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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사랑밭 새벽편지] 딸기 한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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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가 노인성 치매를 앓고 계십니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지레 겁을 먹어서인지
생각보다 그리 힘든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예전 총기 좋으셨고
언제나 당당하셨던 모습을 생각하면
요즘 변해버린 어머니를 바라보는 것이
참 힘이 듭니다.

병원에서 받아오는 약을 드시면서도
조금씩 나아지는 것도 없는 것 같고
오히려 식사를 통 못하시기에
약을 끊어봤습니다.

그야말로 사시는 동안 밥이라도 맛있게
드셨으면 하는 마음에서였습니다.

결혼할 때 밥 조금 주는 며느리 들어올까 봐
겁이 나셨다는 어머니신데,
공기 밥 한 그릇 드시기도 힘들어하시는 게
무척 걱정스럽습니다.

얼마 전 시누님이 조기를 한 상자 사오셨습니다.

손질해서 냉동실에 넣어두고
자주 구워드리는데
며칠 전부터 조기 좀 구워라 하시는 겁니다.

금세 구워 드린 걸 드시고도 잊으시고….
딸이 사온 조기가 많았는데
며느리가 누구 다 줬나 보다고
집에 오신 손님에게 그러시더랍니다.

정말로 드신 게 기억이 나지 않느냐는
제 말에 언제 구워줬냐고
말간 얼굴로 반문하시는데
정말 울고 싶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난 후
딸기를 씻었습니다.

상한 것을 골라 베어내고 씻은 후
어머니와 남편과 아이들에게
딸기를 가져다주고
저는 설거지를 계속했습니다.

제 딸이 딸기를 가져와서 내 입에 넣어주는데도
어머니는 저더러 빨리 와서 딸기 먹으라고
성화를 하셨습니다.

딸이 빈 접시를 가져오면서
“엄마, 할머니가 엄마 것이라고 남기셨네.”

제일 크고 잘 익은 딸기 한 알이
접시에 남아 있었습니다.

- 유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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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말이 있죠.
자식들을 사랑하는 부모님의 마음은
그 어떤 로맨스보다 달콤하고 위대합니다.

- 어머님, 당신의 사랑에 목이 메여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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