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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추수감사절] 추수가 끝난 후에 (레 23:3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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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가 끝난 후에 (레 23:39-43)
   

톨스토이가 소개한 ‘악마와 빵 한 조각’이라고 하는... 러시아의 농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민담이 있습니다. 한 가난한 농부가 살았습니다. 그는 이른 새벽부터 밭에 나가 열심히 일했습니다. 쟁기질이 끝나고 시장기가 돌 무렵이면 나무 밑에 놓아둔 빵 한 조각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빵이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그는 맹물로 달래며 말했습니다. "오늘 하루 굶는다고 죽지는 않겠지. 누구든 그 빵이 필요했으니 가져갔겠지. 그 사람이라도 잘 먹으면 좋겠군." 그런데... 그 빵을 훔친 것은 악마였습니다. 악마는 농부가 죄를 짓게 만들려고 빵을 훔쳤던 것입니다. 하지만 농부는 빵 도둑에게 악담을 퍼붓기는커녕 오히려 축복했습니다. 그 악마는 대장 악마에게 야단을 맞았습니다. 악마다운 지혜가 부족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악마는 다른 술책을 꾸몄습니다. 농부의 빵을 훔치는 대신 농부의 빵을 늘려주기로 했습니다. 하인으로 변장한 악마의 도움으로 농부는 가뭄이 들거나 홍수가 들어도 많은 수확을 하게 되었습니다. 곡식이 남아돌자 악마는 그것으로 술을 만들라고 부추겼습니다. 마침내 허기를 달래주던 일용할 양식이 쾌락을 위한 도구로 바뀌었습니다. 술이 생기자 농부는 친구들을 불러들여 먹고 마시며 놀았습니다. 술자리를 마칠 즈음이면 너나할 것 없이 인간의 모습은 간데없고 동물들로 변했습니다. 비책을 묻는 대장 악마에게 악마는 대답했습니다. 자기가 한 일이라곤 농부에게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은 수확을 준 것 밖엔 없다고 말했습니다. 남아도는 것이 생기자 농부는 하나님이 주신 선물을 자신의 쾌락을 위해 쓰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인간의 마음에 묶여 있던 여우와 늑대와 돼지의 본성이 다 튀어 나오더라는 것입니다. 

오늘은 추수감사절입니다. 오늘 아침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는 여러분 모두에게 하나님께서 내려주시는 은혜와 축복이 충만 하시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오늘도 저마다 서로 다른 삶의 조건과 형편 속에서 살다가 감사절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우리들에게 오늘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오늘 소개한 톨스토이의 이야기 가운데서 찾을 수가 있습니다. 우리의 행복과 불행이 단지 빵이 얼마나 많으냐? 적으냐? 이것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는 것...  우리는 항상 우리의 창고에 넉넉한 분량의 빵이 남아 있기를 바라지만, 이러한 조건이 때로는 생각하지도 못한 불행을 가져 올 수도 있으며... 설혹 창고가 텅 비어 있다고 하더라도...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는 것이 우리들의 삶이 가진 신비로움입니다.  
   
이스라엘의 지혜를 담은 잠언을 보면 한 지혜자의 기도가 나옵니다. 그는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님께 두 가지 간청을 드리니, 제가 죽기 전에 그것을 이루어 주십시오. 허위와 거짓말을 저에게서 멀리하여 주시고, 저를 가난하게도 부유하게도 하지 마시고, 오직 저에게 필요한 양식만을 주십시오. 제가 배가 불러서, 주님을 부인하면서 “주가 누구냐” 고 말하지 않게 하시고, 제가 가난해서, 도둑질을 하거나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거나, 하지 않도록 하여 주십시오.’(잠언30:7-9) 

이 말씀에 비추어서 생각해 본다면, 오늘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누구이겠습니까? 그것은 이 시간에 진정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는 우리들 자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오늘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다는 것! 거기에는 ‘오늘 나의 삶은 오로지 하나님의 은혜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나의 삶의 구석구석에는 나를 사랑하시고 살피시는 하나님의 오묘하신 손길이 닿아 있습니다.’ 이러한 고백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말씀은 추수감사절의 원형이라고도 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물론 추수감사절이 근대에 다시 발견된 것은 신앙의 자유를 찾아 미국으로 건너갔던 청교도들이 지켰던 추수감사에 유래한 것이지만,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가나안에 들어가서 살기 이전에 그들에게 해마다 곡식을 다 거두어들이고 나면... 그러니까 추수가 끝나고 나면 이렇게 해야 한다... 하는 규례를 정하셨습니다. 그것이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인데 이것은 추수감사절 또는 이스라엘의 전통을 따라서 지키는 초막절을 규정하는 말씀입니다. 
    
오늘의 말씀은 이렇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밭에서 난 곡식을 다 거두고 난 다음...’ 비록 우리가 농사를 짓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렇게 밭에 곡식을 다 거두고 난 후에는 어떤 일을 해야 할까요? 계산하는 일이 뒤 따르지 않겠습니까? 아... 올해는 풍년이로구나... 올해에는 흉년이로구나... 쌀농사가 어떻고... 밭에 심은 배추나 농작물들의 수입이 얼마고... 아마도 이러한 농사의 결괴에 대한 것을 수입과 연결시켜서 계산하는 일로 머리가 아프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곡식을 다 거두어들인 후에... 해야 할 일이 있는 것을 말씀하십니다. 
   
