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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자녀위한 ‘엘리트 교육 모델’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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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경수 교수(계명대 기독교학과) 

어린시절 동네 아이들에게 얻어맞고 집으로 돌아온 기억이 난다. 억울하고 분해하는 나에게 어머니는 말씀하셨다. “치료비를 다 물어줄테니, 제발 맞고 오지만 말아라.” 어머니가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내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부당하게 당하고 오자 당시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 모 대기업 회장의 아들이 술집에서 부당하게 구타당한 것에 대한 보복이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억울하게 당했다는 아버지의 격분은 이해되지만, 이런 상황을 폭행으로 풀어가는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

전 세계 범죄 가운데 90% 정도가 남성에 의해 발생되고 있다. 심리학자들은 그 중요한 원인이 남자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진정한 아버지의 모델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미국 한 기관의 통계에 의하면, 조사 대상 자녀의 25%는 이혼 또는 사별에 의한 아버지의 부재, 25%는 아버지의 무관심, 25%는 이버지의 신체적 감정적 학대 등으로 아버지와 정서적으로 분리된 상태였다. 아버지와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가정은 25%에 불과했다. 자녀 4명 중 1명만 건강한 관계를 아버지와 맺고 3명은 그렇지 못하다는 통계다.

하버드 대학의 여성주의 심리학자 캐롤 길리건 교수는 여아들은 성장하면서 어머니라는 모델과 대화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해 나가지만, 남아들의 경우 아버지의 모델을 집에서 목격하기 어렵기 때문에 길거리 문화에 익숙하게 됨을 지적한다.

성취와 성공 중심의 남성적 인생관은 ‘나’ 중심의 문화이기에 자존감의 극치를 달리고 있고, 이것이 손상을 입으면 법과 대화를 통하기보다 폭력성으로 쉽게 표현된다.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한 목적은 창조의 성공과 성취를 일방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창조물을 통한 ‘대화’였다.

어떤 부모든 자녀가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하기를 바란다. 세속적 표현으로는 엘리트가 된다는 의미다. 엘리트는 심오한 의미가 있다. 엘리트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힘이 ‘이웃과 함께(with others)’, ‘이웃을 위해(for others)’ 사용돼야 한다. 그것을 상실하면 지극히 개인적일 수밖에 없다. 아버지는 자녀가 이 사회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진정한 엘리트 교육의 모델이 돼야 한다.

발달심리학자 에릭슨은 ‘톱니바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기성세대가 가진 삶의 가치관, 행동, 관습 등은 후세대에게 톱니바퀴가 물려 돌아가듯 반드시 전수된다는 것을 설명하는 용어다. 성장하는 세대들은 자신의 바퀴를 돌릴 힘이 없어 부모세대와 기성세대가 움직일 때 움직이고, 멈출 때 멈출 수밖에 없다. 이 과정을 통해 부모의 것을 부지불식간에 답습한다. 우리 사회에 청소년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할 때 우리는 청소년 문제를 생각하기에 앞서 기성세대들이 바른 것들을 전해주는 데 실패하고 있다는 점을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다.

자녀들은 아직 자신의 정체성을 우리에게 의존하고 있다. 그래서 평상시 우리가 가지는 행동, 평상시 감정, 그리고 평상시 인간관계는 자녀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점에서 기독교인들이 가지는 진정한 영성은 가정에서 나타나는 평상시 행동, 감정 그리고 관계성에서 가장 잘 나타나고 있다. 가정의 달을 맞아 우리가 자녀와 사회 그리고 교회 안에서 그 동안 어떠한 모델로 인식되고 있었는지 평가해봐야 한다. 우리 신앙의 모습과 영성의 평가는 교회에서 받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서 나타나는 행동, 감정, 인간관계를 통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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