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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가장 값진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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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초등학교 교사인 옛친구가 내게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내가 6학년 담임을 할 때였어. 그 학생은 처음 보았을 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늘 허름한 차림이었어. 나는 다른 학생들에게 하듯이 그 애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그대로 인정해주었지. 그 애는 유리창을 깨끗이 닦았고, 누가 보든 안 보든 물걸레를 깨끗이 빨아 책걸상을 닦았어. 비오는 날 찢어진 우산으로 친구를 바래다주었고, 수업 시간에 반짝이며 들었어. 당당하고 따뜻했어. 그는 보석처럼빛나기 시작했지. 학교에 입학해서 6년 만에 처음으로 반장 후보가 된 거야.
62명 중 52명의 표를 얻어 반장이 되었어. 그의 순수함은 주위 친구들을 순수하게 만들었지. 전교 학생회장이 되었어. 5학년 때 담임 선생님은 그 학생의 변화를 못 믿겠다는 투로 바라봤지. 내 경험으로 당연한데 말이야.
졸업식 날 그 애는 전체수석을 했어. 졸업식을 마치고 그 학생의 부모님께서 나를 찾아오셨어. 6년 동안에 학교 오는 일이 처음이래. 그분들이 내게 인사를 했어. “선생님 인사할 줄도 모릅니다. 고맙습니다. 그저 고맙습니다. 선생님, 부끄럽지만 저희들의 작은 정성입니다.” 그분들은 허름한 포장지로 싼 선물을 주고 가셨어. 난 고마운 마음에 그냥 받았지. 텅빈 교실에 앉아 조심스럽게
포장지를 펼쳤지. 포장지 안에 들어 있는 선물, 그것은 라면 두 봉지였어.
주르륵 내 눈에서 눈물이 흘렀지. 난 가난을 알지. 그리고 그 가난 속에서 사랑이 꽃핀다는 사실을 알지. 그것은 내가 받은 선물 중에, 또 내가 받을 선물 중에 가장 값진 선물이란 걸 나는 알았지.
- 이민정, ‘가장 값진 선물’, 본지 1997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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