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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내일은 무엇으로 감사를 할꼬!

  • 허태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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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무엇으로 감사를 할꼬!
사28:14-15

오늘 추수감사절입니다. 그야말로 추수로 인해서 드리는 감사입니다. 여기서 추수라 함은 농작물 그러니까 농사를 지어서 얻은 결실을 말하는 것이죠. 농사란 긴 시간동안 인간의 노동과 천지자연의 협력으로 얻어지는 것입니다. 거의 경이와 신비에 가까운 방식이죠. 그래서 옛 사람들은 그 결과 앞에 감복의 허리를 굽혔던 겁니다. 그러나 점차 농사를 짓고 살던 사람들이 기계로 물건을 만들어 내기 시작하면서 농산물이 아닌 화폐로 감사의 대상이 바뀌게 됩니다. 그럼에도 그나마 농사는 그 명맥을 유지하면서 지금까지 왔습니다. 그 때문에 농업의 그 경외와 신비를 제사하던 사람들이 점차 결실의 감동 없이 습관적인 감사를 하게 된 겁니다.

좋습니다. 그나마 감사를 모르는 것보다야 낫겠죠. 그러나 말입니다. 이제 우리는 삶의 구조를 완전히 농사에서 기계가 찍어내는 물건으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자료 화면을 좀 봐 주시기 바랍니다. 11월11일 경향 신문에 실린 내용입니다. 미닫이 타이틀이 ‘가라앉은 조선, 안 통하는 스마트폰’입니다. 그리고 타이틀은 [미래 먹거리가 없다]입니다. 그러니까 근래에 우리가 먹고 산 게 배와 스마트폰이었는데 그것도 이제는 먹을 수 없다는 겁니다. 이게 모두 농산물이 아니라 쇳덩이예요. 이걸 우리가 먹고 살았고, 오늘날 우리가 감사를 한다는 건 거기서 나오는 찌꺼기들에 대해서 감사한다는 거예요. 일 년 내내 땅에서 키운 농산물에게 드리는 감사와는 딴판이 아니겠어요?  

자, 한 장 더 보겠습니다. 11월10일자 중앙일보에 나온 기사입니다. 머리기사가 [스마트카-로봇-만물 배터리]입니다. 앞에서는 배와 스마트폰으로는 먹고 살수가 없고 앞으로는 운전자 없이 굴러가는 자동차, 인간을 대신해서 모든 걸 해주는 로봇, 만물 배터리가 우리의 음식이라는 겁니다. 그거나그거나 같은 거 같죠? 채소와 곡물이 아니라 쇳덩어리라는 건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완벽한 차이점이 하나 있습니다. 그건 점차 우리가 먹고 살아야 하는 그것들이 우리 인간을 밀어낸다는 겁니다. 스마트카, 로봇, 만물 배터리는 모두 인간이 해야 할 일이 없어졌음을 선언하는 것입니다. 인간이 해야 할 일이 없다는 말은, 인간 존재의 바탕을 이루는 ‘감사’의 원인이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이러면 우리는 이제 뭘로 감사를 해야 하는 겁니까?

일찍이 막스 베버라는 이가 서양 산업의 합리성을 ‘합목적적 합리성’이라고 했습니다. 이게 뭔 말인가 하면, 의도한 목표를 가장 효율적으로 수행해 내는 것이 주된 기저를 이룬다는 말입니다. 또 이걸 쉽게 말해 드리면, 어느 회사가 100억을 목표로 했다고 해요. 그러면 이 회사는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모든 능력을 동원해야 하겠죠? 뿐만 아니라 목표를 방해하는 것들은 과감히 잘라내고 도려내야 하겠죠? 이 모든 걸 합리적이라고 생각 한다는 겁니다. 자, 다시 생각해 보세요. 이렇게 사회가 이런 목표를 이루기 위해 모든 능력을 동원하고, 방해되는 것들을 잘라내고 잘라내다 보니까 점차 인간이 그 중심에서 잘려나가고 기계가 들어서게 되죠?

그러니까 이 합리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 사회 전체가 하나의 ‘기계’로 전락을 하게 되는 겁니다. 이미 과거 보다는 사회가 이미 기계로 전락을 했죠? 편리성, 효용성, 목표 달성을 위해  사람보단 기계가 필요했잖아요. 그래서 기계를 사람이 있던 자리에 들여 놓다 보니 점점 기계가 가득차고 사람은 잉여가 되고 만 겁니다. 노숙자가 생긴 것도 ‘기계 사회’가 작은 원인 중에 하나입니다. 미래 사회에서 우리 사람들이 먹고 살아야 하는 게 스마트 카, 로봇, 만능 배터리라는 말은 이미 우리 사회가 ‘기계로 전락해 버린 사회’라는 말입니다. 이건 은유인 동시에 우리 사회의 현실인 거죠.

