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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이런 사람을 쓰십니다 (삼상 16: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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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을 쓰십니다 (삼상 16:6-13) 
 
 
❚교회 선거는 달라야 합니다

오늘 우리 효자교회는 2부예배 직후 항존직 선거를 위한 공동의회를 소집합니다. 이번 선거에서 장로 세 분, 안수집사 열 분, 권사 열다섯 분을 뽑고 협동 안수집사와 협동 권사에 대한 가부투표도 실시하게 됩니다. 기억해 보니 제가 부임한 10년 동안 이번이 네 번째 선거입니다. 참 감사한 것은 그동안 모든 선거가 다 은혜롭고 덕스럽게 진행되었다는 것입니다. 선거하기 전이나 선거과정에도 별다른 잡음이 없었고, 선거 후에도 후유증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았던 것이 참 감사합니다. 

사실 우리 교회 ‘항존직 선거’ 과정과 ‘피택자 훈련’ 과정은 자부심을 가져도 될 정도로 모범적입니다. 포항 시내에도 “효자교회 선거 잘 한다더라, 피택자 훈련 잘 시킨다더라.”는 소문이 나서 얼마 전에도 다른 교회에서 배우러 온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100% 신뢰감과 자부심도 가져도 될 일입니다.

오늘날 세상의 선거가 너무 타락하고 왜곡되어 큰 문제입니다. 본디 선거라는 것이 “내가 당선되면 이런 정치를 하겠습니다.” 하고 자신의 정책과 생각을 자신 있게 선전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오늘날 선거가 이렇게 나를 선전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지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것이 목적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상대방을 비방하고 안 되면 거짓 흑색선전까지 만들어 가면서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우선 당선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 선거판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당선이 되고 난 후에도 온갖 구설수와 선거무효 등 후유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러다보니 국민들은 선거 자체에 대해 커다란 불신감을 갖거가 “내가 저 사람을 왜 뽑았던가?” 하는 후회가 가득합니다. 후보들만 문제가 아니라 후보의 능력이나 정책을 보고 뽑지 않고 단순히 소속 정당이나 지연, 혈연 등만 따져 무조건 뽑아주는 국민도 책임이 없다 할 수 없지요. 하지만 교회 선거는 분명 이런 세상 선거와는 달라야 합니다. 어떻게 달라야 할까요?

첫째, 교회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앙과 인격이라는 자격입니다. 아무리 능력이 있다 해도, 또 나와 같은 남선교회나 구역, 같은 곳에서 봉사한다 등등 이런저런 인연이 있거나 개인적으로 친한 사람이라 해도 이보다 더 중요한 자격은 첫째는 신앙, 둘째는 인격입니다. 이 두 가지가 제대로 서있지 않은 인물은 뽑아서는 안 됩니다.

둘째, 교회에서 최고의 선거운동은 기도입니다. 자신도 하나님께 쓰임 받기를 원하는 분은 결코 인간적인 선거운동을 해서는 안 됩니다. 이런 분들은 자기를 나타내기보다 오히려 더욱 겸손해져야 하고, 더욱 하나님 앞에 엎드려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은 기도하는 사람을 찾으십니다. 또 누군가를 뽑히도록 돕고자 하는 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고의 선거운동은 그분을 위해 겸손히 조용히 기도하는 것입니다.

마지막 셋째로 가장 중요한 차이입니다. 교회의 선거는 사람이 뽑는 것이 아니라 오늘 본문 8절에 “여호와께서 택하지 아니하셨느니라”라고 나온 것처럼 하나님이 필요한 사람을 뽑으시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이런 믿음으로 하나님이 원하시는 사람을 뽑아야 하고, 선거 후에도 모든 성도가 겸허하게 결과를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선거가 오늘로 다가왔는데 그동안 교회가 정말 조용했습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다들 선거에 너무 관심이 없는 게 아니냐고 조금은 걱정을 하시는데 아닙니다. 오히려 참 다행입니다. 계속 이렇게 갑시다. 오늘도 이렇게 조용하고 차분하게 선거하면 됩니다. 이것이 교회 선거다운 선거인 것입니다.

