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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부끄러워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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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후배가 지하철에서 겪은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서 있던 한 여대생이
갑자기 거품을 뿜으며 쓰러졌단다. 간질 같았다. 부들부들 경련을 일으키는
그 여대생을 바로 곁에 서 있던 후배가 잡아주었다. 잠시 후 정신을 가다듬은
여대생은 자리에 앉은 후에도 너무 부끄러워하며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사람들은 수근거리기도 하고 곁눈질을 보내기도 했다. 옆자리에 앉아 있던
한 아저씨는 “이봐, 학생. 다음부턴 빨리 휴대폰으로 집이나 아는 사람에게
구조 전화를 하라구” 하는 충고를 했다. 그 여대생의 고개는
더욱 더 깊게 숙여졌다.
옆에 앉아 있던 후배는 아무 일도 없던 듯 조용히 있었다.
그리고 황망해하는 여대생에게 이런 귓속말을 남기고 내렸단다.
“괜찮아요. 너무 부끄러워 말아요. 난 매일 마음이 쓰러지는 걸요.”
그 여대생에겐 그 어떤 조언보다 그냥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묵묵히
손잡아주는 게 필요할 것 같아서였다고 말하는 그 후배가 더 예뻐보였다.
- 유인경 기자의 수다마당, <경향신문> 2002년 3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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