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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자리를 되찾아드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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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을 타면 각 객실의 양쪽 귀퉁이에 노약자 지정석이 있습니다.
연세 많아 서 계시기가 힘든 노인들이나 몸이 아주 불편한 장애인들이나
그밖에도 특별히 앉을 자리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자리입니다.
그런데, 이 자리를 두고서 심심찮게 말다툼이 일어납니다.
거기 앉아 있다가 노인들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는 청소년들을
호되게 꾸짖는 어른들이 있는가 하면,
노약자들이 타지 않았을 때는
청소년이라 할지라도 앉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1980년대에 제가 가족과 함께 독일에 살 때, 유럽 사람들 앞에서
우리 나라 가정에서는 아직도 할머니, 할아버지가 집안 어른으로서,
심지어 전통 문화를 보존하여 후세에 전해주는 스승으로서,
미성년인 손자녀들뿐만 아니라 청장년인 자식들 부부에게도
삶의 지혜를 가르쳐주시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은근히 자랑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귀국하여 우리 남한의 시골과 도시에서 본 현상은
이런 나의 기대와 적지 않게 달랐습니다.
시골에 남아 계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대부분 힘든 농삿일에 한평생 시달린 끝에
지치고 병든 몸으로써 어렵게 살고 계셨고,
도시는 도시대로 답답한 아파트에 거의 갇히다시피 살고 계시는 노인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물론 이런 가운데서도 여전히 집안의 정신적인 어른 노릇을 톡톡히 하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계시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이제는 사회의 가장자리로 밀려나 계시는 노인들이
날로 더 많아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하철의 노약자석을 두고서 벌어지는 말다툼에서도 그런 면이 부분적으로 드러납니다.

연세가 드셨다고 해서 저절로 젊은 사람보다 더 나은 사람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삶의 연륜에서 우러나는 슬기는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더욱이 조상적부터 전해 내려오는, 아름다운 전통 문화는
우리 사회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거치지 않고서는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가 없습니다.

비록 현대 기술 문명에 뒤쳐지고, 경제력이나 체력이 떨어지고 때로는 판단력조차 약해지셨지만,
우리 삶의 스승이요 전통 문화의 전수자이신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그 분들이 마땅히 차지할 자리를 되찾아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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