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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우린 아무것도 아닙니다 (시 12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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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아무것도 아닙니다 (시 127:1-5)


저는 지금은 조금 나아졌지만 매우 내성적인 성격이었습니다. 지금도 그 바탕은 바뀌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려서는 내성적인 성격이 제법 심한 편이었습니다.
그리고 열등의식도 제법 많아서 남 앞에서 나선다는 일이 두렵기도하고 싫기도 하였었습니다.

그래도 교회가 좋아 교회를 열심히 다녔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다니다보니 어쩌다 고등부 회장이 되었습니다. 회장은 제 적성에 맞지 않았습니다. 남 앞에 나서야만 하는 역할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특히 회장으로서 월례회와 같은 회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싫고 힘들고 두려웠습니다. 보통 고민이 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월례회 일주일을 앞두고는 새벽기도회에 가서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간절하고 애타는 마음으로 기도했습니다.

기도하고는 늘 가지고 다니는 수첩에 월례회 예상문제(?)를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정해져 있는 안건을 상정했을 때 누가 어떤 발언을 할건가를 생각나는대로 적었습니다. 누가 어떤 발언을 하면 거기에 대하여 또 누가 어떤 발언을 할건가도 생각하며 적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발언이 나올 때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어야하며 어떤 방향으로 회의를 이끌어야 할 것인가를 고민했습니다. 노트가 새카맣게 될 때까지 생각하고 고민하고 기도했습니다.

회의만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모든 일을 다 그런 식으로 했습니다. 모든 회의나 행사는 다 기도하며 푼 예상문제 안에서 나왔습니다. 당연히 모든 일이 다 잘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오늘 이만큼(저로서는 꿈도 꾸어 본적이 없는) 성공(?)하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저의 '매사에 자신 없음'과 '두렵고 떨림' 때문이었다고 이야기 할 수 있었습니다.

일을 그렇게 하니 정말 매사가 다 잘 되었습니다. 그것이 반복이 되니 그것이 제 실력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습니다. 경험이 쌓이고 실력이 쌓이게 되니 점점 매사에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 없어지고 오히려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자신감이 생기니 기도가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기도를 하기는 해도 그전처럼 애가 타고 간절해지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상하게도, 아니 당연하게도 일이 전만 못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큰 아이가 결혼을 앞두고 있었을 때 제가 아이에게 편지 하나를 보낸 적이 있었습니다.

오늘과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자신감이 없을 때 일이 잘되고, 자신감이 넘치게 될 때 오히려 일이 잘 되어지지 않더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사랑에 자신 갖지 말라는 조언을 해 주었습니다.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과 신부는 너무 사랑에 빠져 있기 때문에 사랑을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 아들 며느리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사랑에 자신을 갖지 말라는 조언을 해 주었습니다. 평생 사랑에 대하여 두렵고 떨리는 마음을 가지라고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사랑과 행복을 위하여 늘 하나님께 기도하며 살라고 일러 주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하는 일들이 거의 다 잘 되었습니다. 목회도 그렇고 교회에서 하는 일과 사역도 그랬습니다. 그랬더니 일이 잘 풀리게 되었습니다.
영락교회 부목사, 우리나이로 34살에 맡게 된 승동교회 담임목사, 다시 영락교회 협동목사를 거쳐 드디어 41살에 동안교회 담임목사가 되었습니다. 죽고 싶으리만큼 힘들기도 했지만 동안교회에서의 목회도 저로서는 큰 성공이었습니다.

동안교회를 거쳐 2001년 높은 뜻 숭의교회를 시작하면서 제 인생과 목회는 절정에 다다랐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계획하고 실행하는 일마다 거의 성공하였습니다. 물론 자잘한 실패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그랬습니다.

무모하다고 하리만큼 성공 가능성이 적어 보였던 보이지 않는 성전건축이 성공적이었습니다. 성공확률 제로인 줄 알면서도 도전한 탈북자들의 자립을 위하여 세웠던 공장들이 어려움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지금 없는 것도 아니지만 성공하였습니다. 기적과 같은 성공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교회를 넷으로 분립 한 것도 그렇고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벌이고 있는 사역도 신화가 씌여지는 것과 같은 성공을 지금까지는 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높은 뜻 교회와 특히 저는 성공의 브랜드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일이 쉬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높은 뜻 씨앗스쿨 건립이라는 일이 시작되었고, 학교 건축과 운영을 위하여 높은 뜻 씨앗이 되어 교회를 개척하였습니다.

높은 뜻 씨앗이 되어 교회도 성공적이었습니다. 저는 정말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높은 뜻 씨앗스쿨 건축을 시작하게 되었고 모든 일은 생각한대로 되었습니다. 순풍에 돛단듯 했습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높은 뜻 씨앗스쿨은 당연히 세상에서 제일 좋은 기독교 학교가 될꺼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거의 한번도 학교에 대한 우려나 걱정을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앞에 말씀드린대로 일이 너무 순적하게 잘 진행되었습니다. 개척된지 이제 2년 조금 넘은 씨앗이 되어 교회 교인들이 도망도 가지 않으시고 쉽지 않은 헌금을 해 주셨습니다. 정말 작정하는 날 제가 한 번 설교만 했을 뿐 건축헌금에 대한 광고도 잘 하지 않는데, 그리고 누가 얼마를 작정했는지 저도 모르고 목회자들도 모르는 상황인데도 교인들이 잘 헌금을 해주셔서 물론 돈이 남아 돌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서 큰 무리 없이 공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높은 뜻 형제 교회들의 협조도 저를 감동시킬만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학교 책임을 맡기기 위하여 미리 선발한 교사들도 얼마나 열심히 잘 하는지 조금도 걱정이 되지 않았습니다.

