 그렇게 오래오래 빛을 비추었기 때문에 별님의 창고에 있는
빛이 하나하나 없어졌어. 그리고 이제 몇 개밖에 남지 않았단다. 그것을
다 비추고 나면 별님은 이제 빛을 다 잃어버리게 되고 다시 빛을 채워넣으려고
하늘나라로 돌아가야 해. 할머니는 이제 빛이 조금밖에 안 남은 그 별님과 같아.
그래서 하늘나라로 돌아가야 하니까 사람들이 아쉬워서 싫어하는 거란다.”
할머니의 말을 듣는 소녀의 두 눈은 초롱초롱 빛나고 있었고,
어느새 눈가엔 굵은 눈물방울이 맺혀 있었다.
- 부혜련, 경남 창원시 사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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