이런 사회상을 영화화 한 게 [터미네이터]라는 영화입니다. 영화 시작의 앞부분을 보여 드리겠어요.

처음에는 지난날 우리가 살았던 농경사회의 단란하고 화목한 장면들이 나오죠? 그때는 행복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영화를 끊은 그 장면에 ‘우리 사회는 기계화 되었다’혹은 ‘기계 사회가 되었다’는 자막이 나오죠? 이 영화는 기계로 전락해서 마침내 기계에 의해 인간들이 파국을 맞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때가 차자’기계들이 반란을 일으켜 인간을 학살하고 멸종시키게 된다는 겁니다. 내가 보기에 여기에는 기계의 일부가 되어버린 현대인의 자화상이 암시되어 있습니다. “기계처럼 일어나서 기계처럼 일하라!” 이런 모토가 바로 현대인을 지배하는 제1계명이라는 겁니다.

자본과 물질이 판치는 세상에서는 가장 기계적인 인간에게 융슝한 보상을 해줍니다. 거꾸로 이런 세상에서 가장 인간적인 사람은 멍청이 취급을 받습니다. 이런 논리는 이미 앞에서 말씀드린 막스베버라는 이가 예견한 것입니다. 베버가 상상한 비판적인 사회상이 이미 우리 사회에 구현되고 있는 겁니다. 베버는 이런 세상의 사람들을 가리켜 [정신이 부재한 세상]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터미네이터라는 단어가 [끝장내는 자]입니다. 우리는 지금 인간 끝장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이 대목에서 이사야 예언자의 신탁 한 구절을 보려고 합니다.

야훼의 말씀을 들어라.
빈정대기나 좋아하는 자들아!
이 백성을 예루살렘에서
다스리는 자들아!
너희가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구나!
“우리는 죽음과 계약을 맺었다.
저승과 협정을 체결하였다.
부서뜨리는 채찍이 지나가도 우리에게는 미치지 못한다.
거짓말이 우리의 대피소요
속임수가 우리의 은신처다.        -사28:14-15-


이렇게 예언자가 세상을 노려보던 때가 주전 8세기입니다. 앗시리아 제국이 내분에 휩싸인 틈을 타서, 메소포타미아의 작은 나라들 가운데 몇 나라는 안정을 얻고 번영을 맞이하게 됩니다. 팔레스타인의 이스라엘 왕국이 그 대표적인 나라였습니다. 남쪽의 유대 왕국 또한 상당 수준 번영을 이룩하고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부의 분배가 불균등하게 심화되고, 수많은 농민이 빈농으로 추락합니다. 더 나아가 집 밖으로 나가 유랑민이 늘어났습니다. 사람이 사람의 자리에서 쫓겨나게 된 겁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바로 이런 상황에서 활동을 합니다. 이런 상황을 전제하고 예언을 한 거란 말입니다. 마치 오늘 제가 기계에 밀려난 사람이 되어버린 세상을 말하듯이 말이죠.

이사야는 농민의 생존권을 박탈하는 권력자의 하수인들, 그 죽음의 사자를 가리켜 ‘저승과 계약을 맺은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본문의 직설적인 표현으로는 그들이 자신을 이렇게 묘사했다고 되어 있지만 물론 그것은 이사야의 상상 속에서만 그들의 자기 묘사일 뿐입니다. 어쨌거나 이사야는 그들을 저승사자라고 보고 있다는 겁니다. 이사야의 눈에 그들은 바로 ‘터미네이터’ 즉 깨뜨리는 자들이었습니다.

명령받은 대로만 움직이며 다른 것에는 전혀 관심조차 없는 자들입니다. 그들이 받은 명령이란 ‘인간’즉 ‘기계가 아닌 인간’, ‘기계 같지 않은 인간’을 솎아 내라는 겁니다. 힘 없는 사람, 가문 없는 사람, 스팩이 안 되는 사람, 재산이 없는 사람...이런 사람들만 골라 그들의 족보에서 제거하라는 겁니다. 거짓 설교를 하든 불법 재판을 하든 상관없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차가운 가슴으로, 정신이 부재한 상황에서 이 일들을 수행하는 겁니다. 자신에게 부과된 명령에 대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최대한 효과적으로 최고의 수익을 내기만 하면 되는 겁니다. 그걸 합리적인 존재, 이 시대에 맞는 사람이라고 한다는 겁니다.

우리가 장차 감사다운 감사를 하며 사는 인간이 되려면 베버의 경고 메시지에 유념해야 합니다. 영화 터미네이터의 묵시록을 경청해야 합니다. 나아가 이사야처럼, 그렇게 되어가는 세상과 구조, 구조에 이미 침탈된 사람들에 대해 저항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정신 부재의 인간에서 ‘정신을 회복한 인간’이 되길 힘써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내일 우리가 감사의 사람으로 살 숙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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