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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부끄러워하지 말아야 할 복음 (롬 1: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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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워하지 말아야 할 복음 (롬 1:16-17)


오늘 본문은 단 두 절로 이루어진 짧은 본문이지만 대단히 중요합니다. 이 본문은 로마서 전체의 본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이 본문 이후의 모든 로마서의 내용은 이 본문을 설명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본문은 바울 신학 전체의 요약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의 본문 직전까지는 사도 바울이 로마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보내는 편지의 인사말 부분입니다. 그 인사말의 제일 끝부분인 15절에서 사도 바울은 “그러므로 나는 할 수 있는 대로 로마에 있는 너희에게도 복음 전하기를 원하노라.”고 썼습니다. 그리고는 곧바로 그가 전하기를 원하는 복음이 무엇인지를 오늘 본문에서 설명한 것입니다. 그 설명에 앞서 사도 바울은 먼저 그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그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우선 복음이라는 것 자체가 그 말 그대로 “복된 소식”이기 때문입니다. “복된 소식”인데 부끄러워할 이유가 어디 있겠습니까? 
또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복음은 그 복음을 믿는 모든 이에게 구원을 주기 때문입니다.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 이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라.” 

또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복음은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사렛 목수의 아들 예수가 그리스도이고 하나님의 아들이며 그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지만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서 세상을 구원했다는 말이 아무리 유치하게 들려도 그것은 하나님의 뜻으로부터 이루어진 일이기에 부끄러워하지 않은 것입니다. 

사도 바울도 처음에는 그 말을 믿지도 않았고 믿을 수도 없을 뿐 아니라 그런 말에 격분하여 그것을 말하거나 믿는 이들을 다 잡아 죽이겠다고 하다가 다메섹 도상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고서 복음의 진리를 깨닫고 확신하게 된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참되고 유일하신 구세주이심을 믿는 모든 사람은 죄의 용서를 받고 구원을 얻으며 영원히 복된 삶을 누리게 되는 것은 하나님의 권능임을 믿게 되었기 때문에 부끄러워하지 않은 것입니다. 

또 사도 바울이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겠습니까? 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이 하나님의 구원의 복음은 “모든 믿는 이에게 구원을 주는” 복음이기 때문입니다. 그 누구도 차별하지 않는 복음이기 때문입니다.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다 같이 누릴 수 있는 복음이기 때문입니다. 아시아인에게나 아프리카인에게나 유럽인에게나 꼭 같은 복음이기 때문입니다. 

복음은 부끄러워할 이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너무나 놀랍고 감사하지 않을 수 없는 일입니다. 거기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난 것입니다. 사람의 의가 아닙니다. 사람의 의보다 완벽하며 사람의 의를 뛰어넘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난 것입니다. 그래서 놀랍고 고맙기 그지없는 것입니다. 사람의 의가 무엇입니까? 잘하면 상주고 못하면 벌주는 것입니다. 행위의 의입니다. 율법의 의입니다. 사람의 의대로 하자면 우리는 다 죽어야 합니다. 아무도 구원을 받을 사람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율법을 완전하게 지키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다 죄인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사람의 의와는 전혀 다른 의를 제시하셨습니다. 우리가 율법을 완벽하게 지키는지 여부를 보시고서 우리를 의롭다고 또는 의롭지 않다고 판단하시지 않으시고 오직 우리의 믿음을 보시고서 우리를 의롭다고 여기시겠다 하신 것입니다. 

그 믿음이란 다름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아들이시요 모든 사람에게 참되고 유일하신 구세주로 믿으며 그가 모든 사람의 죄를 씻으시기 위하여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고 사흘만에 다시 살아나셔서 하늘에 오르시고 아버지 하나님 우편에 앉아계시다가 거기로부터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오심을 믿으면 모든 죄의 용서를 받고 구원을 얻으며 영원히 복된 삶을 누리게 되는 것을 믿는 믿음입니다. 그 믿음만 있으면 우리를 의롭다 하시겠다는 것입니다. 

