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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자비를 베푼 자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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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근 목사(기장 직전 총회장, 이수중앙교회)

우리는 지난 한 주간을 버지니아 공대생 조승희 군이 저지른 끔찍한 참극에 치를 떨며 오열해야 했습니다. 인간이 이렇게도 포악해 질 수가 있는 것입니까? 저는 한번 피어보지도 못하고 희생된 32명의 그 티 없고 해맑은 얼굴을 대하는 순간 흐르는 뜨거운 눈물을 주체할 길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인들의 성숙한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들은 조승희 군을 미국인으로 생각했지, 한국인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조승희 군을 가해자로 보기 전에 오늘의 미국 사회가 만들어낸, 자신들의 죄악이 저지른 피해자로 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32명의 희생자와 함께 33개의 추모 단을 만들어 조승희 군의 넋까지 기리며 명복을 빌었습니다. 얼마나 놀랍습니까? 그리고 혹시라도 조승희 군의 가족들이 잘못될까봐서 수사당국을 통해서 지켜주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이런 일이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일어났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를 32명의 희생자와 함께 추모 재단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생각할 수조차 없는 일이지만, 만일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었다면 희생자 가족은 말할 것도 없고, 온 국민이 나서서 반대하며 돌팔매질 했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도 머지않아 1백만인 외국인 노동자 시대가 곧 도래할 것입니다. 외국인과 결혼해서 생길 외국인과 2세의 수가 1천만인 시대가 30년 안에 찾아오게 될 것입니다. 이제 우리 민족이 변해야 합니다. 오늘의 배타적인 인종주의나 민족주의, 뒤틀리고 편협한 피해의식이나 증오심을 버려야 합니다. 우리는 그가 누구든지 도움이 절실히 급한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도와야 합니다. 그래야 나에게 위급한 일이 생길 때, 하나님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형제의 급한 사정을 외면해 버린다면, 내가 급한 일을 당할 때, 피눈물을 흘리게 될 것입니다.

몇 년 전 강원도 한 산골 마을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어느 도로 공사장에서 인부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구급차 한 대가 달려와 서더니 인턴으로 보이는 한 젊은 의사가 내려와 현장 소장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급한 환자가 생겼는데 이 길을 돌아서 가려면 30분은 더 걸릴 것입니다. 좀 도와주실 수 없겠습니까?” 그런데 도와달라는 그 인턴은 공교롭게도 자기를 부당하게 해고시킨 상사의 아들이었습니다. 소장은 순간적으로 ‘안 된다. 어림없다’는 말이 막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 했습니다. 바로 그 때 이 소장은 선한 사마리아인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는 교회의 집사였습니다.

‘이것을 다 치우고 길을 내주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닌데 얼마나 급했으면 나와 자기 아버지 사이가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것을 치워 달라고 할까? 내가 도와주지 않으면 한 생명이 죽을지도 모른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그는 그 의사를 도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소장은 의사에게 잠깐만 기다리라고 한 뒤, 포크레인을 치우고, 덤프 차량을 빼내고, 철판을 깔아 힘들게 구급차가 지나갈 길을 터 주었습니다. 이 현장 소장이 일을 마치고 저녁에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아들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보, 큰일 날 뻔했어요. 쟤가 동전을 가지고 놀다가 그것이 목구멍에 걸리는 바람에 숨을 못 쉬고 새파랗게 질려 죽어 가는데 구급차가 빨리 와서 살았지, 조금만 늦었어도 쟤는 죽었을 거예요.”

사랑하는 여러분, 그때 아버지의 심정이 어땠을까요? “여보시오. 당신만 바빠? 나도 바빠,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너 한번 물 먹어봐라, 빨리 돌아가는 편이 더 나을 거다. 이것을 치우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아느냐.” 그랬더라면, 아마 땅을 치는 일이 생겼을 것입니다. 우리는 선량한 마음을 가지고, 선량한 인생을 살아야 합니다. 내가 급한 일을 당한 사람을 도와주어야 나도 급한 일을 당할 때, 하나님이 도와주실 것입니다. ‘나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다.’ 천만에 말씀입니다. 인생이 나라고 예외일 수가 있겠습니까? 그렇기에 주님께서 원수를 사랑하라고 말씀하신 것이 아니겠습니까? 우리는 이 세상을 살면서 어려움을 당한 이웃을 최대한 도우면서 선량하게 인생을 살아야 합니다. 그것이 내가 잘 되고 내 자식들이 잘 되는 확실한 보증이 됩니다.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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