❚하나님이 쓰시는 사람

이제 구체적으로 이번 선거에서 어떤 능력을 갖춘 사람을 뽑으면 될까? 뽑힐 분들의 자격에 대해 말씀을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선거를 할 때 보통 그 사람의 어떤 조건을 봅니까? 당연히 능력이나 자격을 보겠지요. 이 후보가 어떤 경험을 한 사람인지, 공부는 얼마나 했는지, 전문적인 능력이 있는 사람인지 등등... 그 외에도 소속정당이 어디인지, 고향이 어디인지 등도 따집니다. 이런 겉으로 드러나는 능력이나 조건을 우리는 외면적인 능력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선거를 하면서 범하는 가장 큰 실수는 이런 외면적인 능력만 보고 그 사람의 인품이나 성실성 정직성 같은 내면적인 능력을 안 본다는 것입니다. 능력이나 소속만 보고 뽑다보니 자칫 이런 내면적인 능력을 소홀히 해서 정말 뽑아서는 안 될 사람을 뽑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정(情) 문화가 발달된 우리나라에서 “우리가 남이가?” 하는 심정으로 무턱대로 나와 지연, 혈연, 학연이 있는 사람을 뽑아주다가 후회할 일이 많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교회 선거는 달라야 합니다. 일단 교회 선거와 세상 선거의 가장 큰 차이점은 세상 선거는 “내가 누구를 좋아하고 누구를 뽑아줄까?”라면 교회 선거는 “하나님이 어떤 사람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을 뽑으실까?”라는 것입니다. ‘나’하고 친한 사람, ‘나’와 소속(선교회, 구역, 클럽 등)이 같은 사람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원하는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성경은 하나님이 어떤 사람을 뽑아 쓰신다고 말씀할까요?

이제 오늘 본문을 봅니다. 이 장면은 사울 왕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의 두 번째 왕이 될 사람을 뽑는 아주 유명한 장면입니다. 사무엘이 하나님의 명을 받고 이새라는 사람의 집에 가는데 그 아들 중에 왕이 될 사람이 있다고 하나님이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무엘이 그 집 첫째 아들인 엘리압을 보자 “이 사람이 이스라엘 왕 감이다.”라고 생각합니다. 키도 훤칠하고 잘 생기고 겉모습으로 볼 때 정말 왕다운 용모와 풍채를 지닌 청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뭐라고 말씀하시나요? 7절 말씀을 함께 읽을까요?

여호와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시되 그의 용모와 키를 보지 말라 내가 이미 그를 버렸노라 내가 보는 것은 사람과 같지 아니하니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 하시더라

하나님이 뭘 안 보시고 뭘 보신다고요? ‘용모’와 ‘키’ 즉 겉으로 나타나는 용모, 외모를 보시는 것이 아니라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조건으로 볼 때 장남 엘리압은 탈락입니다. 계속해서 둘째 아들 아비나답, 셋째 아들 삼마 등등 일곱 아들이 다 앞을 기나 가는데 용모는 합격이지만 하나님은 그 중심을 보시고 계속 탈락시킵니다. 결국 일곱 아들을 다 본 후 “당신의 아들이 일곱뿐이냐?” 하고 묻자 이새는 지금 들에 나가서 양을 지키는 막내아들이 있다고 대답합니다. “그러면 그 아들을 데려와 봐라.” 막내아들을 데려와 보니 외모가 어떻습니까? 12절입니다.

이에 사람을 보내어 그를 데려오매 그의 빛이 붉고 눈이 빼어나고 얼굴이 아름답더라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이가 그니 일어나 기름을 부으라 하시는지라

그의 빛이 붉고 눈이 빼어나고 얼굴이 아름답다고요? 이게 칭찬입니까? 딸이면 몰라도 아들이라면 형들처럼 키도 크고 잘 생기고 남자답게 씩씩해야지 무슨 눈이 예쁘고 얼굴이 아름다워요? 게다가 이 막내아들은 천덕꾸러기인지 형들 다 집에서 편히 밥 먹을 때 혼자 들에 나가 양을 지키고 있습니다. 그러니 적어도 용모로나 겉으로 보이는 자격으로는 불합격이지요. 하지만 하나님은 이 막내아들이 왕이 될 사람이니 기름을 부으라고 하십니다. 이 막내아들이 바로 다윗 아닙니까? 

여기서 하나님이 뭘 안 보시고 뭘 보신다고 했습니까? 외모를 보시지 않고 중심을 보신다고 했지요? 이 외모가 바로 앞서 말한 ‘외면적인 능력’(외모 등등)이고 중심이 ‘내면적인 능력’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사람의 외모, 즉 외면적인 능력보다 그 중심, 내면적인 능력을 보고 뽑으신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이번 선거에 내가 원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이 원하시는 사람을 뽑고자 한다면 이 내면적인 능력을 보고 뽑으면 된다는 것이지요.

