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칼럼 자기 계산법에만 익숙한 공동체에는 희망이 없습니다

첨부 1


- 이상화 목사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사무총장)

얼마 전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오프닝멘트를 통해 자기중심적인 계산법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내용이 너무 황당해서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유머사이트에 다음과 같이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좀 길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그대로 인용해 보겠습니다.

한 직원이 사장에게 하루 쉬겠다는 휴가원을 냈습니다. 사장이 직원에게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1년은 365일이지? 하루는 24시간이고. 그 중 자네 근무시간은 8시간이지? 하루의 3분의 1을 근무하니까 결국 1년에 자네가 일하는 날은 122일 밖에 안 된다는 얘기야. 그 중에서 52일의 일요일이 있고, 반만 일하는 토요일을 26일로 치면 겨우 44일 남아. 그걸 자네가 다 일하나? 밥 먹는 시간에 화장실 출입하는 시간에 담배 피는 시간까지 합치면 하루에 최소한 3시간은 빠져. 그걸 다 빼면 자네가 일하는 시간은 27일 이라는 소리지. 게다가 자네 여름휴가는 열흘이지? 그럼 17일 남는군. 그중에서 신정, 설날, 삼일절, 근로자의 날, 석가탄신일, 현충일, 제헌절, 광복절, 추석, 성탄절, 그리고 회사 창립기념일까지 휴일이 총 16일이야. 결국 자네가 제대로 일하는 날은 1년에 딱 하루라 이거야. 그런데 그 하루마저 휴가원을 내면, 아예 놀고먹겠다는 건가? 자네도 입이 있으면 대답 좀 해보게.”

그러자 그 직원은 억울한 표정으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합니다.

"사장님, 전 너무 피곤해요. 왜 그런지 이유를 말씀드리죠. 우리 나라의 4500만 명의 인구 중에 2500만 명은 노인이나 실업자 아니면 퇴직자들이죠. 그럼 남은 인원은 2000만명 입니다. 그 중에서 1 600만 명은 학생이거나 어린이들이죠. 그럼 400만 명이 남습니다. 현재 백만명이 국방을 위해 군대에 있거나 공익근무 중이고, 백만명은 국가공무원 입니다. 그럼 2백만 명이 남는 거죠? 또 180만명이 정치를 하거나 지자체 공무원들이니 남는 건 20만명, 그중에 188,000명이 병원에 누워 있으니 겨우 12,000명이 남죠. 그리고 11,998명이 감옥에 가 있으니 결국 두 명이 남아서 일을 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바로 사장님과 저! 그런데 사장님은 매일 제가 올린 보고서에 결재만 하고 있으니 실제로 일하는 사람은 대한민국에서 오직 저 하나뿐이라구요. 제가 얼마나 피곤한지 아시겠죠.“

정말 자기 입장에서만 계산하는 황당한 자기 계산법 입니다. 이것은 내가 배부르면 남도 배부른 줄 알고, 내가 기쁘면 남도 당연히 기쁜 줄 알며, 내가 슬프면 타인도 당연히 슬퍼해 주어야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사고방식입니다.

사실 이렇게 자기 기준과 자기합리화에만 충실해서 모든 일들을 재단하고 사는 사람들로만 구성되어 있는 공동체는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그런데 가만히 관찰해 보면 의외로 이런 현상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공동체에서 자주 일어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치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산적(山賊) 프로크루스테스처럼 지나가는 행인에게 겁을 주어 침대에 눕혀본 뒤 침대보다 짧으면 늘려서 죽이고, 침대보다 그 길이가 길면 잘라 죽였다는 무서운 이야기처럼 말입니다.

영적 공동체인 교회가 다른 공동체와 구별되는 중요한 기준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아무도 빼앗을 수 없는 절대 진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그러나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교회나 교단이나, 한국 교회 전체 공동체 내에서 하나님이 세우신 절대 진리 보다는 자기 계산법에 익숙해서 자신이 세운 기준을 따라 공의와 진리 자체를 굽게 만들어 버리는 상황을 자주 만납니다. 아무리 비윤리적이고 불법적이라 하더라도 자기 계산법에 맞으면 합법이 되고 인정을 받지만, 자기 계산법으로 용납되지 않으면 그것이 아무리 투명하고 순수성을 담지하고 있어도 말살시키고 마는 풍토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 말씀을 펼쳐 놓고 볼 때 마다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것은 황당한 자기 계산법에 익숙한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 공동체에는 미래도, 희망도 없다는 분명한 진리를 확인하게 됩니다. 세상의 여느 공동체와는 달리 하나님 말씀이라는 절대 진리를 가지고 있는 교회가 역사 앞에서 나만 생각하는 이기심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셈법이 익숙한 사람들로 가득차 새로운 희망을 열어 접히는 공동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