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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남겨두기와 움켜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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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인숙(작가)

“한 손에만 가득하고 평온함이 두 손에 가득하고 수고하며 바람을 잡으려는 것보다 나으니라”(전도서 4:6)

‘너무 많은 것을 욕심내며 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채워지지 않는 욕망의 주머니를 너무 많이 갖고 이것저것 분에 넘치도록 채우려 하는 자신의 모습을 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어느 인디언 할아버지와 손자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인디언 꼬마가 할아버지와 함께 숲에 살고 있었답니다. 할아버지는 사냥하면서 손자에게 이렇게 가르쳤다고 합니다. “누구나 자기에게 필요한 만큼만 가져야 한단다. 너무 많이 가져서는 안 돼. 사슴을 잡을 때도 꼭 제일 좋은 놈을 잡으려 하지 말거라. 작고 느린 놈을 잡아야 나머지 사슴들이 더 강해지지. 그래야 그들이 숲에서 살아남게 되고 우리는 두고두고 사슴 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된단다.”

인디언 꼬마는 그 날 덫에 걸린 여섯 마리의 야생 칠면조 중 크고 멋진 칠면조 세 마리는 놓아주고 작은 것 세 마리만 어깨에 메고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오두막을 향해 걸으며 아이는 삶의 이치 하나를 가슴에 새겼겠지요.

우리는 덫에 걸린 여섯 마리의 칠면조를 전부 가지고도 부족감을 느끼며 사는 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필요한 것만 취한다’ ‘누군가를 위해 남겨 놓는다’는 여유 있는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데 끝없이 욕심을 부리며 사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움켜쥐기보다는 있는 것을 나누면서 사는 삶이 복된 삶임에도 우리는 주둥이가 작은 병에 손을 넣고 병 안에 있는 먹이를 가득 쥐고 놓을 줄 몰라 병을 손에서 빼내지 못하는 어리석은 원숭이처럼 움켜잡음으로 자유를, 그리고 삶의 여유를 빼앗기고 사는 것 같습니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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