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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국 교회와 금주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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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갑진 교수(서울신학대) 

지난해 음주로 인한 우리나라의 사회·경제적 손실액이 경상수지 흑자의 1.8배인 15조원가량이라고 한다. 피땀 흘려 번 돈이 입을 달콤하게 하는 작은 술잔 속에 블랙홀처럼 빨려들어간 것이다. 가장 심각한 음주 폐해 중 하나는 술 마신 사람 때문에 당하는 주변 사람들의 신체적 심리적 가정적 손실이다. 이것이 확대되면 사회적 국가적 손실로 이어진다. 술로 인한 간접 피해가 더 큰 해악이 되는 것이다.

한국 교회는 선교 초기부터 술을 아예 금하는 전통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사회 전반에 만연한 술 문화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은 난처한 상황에 직면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때로는 단호하게, 때로는 슬기롭게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한 대학생은 신입생 환영회에서 자신이 그리스도인임을 분명히 밝히면서 선배가 주는 술을 정중히 거절했다고 한다. 파티가 끝나자 함께 했던 20여명의 신입생들이 “그럴 줄 알았으면 나도 너처럼 태도를 분명히 할 걸”이라며 후회했다고 한다.

어떤 청년이 자대에 배치되자 고참 병장이 환영식을 해준다며 술을 권했다. 그는 술을 받아들더니만 “선배가 주는 술을 감히 입으로 받겠습니까? 온몸으로 받겠습니다”라고 외치면서 잔을 머리 위에 부었다. 술을 받아 마시느니 차라리 불경죄를 자초해 벌을 받는 게 낫다고 판단했던 모양이다. 병장은 오히려 이등병의 용기에 감동해 다시는 술을 권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 군목이 부대장이 베푼 회식에 참석했다. 군목은 부대장의 술잔을 받자마자 조용히 내려놓았다. 부대장은 왜 술잔을 내려놓느냐고 물었다.

“부대장님, 저는 오늘 밤 야간 보초를 서야 합니다.” “아니 목사님이 무슨 보초를 선단 말입니까.” “예, 저는 오늘 저녁 모든 부대원들을 위하여 기도의 보초를 서야 합니다.”

잠시 생각에 잠긴 부대장은 “목사님, 저도 다음주부터는 교회에 나가겠습니다”고 말했다고 한다. 경건한 삶을 결단하면 얼마든지 그 결단을 지킬 길이 있음을 보여준다.

술은 많이 마시면 취한다. 성경은 술에 취하지 말라고 명령한다. 취해야 할 것은 술이 아니라 성령 충만이다. 이제 교회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금주하는 분위기로 나아가야 한다.

교회도 단순히 금주의 전통을 지키는 데에서 벗어나 사회에 금주문화가 조성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그러려면 교회 지도자들의 지혜로운 기획이 필요하다. 그들의 아름다운 지혜가 모아진다면 우리 가정과 사회는 음울한 환락에서 벗어나 활기찬 건강미를 유지하게 될 것이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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