❚내면적인 능력

그러면 어떤 것이 하나님이 보시는 중심이고 내면적 능력일까요?

첫째, 겸손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시종여일(始終如一) 처음과 나중이 한결같은 사람입니다. 겸손하지 않고는 하나님 일을 못합니다. 때로 항존직에 뽑히기 전과 뽑힌 후의 자세가 갑자기 달라지는 분들이 있습니다. 시종여일, 늘 어떤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자세로 교회와 성도들을 섬기며 오히려 직분이 커질수록 점점 더 겸손할 그런 사람을 뽑으시기 바랍니다.

둘째, 충성된 사람입니다. 누가 뭐라도 하나님 일에 충성하고 교회에서 열심히 잘 봉사하는 분이 쓰임 받습니다. 우리도 눈이 있으니 그동안 교회에서 쭉 지켜봐 왔지요? 늘 모범적인 자세로 궂은 일 마다하지 않고 교회 봉사 잘 하는 분을 뽑으시기 바랍니다.

셋째, 기도하는 사람입니다. 기도는 하나님과의 대화입니다. 하나님과 대화하지 않고 어떻게 하나님 뜻을 알고 그 뜻대로 교회를 섬기겠습니까? 교회의 모든 기도회에 충실히 참석하고 개인적 기도시간을 늘 갖는 분을 뽑기 바랍니다.

넷째, 전도하는 사람입니다. 한 영혼이 천하보다 소중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하나님께 쓰임 받을 수 없습니다. 누구보다 전도에 앞장서서 전도 잘 하는 분을 뽑으시기 바랍니다.

바로 이런 조건들에 맞는 사람을 오늘 뽑으시면 여러분은 하나님이 원하는 사람을 뽑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분들이 뽑혀야 하나님을 위해, 교회를 위해, 성도를 위해 끝까지 충성하며 귀한 일들을 잘 감당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꼭 이번 선거를 위해서만 아니라 성도 여러분 모두가 이런 사람이 되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그래야 하나님이 기뻐하시며 여러분을 사용하실 것입니다.

❚후 은혜

마지막으로 한 가지를 당부 드립니다. 이번 선거가 우리 효자교회의 축제요 잔치가 되었으면 합니다. 너무 가볍게 장난처럼 치러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너무 심각하게 힘들게도 치루지 맙시다. 그냥 즐거운 축제와 잔치로 치릅시다. 하나님이 쓰실 일꾼 뽑는 날 아닙니까? 그리고 끝난 후에는 깨끗하게 결과를 인정하고 진심으로 축하해 줍시다. 뽑힌 분들은 절대 교만하지 말고, 내가 잘 나서, 내가 자격이 되어서가 아니라 부족한 나를 하나님이 들어서 써주시는구나 생각하며 더욱 겸손해 지시고(사울이 처음에 겸손해서 왕으로 뽑혔지만 나중에는 처음과 달리 교만해서 버림받았지요?), 또 안 된 분들에게 위로와 격려도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멋진 잔치요 축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에 당선되신 분들에게는 6개월 이상의 아주 확실한 훈련기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전의 어떤 피택자들보다 더 확실하고 힘든 훈련이 될 것입니다. 또한 이 6개월뿐 아니라 평생을 하나님께 잘 쓰임받기 위해 훈련 받고 다듬어져 가기를 바라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립니다. 교회마다 선거 끝나면 크고 작은 후유증이 있다고 합니다. 안된 분들이 실망하거나 삐져서 교회 안 나오기도 하고 다른 교회로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또 선거를 잘 했느니 못 했느니, 뭐가 문제니 하는 잡음이나 구설수가 나와서 교회가 시험에 드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이 모든 걱정이 우리 교회와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 되기 바랍니다. 

그래서 선거가 끝나고 난 뒤 후유증(後遺症)은커녕 후 은혜(後恩惠)가 넘치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건거 끝나고 힘들고, 잡음 나고, 시험 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은혜가 점점 더 넘치는 그런 후 은혜 말입니다. 그러면 이번 선거가 하나님 기뻐하시는 귀한 선거가 될 줄로 믿습니다. 피선거권을 가진 분(18세 이상 세례 입교인, 3월 10일까지 출석해서 6주 출석하신 분)은 한 분도 빠짐없이 오늘 선거에서 이렇게 멋진 한 표를 행사하여 또 한 번의 멋진 선거를 치루는 저와 성도 여러분 다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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