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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그리스도인, 사랑하는 사람들 (막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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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 사랑하는 사람들 (막 10:45)


일찍이 교회는 이 민족의 희망이었습니다. 나라의 운명이 풍전등화와 같은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우리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조직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일제가 드리운 깊은 어둠 속에서 진리의 횃불을 높이 들고 이 민족을 이끌었습니다. 해방과 더불어 찾아온 민족 분단의 아픔과 전쟁의 비극 속에서 교회는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 주는 위로자의 역할을 감당했습니다. 또한 교회는 전쟁으로 부모와 남편을 잃은 고아와 과부의 보호자가 되었습니다. 

독재의 그늘 아래서 인권이 유린되고 정의가 무너질 때에 교회는 하나님의 정의를 선포하는 광야의 외치는 소리였습니다. 이와 같이 교회는 인도자, 위로자, 보호자, 예언자의 자세로 나라와 민족을 위한 시대적 사명을 감당했습니다. 그 결과 하나님께서는 역사상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교회의 부흥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교회마다 부흥하고 또 성장했습니다. 아이들의 웃음 소리, 청년들의 찬양 소리, 그리고 어른들의 기도 소리가 교회에서 끊이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처럼 귀한 은혜를 주셨지만 안타깝게도 성장의 달콤한 열매에 취하면서 교회는 깊은 병이 들었습니다. 교회의 지도자들은 지도자대로, 성도들은 성도들대로 세속적인 가치만 추구하며 교회의 사명을 잊어버렸습니다. 저마다 세속적이고 인간적인 욕망에 사로잡히면서 교회의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부끄럽게도 물질과 명예 앞에서 교회는 갈등과 분열을 일삼았습니다. 바로 우리의 이런 죄 때문에 주님의 몸된 교회는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교회의 일그러진 모습 때문에 실망한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교회가 점점 비어가는 현실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그 틈을 사이비 이단들이 파고들어 성도들을 미혹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병들었기 때문에 사회의 병을 치료할 수 없었습니다. 빈부의 격차는 심해지고 있습니다. 심화되는 양극화 현상 앞에서 전통적 가치는 사라지고 물질만 추구하는 배금주의가 득세하고 있습니다.

교회와 사회, 나라와 민족이 총체적으로 겪는 난국 앞에서 과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렇습니다! 비록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옷이 아니라 가슴을 찢고 회개하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 안에 있는 모든 더러운 것들과 옳지 못한 것들을 성령의 불로 태우고 지극히 겸손한 모습으로 앞서 가신 주님을 따라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다시금 제자의 길을 걸어가야 하겠다는 말입니다.

종은 그 생김새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소리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합니다. 생긴 모양과 상관없이 아름다운 소리가 울려 퍼질 때 종은 사랑을 받습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아름다운 종소리 같은 것이 바로 사랑입니다. 우리가 사랑으로 이웃을 섬길 때 우리도 또한 사랑을 받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아름다운 종소리처럼 우리에게서 참 사랑이 흘러 나와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의 사랑처럼 약한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 사이에도 사랑 때문에 상처를 받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하물며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는 것 같습니다. 고린도전서 13장 수준의 사랑을 모두 원하지만 그런 사랑은 오직 하나님께만 속한 사랑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 인간에게 있어서는 불가능한 사랑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우리에게 참 좋은 소식을 들려 줍니다. “소망이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아니함은 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은 바 됨이니.”(롬 5:5) 약속하신 성령이 오셔서 우리 속에 하나님의 사랑을 부어 주셨습니다. 우리가 잘나서 그 사랑을 주신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아직 연약할 때에 기약대로 그리스도께서 경건하지 않은 자를 위하여 죽으셨도다.”(롬 5:6) 우리가 여전히 죄 가운데 있을 때 주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구원을 베풀어 주셨고 아울러 그 사랑도 값없이 주셨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주님이 왜 하늘 보좌를 버리고 이 땅에 오셨습니까? 주님은 대접을 받기 위해서 오신 것이 아닙니다. 주님은 사랑하기 위해서 오셨습니다. 그 사랑 때문에 우리가 죄 용서함을 받았고 구원을 받았습니다. 주님은 그 사랑을 우리에게도 부어 주셨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선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때문에 우리도 주님처럼 사랑해야 마땅합니다.

“만일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하나님이 우리 안에 거하시고 그의 사랑이 우리 안에 온전히 이루어지느니라.”(요일 4:12) 사랑은 여유가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실제로 사랑함으로써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 거하시고 또한 그 사랑이 우리 안에서 온전해진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이제 교회는 본래의 모습을 회복해야 합니다. 이 민족의 희망이었던 그 모습을 교회는 속히 회복해야 합니다. 교회가 인도자, 위로자, 보호자, 예언자의 자세로 민족을 위한 사명을 감당해야 하겠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교회가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합니까? 무엇보다 먼저 교회의 머리가 되시는 주님의 모습을 닮아가야 합니다. 주님이 뭐라고 말씀하셨습니까?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막 10:45) 우리도 더 이상 섬김을 받으려 하지 말아야 합니다. 주님처럼 섬길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랑으로 하나님과 이웃을 섬겨야 하겠다는 말입니다. 사랑으로 하나님과 이웃을 섬기지 않는 교회는 더 이상 주님의 교회라고 말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먼저 구원의 하나님을 사랑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에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것이라고 성경이 분명히 증언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하나님을 알지 못하면 결코 영생에 이를 수 없다고 주님도 친히 말씀하셨습니다. “영생은 곧 유일하신 참 하나님과 그가 보내신 자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니이다.”(요 17:3) 온 맘과 뜻과 정성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해야 합니다. 

아울러 이웃을 사랑해야 합니다. 이웃을 나 자신 같이 사랑해야 합니다. 교회가 사랑해야 할 이웃이 누구냐고 묻고 있습니까? 노인들이 있습니다. 올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육백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초고령화 사회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그 대비는 허술하기 짝이 없습니다. 대체로 노인들은 가난합니다. 또 외롭고 고단합니다. 때문에 노인들을 사랑으로 섬기는 일이야말로 교회가 시급히 감당해야 할 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있습니다. 그들을 사랑으로 감싸고 돌봐 주어야 합니다. 성경이 분명히 지시하고 있지 않습니까? “또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엡 6:4) 어른들의 욕심 때문에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의 삶이 희생되어서는 결코 아니 됩니다. 무엇보다 먼저 그들을 노엽게 하지 말아야 합니다.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의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또 행복할 수 있도록 교회가 사랑으로 그들을 섬겨야 한다는 사실도 잊지 말고 분명히 기억해야 합니다.

그밖에도 장애인, 북한 동포, 외국인 노동자, 이주 여성, 재소자, 비정규직 노동자 등 우리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대상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내 이웃이 누구냐고 묻는 율법교사에게 주님이 뭐라고 말씀하셨습니까? 선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를 말씀하시고 그에게 반문하시지 않았습니까?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겠느냐?” 그리고 자비를 베푼 자라고 대답하는 그에게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 그렇습니다!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요 선을 행할 줄 알고도 행하지 아니하면 죄라는 사실도 잊지 말고 분명히 기억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가 새로워져야 합니다. 우리가 섬기는 종의 모습으로 새로워질 때 교회가 새로워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교회가 본래의 모습을 회복할 때 비로소 이 민족이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죄인들을 사랑하셔서 위하여 대신 십자가를 지신 우리 주님을 본 받아서 삶의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주님의 참 사랑으로 실천함으로 말미암아 이 민족의 밝은 미래를 열어가는 참으로 복되고 충성스러운 주님의 제자들이 다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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