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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사랑밭 새벽편지] 13년을 하루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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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는 가슴 따뜻한 소식들이
    언제나 각박한 세상을 녹인다.

    지금으로부터 13년 전!
    허허벌판에 얼기설기 판자나
    버린 장롱 등으로 만들어진
    무의탁 아동 공동체.

    온 가슴 가득히 감동으로 쏟아내도
    모자라 절절히 따뜻함이 서려있는
    사랑의 보금자리.

    가족에게 버림받은 천애의 고아,
    정신병자 엄마에게 너무 매를 많이 맞아
    집을 뛰쳐나온 13세 어린이,

    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초등학교 여자아이,
    할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시고,
    엄마는 집을 나가고,
    아빠는 알코올 중독으로 찢겨진 가정의
    형제 아이.

    하나같이 파괴된 가정의 아이들을 위해
    만 21세 소녀는
    다니던 직장을 포기하고
    험한 고생한다는 부모님의 결사반대를
    거절하고 갈 곳 없는 아이들이 있는
    천막집으로 들어왔다.

    판잣집에 온 첫날,
    밤이 새는 줄도 모르고
    아이들의 애절한 사연을 듣고는
    얼마나 울었는지......

    이튿날 아침에 퉁퉁 부은 눈으로
    소위 고아들의 엄마가 되어
    살아가기 시작했다.

    판잣집 바로 옆에는, 하수도랑이 있어
    하루 종일 하수 냄새를 맡으면서 지냈는데,
    13명의 아이들 중 10명은 학교를 보내고
    3세의 아이 2명과 5세의 아이를 키우며
    팔자에 없는(?) 아이들의 엄마가 되었다.

    하나같이 아이들 스스로 이겨내기에는
    너무나 큰 충격을 받은 아이들이라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얼마나 조심스러운지......

    그러나 이 자매는 아이를 낳아보지도 않았고,
    시집도 가보지 않았으면서도
    엄마처럼 마음의 자세도, 행동도,
    인내심도 한결같이 아이들을
    자식처럼 돌보았다.

    어느날 옆에 있는 하수도랑을 청소하려고
    장판을 들다가 지렁이가 우글대어
    기겁하기도 하면서,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
    어느덧 10년을 훌쩍 넘겼다.

    그간의 일들은
    필설로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슴이 철렁철렁 내려앉을 일들을
    수없이 보내야 했다.

    3살짜리 기영이는
    자다가 일어나 있지도 않은
    엄마를 불러대며 우는가 하면

    얼굴이 예쁜 지혜는
    입양되어 참 다행이다 했다가,
    한달도 못되어 다시 돌아오는
    두 번이나 버림받는 모습(?)에
    기막힐 때도 있었고,

    양 부모의 다툼으로 4살짜리 재영이는
    문잠긴 방에서 일주일동안
    굶고, 울며 지내던 중에
    주민들이 데려왔는데

    사람에게 안기기만 하면
    절대로 떨어지지 않으려
    몸부림치는 모습을 보면서
    솟구치는 눈물을 감추지 못할 때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동생처럼 아끼던 혜영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던 중에
    느닷없는 뇌졸중으로 만 24시간도 넘기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보낼 때는
    말 그대로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이었다.
    지금도 생각날 때마다
    눈물이 가득 고인다.

    세월은 흐르고......
    허허벌판에서 5년 지낸 판잣집은
    재개발로 헐려 근처상가빌딩 4층으로 이사하여
    지금까지 지내오는데,

    함께 생활하는 아이들은
    무려 70여명으로 늘어나
    이름 그대로 고아원이 되었다.

    지난 날 판잣집에서 같이 있던 아이들 중에는
    시집가서 아이까지 낳은 아이(?)도 있고,
    군대 가서 휴가 온 아이도 있고,
    회사에 취직한 아이도 있다.

    이들이 집이라고 찾아올 때면
    얼마나 뿌듯한지......
    시집간 딸이 친정에 온 듯
    기뻐하고, 반가운 마음이 가득하다.

    한 아이가 초등학교를 가야하는데
    어느 호적에도 올릴 수 없어
    자신의 아들로 입적시켜 입학시켰는데
    벌써 고등학생이 되어 처녀 엄마가 되었다.

    지금도 그는 아이들
    70여명을 돌보느라 밤잠이 모자란다.
    24시간이 너무도 짧다.

    그러나 우연히 판자집에서
    아이를 돌보던 것이
    이제는 필연으로 청춘이 바쳐져
    중년이라는 나이를 향해가는 모습에
    형언할 수 없는 마음으로 가슴을 쓸어내린다.

    무엇보다도 뜻있는 사람들의 힘들이 모여
    갈 곳 없는 아이들을 위해
    현재 새로운 보금자리 집을 짓고 있다.

    내년 5월이면 완공이 되는데
    어떤 가정집보다도, 어떤 부잣집보다도
    아름답게, 예쁘게 그리고 포근하게 지어지기를
    설레며 기다리고 있다.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집을.......

    13년 전의 황량한 판잣집에서
    아이들을 사랑하던 따뜻하기만 한 그 마음이
    새해에도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 소 천 -
     ------------------------------------------

    세상에는 이런 사람도 있기에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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