어제 드디어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높은 뜻 씨앗스쿨 입학설명회가 있었습니다.

입학설명회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을 때 갑자기 엉뚱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우리 학교에 학부모들이 자기 자녀들을  우리 학교에 보내려고 할까? 정원을 채워질 수 있을까? 좋은 교사들은 과연 우리 학교에 지원하려고 할까? 우리 학교는 정말 우리가 생각하고 말하고 다닌 것과 같은 정말 좋은 기독교학교가 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면서 처음으로 그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자신만만해 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으로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매달렸습니다. 기도가 '하나님 도와 주세요'가 아니라 저도 모르는 사이에 '하나님 살려 주세요'라고 나왔습니다.

예정한 시간이 다가 올 수록 조마조마했습니다. 교회 사무실에 앉아 창문 커튼도 열어보지 못했습니다. 태연한 척 했지만 하나님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결론을 말씀드리면 어제 학부모 입학설명회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우리 예배실이 거의 꽉 찼습니다. 천안에 사시는 분들 뿐 아니라 서울을 비롯하여 다른 지역에 사시는 분들도 계셨는데 우리 학교에 자기 아이들을 보내시려고 이사도 불사하시는 분들이셨습니다.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그런데 갑자기 엉뚱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은 이번일이 제가 정말 다급한 마음으로 '하나님 살려 주세요'라고 기도해서 그렇게 된 걸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제가 기도하지 않았으면 텅텅 비는 거였는데 제가 다급한 마음으로 뒤늦게라도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기도했기 때문에 기적적으로 그렇게 된 걸까요?

혹시 제가 기도하지 않았어도 오늘 예배실은 꽉 차지 않았을까요?

저는 그럴 수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생각을 하니 소름이 끼칩니다. 그렇게 되었더라면 저는 아주 기고만장해서 모든 일이 다 내가 잘나서 그렇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터이니까 말입니다.
하마트면 하나님 없이도 얼마든지 내 힘으로, 내 명성으로, 집을 세우고 성을 지킬 수 있다고 단단히 착각하게 될 뻔 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을 정복하려고 하였을 때 첫번째로 정복해야 할 성 중의 하나가 여리고 성이었습니다. 여리고 성은 이스라엘의 힘과 능력으로서는 정복이 불가능한 난공불락의 성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기도했습니다. 하나님이 시키시는대로 매일 성을 돌며 기도했습니다. 마지막 날에는 7번을 돌며 기도했습니다. 기적과 같이 여리고성은 무너졌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여리고성을 정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그 다음 전투인 아이성과의 전투에서 비참하게 패배합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하나님의 명령을 어긴 것이고(아간이 취하지 말라 하나님이 말씀하신 전리품을 훔친 것)이고 또 하나는 여리고 성의 승리로 인한 자만이었습니다.

자만은 치명적인 영적 미숙입니다.
미숙한 어린 아이들의 특징은 모른다는 것을 모르고 못한다는 것을 모르는 것입니다.
아톰, 마징거 제트, 슈퍼맨과 같은 영화가 나오면 그 다음날 골목에는 목에 보자기를 묶고 돌아 다니는 아니 날아 다니는 놈들이 생깁니다.

'나는 아톰이다.'
'나는 슈퍼맨이다.'

아이들이 그러면 위험합니다. 높은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은 배란다 문을 잠가야 합니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회 청년 조카 아니가 세 살 때 슈퍼맨을 보고 목에 보자기를 묶고 삼층 아프트에서 날았습니다. 다행히 화단 나무에 걸려 살았습니다. 하나도 다치지 않았습니다. 감사하게도.

그런데 너무 놀래서 그만 기절했습니다. 기절에서 깨면서 이 아이가 한 말이 웃깁니다.

'어? 왜 난 안 날지? ....'

나폴레옹이 아주 유명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내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다.' 저는 이 말을 '나는 아톰이다.'라는 말로 듣습니다.

나폴레옹이 살던 궁정을 가보았었습니다. 방마다 나폴레옹의 유화가 잔뜩 그려져 있었습니다. 그 때 자세히 보니 그 어른 목에 보자기를 묶고 있었습니다.

나폴레옹의 패망 원인은 자만이었습니다. 승리였습니다. 성공이었습니다. 승리가 반복되고 성공이 반복되자 하나님이 필요없는 사람이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자기가 스스로 자신의 하나님이 되어 버렸습니다.

하루 밥 세끼를 먹는다는 것이 힘들고 어려운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경제가 발전하면서 밥 세끼를 먹는 일이 그다지 어렵지 않은 세상이 되었습니다.

어느 날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제가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어디 가서 밥 세끼 못먹을까?'

동안교회 목회가 너무 힘들어서 동안교회 사표를 내려고 했을 때였습니다. 그 생각을 하다가 너무 스스로에게 놀랐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나에게는 밥 세끼를 먹을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때 떠 올랐던 말씀이 바로 오늘 본문의 말씀입니다.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숫군의 경성함이 허사로다.> 아멘.

말씀을 마치려고 합니다.
높은 뜻 씨앗스쿨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건축하고 운영할겁니다. 여러분들도 그런 마음으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 매달리는 기도로 우리 교회에 맡겨주신 사명을 잘 감당해 나가는 저와 여러분들이 다 되실 수 있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 (김동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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