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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껍데기만 남은 부활절 남북공동기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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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범 목사(시인, 북한구원운동 사무처장)

평양대부흥 1백주년을 맞이하면서, 제2의 영적 부흥을 기대하는 많은 한국교회들이 남북한의 화해와 평화의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또 많은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봉수교회 준공과 때를 맞추어 8월 평양대성회에 참가할 채비에 분주하다. 더구나 최근 6자 회담의 결과를 바탕으로 북미평화협정과 남북평화선언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국내외에서 격변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심지어 한나라당도 대북강경론에서 선회하여 남북공존의 유화적 당론을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는 이제 한반도에 전쟁이 없는 평화의 시대를 펼치시는 것인가? 고통스럽던 남북분단의 역사가 정말 청산되는 것인가?

이러한 분위기에 화답이라도 하려는 듯, 지난 3월 15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가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과 함께 부활절 공동기도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기도문이 전하는 내용을 살펴보면서 큰 절망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남북한의 교회지도자들이 합의한 기도문에는 긴급하고 처절한 남북현실이 모두 외면되었기 때문이다. 굶어 죽어가는 북한동족의 절규와 북한인권의 문제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산가족 문제도 핵 문제도 없었다. 적어도 국가와 민족을 위한 기도라면 이러한 주제는 반드시 언급해야 할 제목이 아닌가? 기도의 모양만 있을 뿐 알맹이가 없다는 말이다.

기도문의 요지는 ‘부활의 은혜로 남북이 화해하여 평화의 걸음을 걷게 하시고 미완의 통일을 이루게 해 주시고 아시아와 세계가 평화의 지구촌을 이루게 해 달라’는 것이다. 겉으로 보면 나무랄 데 없는 훌륭한 기도문이다. 그러나 마치 허물 벗고 달아난 뱀의 껍데기를 보는 듯 소름이 느껴진다. 이것은 은혜의 기도문이 아니라 진실을 매도한 절망의 기도문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필자는 이 기도문에서 두 가지의 큰 절망을 목격했다.

첫째 절망은 ‘삼천리 골골마다 북과 남의 교회가 한 마음을 모아 남과 북의 성도가 뜨거운 가슴을 합하여 부활의 아침을 찬양합니다’라는 구절에서 발견할 수 있다. 한 마디로 현실과 동떨어진 빈 소리다. 골골마다 있다는 북의 교회가 어디에 있는가? 가슴 뜨거운 북의 성도는 또 어디 있는가? 있지도 않은 교회와 있지도 않은 성도들을 내세워 기도하자는 이 기도문은 하나님을 속이는 무모한 거짓말에 불과하다. 혹자는 지하교회 성도들이 있지 않느냐고 할 것이다. 그러나 북측이 그런 성도들을 기독교인으로 인정한다는 소식은 들어본 적이 없다. 견강부회하는 억지 주장에 불과하다.

둘째 절망은 기도문에 사용된 ‘화해의 손, 평화의 걸음, 온전한 통일’이라는 용어와 그 용어의 순차적 전개에서 찾을 수 있다. 매우 차분한 표현들이지만 그동안 진보개혁을 주장하는 이념단체들이 늘 사용해온 구호의 반복일 뿐이다. 이것은 남북의 화해, 남북의 평화 그리고 남북의 통일이라는 북측의 통일전략 논리를 대변하는 수사가 아니던가? 어쩌면 북측의 의도대로 남북정상회담과 남북평화선언과 연방제 통일에 이르는 저들의 희구를 기도하는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 기도문은 북측의 통일논리를 잠복시킨 정치적 기도일 뿐이다.

기독교인이라면 순수순혈의 신앙을 지켜야 한다. 이방신과의 그 어떤 야합과 교접도 거부해야 한다. 솔로몬 왕이 가나안의 이방여인들과 결혼함으로써 영적 순혈주의를 저버린 결과, 국가의 분열과 패망에 이르렀음을 우리는 잘 기억해야 한다. 그래서 신사참배를 거부한 주기철 목사의 순교는 큰 교훈으로 추앙된다. 그런데 일제에 의한 신사참배에 버금가는 신사참배가 금년에 평양에서 이루어질 것이라며 뜻있는 인사들이 우려하고 있다. 그들은 한국교회들이 평양대부흥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빙자하여 북의 악의 세력과 영적 야합과 교접을 시도하려는 점과 이로 인하여 이 땅에 닥칠 무서운 전쟁의 대가를 예언한다.

물론, 우리는 1백년 전 평양대부흥의 감격을 잊어서는 안 되고 그 신앙적 감격을 다시 회복시켜 침체해 가는 한국교회를 부흥시켜야 한다. 그러나 하나님의 선한 은혜와 사단의 악한 궤계를 혼돈해서는 안 된다. 지금 한국교회들은 저마다 영적 황무지인 평양을 향해 개척의 마차를 내모는 골드 러시에 빠져있다. 교단들이 나서고 대형교회들이 나서서 성도들을 미혹하고 있다. 마치 평양에 영의 노다지가 묻혀있는 것처럼 야단들이다. 참으로 참담하다. 이것은 진리와 본질을 외면한 채, 스스로 사단에게 손을 내미는 모양일 뿐이다.

1907년 평양 장대현교회의 성령부흥은 감리교 선교사들이 중심이 된 원산 지역의 회개운동에서 출발된 것임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따라서 그 은혜의 감격을 다시 회복하여 한국교회를 부흥시키려면 먼저 심통(心痛)의 회개운동이 있어야 한다. 죄와 악에 대한 거룩한 분노와 도덕적 저항을 각오하는 영적 바탕이 준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회들이 회개하고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철저하게 회개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와 정치지도자들이 하나님과 민족 앞에 회개해야 한다. 도대체 아무도 죄와 악의 문제를 자복하지 않고 악한 세력 앞에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가? 그것은 이방신 앞에 무기를 버리고 굴복하며 영적 혼음에 빠지는 결과가 될 뿐이다. 나아가 이것은 교회를 망하게 하고 나라를 망하게 하는 길이다.

부활절 남북공동기도문이 정치적 위선과 껍데기에 불과한 까닭은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그리스도를 바라보며 가슴을 찢는 통곡의 회개가 선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부활절은 철저히 우리 죄를 회개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한국교회의 부흥은 자기 회개와 나라와 민족을 위한 조용한 성찰로부터 시작되는 것이지, 평양대성회를 열기 위해 악의 세력인 김정일과 손잡고 퍼붓는 엄청난 대북지원과 요란한 이벤트에 있지 않다.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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