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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고도원의 아침편지] 어머니의 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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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터서 쓰리면 나는 어머니에게 갔다.
그러면 어머니는 꼭 젖을 짜서 발라 주었다.
젖꼭지 가까이에 손바닥을 대면
어머니는 쪼르륵 쪼르륵 젖을 짜주었다.
젖이 많을 때는 주사기에서 나올 때처럼 찍찍 나왔다.
젖이 적을 때는 한 방울씩 똑똑 떨어져 손바닥에 고였다.
그 새하얀 젖을 손등에다 발랐다.
그러면 당장은 쓰렸지만 손은 금방 보드라와졌다.
어머니의 젖은 또 눈에 티가 들어갔을 때나
눈이 아플 때도 쓰였다.
나를 반드시 뉘어놓고
어머니는 젖꼭지를 눈 가까이 들이대고
젖을 한 방울 뚝 떨어뜨렸다.
그러면 나는 얼른 눈을 꿈벅꿈벅해서
젖이 눈에 고루 퍼지게 했다.
그러면 눈이 보드라와지곤 했다.
한겨울 지나 이른 봄 손등이 쩍쩍 갈라지면
어머니는 늘 젖을 짜 크림 대신 발라주곤 했다.

- 김용택의 《그리운 것들은 산 뒤에 있다》 중에서 -

* 어머니의 젖! 생각하면 언제나 코 끝이 시큰해집니다. 사랑과 그리움, 따뜻함과 부드러움, 포근함과 충만함, 그 모든 것들이 어머니의
젖 속에 담겨 있습니다. 어머니의 젖은 단지 여자의 유방에
머물지 않습니다. 그 이상입니다.
우주의 중심이고 사랑의 근본이며 생명의 본향입니다.
추석 고향길은 그 어머니의 젖을 찾아가는 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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