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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기름 때 묻은 온정

  • 이주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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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취업한 회사는 영세 공장들이 밀집한 곳에 있습니다.
버스도 고작 한 대뿐이라 놓치기라도 하면 어김없이 지각이죠.

버스 타려고 몸싸움 하는 아주머니들,
술 냄새 풀풀 풍기는 아저씨들의
손에 절은 기름때가 절로 눈에 들어오는 그런 곳입니다.

며칠 전 퇴근길에도 버스를 탔습니다.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 한 분을 마지막으로 태운 뒤,
버스가 출발했습니다.

아주머니는 연신 주머니를 뒤지며
돈을 찾는 듯 보였습니다.

"아줌마 차비 안내요?"
"분명 천 원을 여기 넣어 두었는데…...."

뒤쪽까지 들리는 버스기사의 툴툴거림이
기분 좋지 않았습니다.

차비를 대신 내드려야겠다고 마음먹을 즈음,
뜻밖의 광경이 펼쳐졌지요.

한 잔 하셨는지 얼굴이 불쾌한 아저씨가
구겨진 천 원짜리 지폐를 들고
엉거주춤 일어나는가 하면,
앉은 자리에 애착이 강한 아주머니 한 분은
가방을 의자에 올려놓고는
운전석 쪽으로 걸음을 떼셨습니다.

그때 가장 앞자리에 앉은 청년이
벌떡 일어나 차비를 내고는 제자리에 앉았지요.

"거 기사양반 너무 그러지 맙시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끼리…..."

한 아저씨가 말끝을 흐렸습니다.
버스 기사 역시 자기 소임에 충실했을 것이기에,
더 이상의 불필요한 말들은 오가지 않았지요.

몸으로 일하는 분들의 따듯한 속마음을
확인하게 된 훈훈한 광경이었습니다.

*오늘의 단상*
묵상은 매일 밤 떠오르는
달과 같은 것입니다.
늘 같은 달을 대하지만
마음은 새롭습니다.
<이주연>


<산마루서신 http://www.sanlet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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