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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나무 이야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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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마을 앞에 자리잡고 있는 큰 나무를
하루 종일 바라보았습니다.
온갖 새들이 시시때때로 그 나뭇가지에 날아와
재잘거리고 놀다가 떠났습니다.
동네 아이들도 그 나무 아래서 신나게 놀다가 돌아갔습니다.
한 여름 매미들이 매달려 시끄럽게 울다 갔습니다.
새들이 튼 둥지도 높은 가지 여럿에 매달려 있습니다.
거미가 맘껏 거미줄을 치기도 했습니다.
이런저런 곤충들이 한껏 헤매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사람들이 이 나무에 전등까지 달아놓았습니다.
나무 가지 한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전깃줄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나무는 받아줍니다.
아니, 스스로 어찌할 수 없으니 받아줄 수밖에 없었던 것인가요?
새들이, 아이들이, 매미가, 거미가 떠날 때에도
나무는 아무 소리 없이 그냥 보내주었습니다.
무어라고 할 수가 없었던 것인가요?
삼십 여 년 전
젊음의 특권을 누리면서 때때로 깊은 산 속을 헤집고 다닐 때,
건너 편 산에 울창하게 우거진 숲을 본 생각이 납니다.
소나무, 전나무, 잣나무가 어우러진 숲의 색깔이
하루의 흐름에 따라 달랐습니다.
아침 햇살이 비칠 때의 숲의 나무들과
해가 하늘 높이 솟은 대낮의 숲의 나무들과
저녁 노을질 때 숲의 나무들이 주는 느낌이 달랐습니다.
장마철 구름이 산허리에 걸렸을 때의 숲의 나무들과
구름 한 점 없이 높은 가을 하늘 아래의 숲의 나무들과
차가운 겨울 날씨 가운데 본 숲의 나무들의
모습이 달랐습니다.
때로는 푸르기만 하고,
때로는 날카롭기만 하고,
때로는 넉넉하기만 하고,
때로는 신비롭기만 합니다.
깊은 산 속 이 쪽에서 바라보는,
건너 편 산에 울창하게 우거진 숲의 나무들은
온갖 감흥을 자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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