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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사랑밭 새벽편지]찬란한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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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란한 청년    
                                
   오늘 오후 3시경 나는
   신천역에서 시청역으로 가고 있었다.

   약간 무거운 손가방과
   조그만 짐을 선반에 올려놓고
   서서 가다가 자리가 생겨 손가방만 내려서
   무릎 위에 놓고 잠깐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얼핏 눈을 떴는데 차가 정거하여
   출입문이 열려 있고
   차내로 들어오는 사람 때문에
   어느 역인지 금방 알 수 없었지만
   직감이 이상하여 틈 사이로 역명을 보니....

   아뿔사...
   내가 내려야 할 시청역이 아닌가~~

   급히 일어나 전동차 문을 나서는데
   선반 위에 놓고 내린 짐이 생각나서
   되돌아가 짐을 가지고 잽싸게 뛰어 나오는 중에
   전동차 문이 닫기면서 외투 옷자락이 문틈에 끼이고
   손가방이 문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한 채
   전동차는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순간 사람들이 소리치는데도
   전동차는 그냥 달리고 나는 옷이 끼인 채로
   가방을 붙들고 딸려갈 수밖에 없는 위험에 빠졌다.

   딸려 가면서 우선 가방을 차 안에 떨어뜨리고
   문틈에 낀 외투를 잡아 빼니
   열대여섯 걸음을 끌려가다가 겨우 빠져나와
   끔직한 일은 천행으로 생기지 않았다.

   역무원실로 올라가 사정을 말하니
   2호선 열차는 순환열차라서
   계속 운행한다 하면서
   가방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에 연락을 한다.

   그러나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
   상기된 마음으로 한동안 앉아 있는데,
   모자를 쓴 청년이 내 가방을 들고
   역무원실에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처음에 나는 역무원인줄 알았으나
   물어보니 승객인데 가방 때문에
   걱정할 것 같아 다음 역에서 가방을 들고 내린 다음
   반대편 차를 타고 왔다는 것이다....

   순간 그 청년이 고맙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또 얼마나 아름답던지....

   사례를 하려고 하니
   목례만 하고선 뒤도 안보고
   가 버리지 않는가.

   뒤쫓아 나갔지만 금방 자취를 감춰
   사례는 못하고 말았다.

   나도 같은 경우였다면
   그 청년처럼 했을까?

   그렇지만 20대 후반 쯤으로
   내 아들 또래인 청년의
   그 늠름하고 의젓한 행동을 통하여
   우리 청년들의 신선한
   기상을 보게 된 것이 사뭇 기쁘다.

                           - 김 기 명 -
     ----------------------------------------
   찬란한 청년!

   그대는 분명 의로운 사람이 될 거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입니다.

   한국에 이런 사람이
   많이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다만 나타내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는것 뿐입니다.

   그래서 이 세상은 유명인사들도 수고를 하지만
   이 청년과 같은 소리없는 다수가
   이 사회를 이끌어 갑니다.

- 찬란한 청년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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