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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계란말이 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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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반찬 중에 계란말이를 제일 좋아한다. 꼭 모양이 예뻐서도,
맛이 있어서도 아니다. 중학교 다닐 때였다.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었고
새 짝꿍이 생겼다. 새 짝꿍은 하숙집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늘 도시락 반찬이
화려했다. 빨간 소시지에 노란 계란말이, 오뎅, 튀김 등등….
나는 워낙 눈치가 없어서 짝꿍이 싫어하는 줄도 모르고 젓가락을 옮겨가며
짝꿍의 반찬을 잘도 먹었다.
그러나 짝꿍은 김치와 멸치볶음뿐인 내 반찬을 아예 먹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밥을 남겨가는 것이었다. 나는 그날 집에 가서 엄마에게 투정을 부렸다.
“엄마, 나도 계란말이 반찬 해줘. 내 짝꿍은 예쁘게 싸온단 말이야.”
엄마는 그날부터 계란말이 반찬을 하시기 위해 더 일찍 일어나셔야 했다.
일하는 사람이 부족해서 밤늦게까지, 아니 새벽까지 공장에서 일하시다
들어오셔서는 잠깐 주무시고 일어나셔서 빨갛게 충혈된 눈을 비비며
계란말이를 하시던 엄마. 그것도 여섯 명이나 되는 아이들의 계란말이 반찬
도시락을 싸시던 엄마의 그 모습을 나는 잊지 못한다.
오래도록, 질리도록 먹었던 계란말이 반찬이지만 속없는 막내딸은
이제 계란말이만 보아도 엄마의 사랑을 보는 것처럼 마음이 따뜻해진다.
- 김사비나, 서울시 강북구 미아6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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