그 믿음만 있으면 우리의 모든 죄를 용서하시겠다는 것입니다. 그 믿음만 있으면 우리를 살리시겠다는 것입니다. 그 믿음만 있으면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로 삼으시고 하나님나라의 백성 되게 하시겠다는 것입니다. 그 믿음만 있으면 우리로 하여금 영원히 죽지 않고 하나님과 더불어 복된 삶을 살게 하시겠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복음입니다. 이것이 복음에 나타난 것이 하나님의 의입니다. 

그리고 그 믿음 때문에 의롭다고 인정하신 사람을 하나님께서는 계속해서 더 온전한 믿음의 사람으로 성장시키시며 성화시키시고 궁극적으로는 영화에 이르게 하십니다. 그것이 본문 17절에서 사도 바울이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 한 말의 뜻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또 이어서 하박국 선지의 말을 인용하며(합2:4) “기록된 바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함과 같으니라.”고 말한 것입니다. 

복음은 정말로 놀랍고 영원히 감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복음은 정말 우리를 살리는 것입니다. 죽음의 공포로부터 우리를 해방시키는 것입니다. 복음은 과연 내가 구원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 대해 속 시원한 대답을 주는 것입니다.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 때문입니다. 그 속에 나타난 하나님의 의 때문입니다. 의인은 오직 믿음으로 살리라 하신 말씀 때문입니다. 

중세 말기의 유럽 사람들은 모두 구원의 문제를 가지고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구원을 얻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구원을 얻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문제로 번민하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의 시대적 고뇌를 더욱 무겁게 만드는 사건들이 잇달아 일어났습니다. 전쟁이 그치질 않았습니다. 기근 등 재난도 빈번히 발생했습니다. 흑사병 같은 전염병이 돌아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습니다. 게다가 이슬람 터키가 비엔나 문턱까지 침공해 들어오게 되자 이제는 말세가 되었다는 위기감이 팽배했습니다. 

결정적인 위기감을 가져온 사건은 교회의 분열이었습니다. 교황이 둘이 되었고 심지어는 셋까지 되는 사태가 벌어진 것입니다. 그러자 이제는 세상 끝장이고 곧 주님이 오셔서 최후의 심판을 하실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었습니다. 교회가 둘로 갈라진 이후로는 죽어서 천당에 간 영혼이 하나도 없다는 풍문이 돌자 어떻게 하면 구원을 얻을 수 있겠느냐는 고민은 더욱 커졌습니다. 그러나 로마 천주교는 이 고뇌에 찬 물음에 담할 능력이 전혀 없었습니다. 기껏 내놓은 대답이 면죄부였습니다. 그 말도 되지 않는 면죄부 교리가 그래도 먹혀들어갔다는 사실은 구원에 대한 갈망이 얼마나 컸었는지, 구원받을 수 있다는 보장에 대한 갈증이 얼마나 컸었는지를 짐작케 하는 것입니다. 

종교개혁자 루터도 로마천주교의 한 수도승으로서 그 시대의 고민을 함께 앓고 있었습니다. 그는 다른 누구보다 더 많은 고행과 수도를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구원의 확신이 없었고 마음의 평안을 누릴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바로 오늘 이 본문을 통해 그 문제의 답을 찾은 것입니다. 자기 개인의 문제 뿐 아니라 그 시대의 고뇌에 대한 해답을 얻은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소리 높여 외친 것이 복음의 재발견이었고 종교개혁의 횃불이었으며 개신교의 기원이 되었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새문안의 성도 여러분,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은 우리가 됩시다. 복음은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인간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구원의 능력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이들에게 복을 주시고 영원히 복된 삶을 약속하시는 놀라운 은혜입니다. 우리의 모든 죄를 용서하시고 모든 사람을 차별 없이 자유와 평화와 행복 가운데 살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초청입니다. 이 복음을 어찌 전하지 않고 있겠습니까? 이것을 전하지 않는 것이 부끄러운 일일 것입니다. 이 놀라운 구원의 복된 소식을 우리 주위의 모두에게 힘껏 기쁘게 자랑스럽게 전합시다. (이수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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