일곱째 달 보름날부터 이레 동안 주에게 절기를 지켜야 한다... 이렇게 그들에게 명하셨습니다. 저는 이 말씀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물론 곡식을 거두는 행사가 끝났으니...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는 일은 당연한 것이기는 하지만... 어떻게 한 주일 씩이나... 그리고 오늘 말씀 속에서도 이야기하는 것처럼 이렇게 안식일로부터 시작해서 한 주간을 특별한 절기로 하나님께 감사하며 하나님께 절기를 지키다보면 이어지는 날도 또한 안식일이기 때문에... 결국은 여드레 동안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하나님 앞에 감사하며 절기를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드레라고 하는 시간... 생각해보면 결코 짧지는 않은 시간입니다. 물론 시간적으로 따져보면 한 3천년 쯤 전의 이야기이니까... 그 때의 사람들의 시간개념하고 오늘 우리들의 시간은 많은 차이가 있을 수가 있습니다. 그래도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만일 우리들이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하루 이틀도 아니고.... 무려 팔일 동안이나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가게도 열지 않고... 직장에도 출근하지 않고... 휴대폰도 받지 않고... 사람들과도 만나지 않고... 훌쩍 현실 세상에서 사라져 버린다면... 그 팔일 동안에 어떤 일이 생길까요? 우리의 삶의 영역 중에서 어느 한 구석이라도 제대로 굴러 가는 것이 있을까요?                

여기에는 우리를 쉬게 하려 하시는 하나님의 의도가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농사를 짓느라고 얼마나 힘들었느냐? 이제는 좀 모든 것을 다 잊어버리고, 아무 걱정도 하지 말고 편안하게 쉬어라... 이런 하나님의 생각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하나 더 생각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의 삶의 주체가 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모든 것은 다 하나님의 은혜와 돌보심 덕택이다...’ 한 주간 동안 일상을 벗어나서 하나님 앞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그들이 깨닫게 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중요한 신앙적인 교훈입니다. 

모든 것이 다 나의 힘과 수고로만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일 년의 농사를 통해서 거두어들이는 열매들... 그것은 오로지 나의 수고와 땀의 결실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나님 앞에서 보내는 감사의 시간들... 그것은 나의 삶을 지탱하시고, 내가 오늘을 맞이하도록 나를 지켜 주시고 붙잡아 주신 분은 하나님이시구나... 하는 깨달음을 가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비를 내려 주지 않으셨다면... 하나님께서 나에게 밭에 나가서 일할 수 있도록 건강을 허락하지 않으셨다면... 하나님께서 나에게 일할 수 있는 밭을 허락하지 않으셨다면... 하나님께서 나에게 생명의 축복을 베풀어 주지 않으셨다면... 감사의 축제를 위해서 성소에 올 때까지도 잘 느껴지지 않았었는데... 이제 하나님 앞에 서고 보니까...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알게 됩니다.  이스라엘백성들이 오늘과 같은 감사의 절기가 되면, 성전에 올라가면서 부르는 노래들 중에 이러한 찬양이 있습니다. ‘내가 눈을 들어 산을 본다. 내 도움이 어디서 오는가? 내 도움은 하늘과 땅을 만드신 주님에게서 온다...’(시121:1-2) 

이 말씀은 스스로 묻고 대답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성전에 다가가면 갈수록... 비로소 알게 되고 깨달아 지는 것이 이것입니다. 내 힘으로 된 것이 아니로구나... 내가 발을 잘못 딛지 않도록 붙잡아 주신 분... 직면했던 위기 가운데서도 나의 오른 편에서 그늘이 되어 주셨던 하나님의 은혜였구나... 이렇게 모든 것이 나를 지켜 주시고, 붙잡아 주신 하나님의 은혜인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지요. 
   
얼마 전에 우리는 배추 값이 갑자기 올라서... 사회적인 이슈가 되었던 일을 겪었습니다. 좀 안타깝기도 하고... 한심한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지금이 때가 어느 때인데... 이렇게 배추가 한 포기에 만원씩이나 하는 일이 벌어지는가? 그러면서 깨닫게 되는 것은 우리들이 가진 한계입니다. 

아무리 농사의 기술이 발전하고... 위가를 관리하는 능력이 좋아졌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미처 준비하지 못하고... 대비하지 못해서 비롯되는 문제들이라는 것이 얼마나 많은 것인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는 지금도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 보다는 하나님께서 미리 아시고, 대비하시고, 해결해 주시는 문제들이 얼마나 많은 것인지... 이스라엘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보내는 한 주간... 그 시간은 결국 우리들이 얼마나 많은 것을 하나님께 의지하고 있는가? 우리의 삶 가운데서 하나님께서 해결하시고, 풀어주시는 문제들이 얼마나 많은 것인지... 결국에는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깨닫게 되는 소중한 시간인 것이지요. 

아마 그들은 이렇게 한 주간 동안 모든 것을 중단하고 감사절 축제에 참여 하고 현실로 돌아갔을 때에도... 잘못된 것은 조금도 없었을 것입니다. 오히려 그동안 잘 놀면서 쉬기도 하고... 우리들 곁에 가까이 계신 하나님을 깨달았기에 더욱 활기에 차서 새로운 시간을 맞이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오늘 추수감사절을 맞이하는 우리들에게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이렇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하나님의 놀라우신 은혜인 것을 기억하며, 감사하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은 또한 그들이 보낼 한 주간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첫날 너희는 좋은 나무에서 딴 열매를 가져 오고, 또 종려나무 가지와 무성한 나뭇가지와 갯버들을 꺾어 들고, 주 너희의 하나님 앞에서 절기를 즐겨라...’(v.40)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대목은 그들이 한 주간 동안 감사절 축제를 벌이면서 행했던 풍습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좋은 열매들과 무성한 나뭇잎들... 아마도 그들은 이런 것들을 흔들면서 성소를 빙빙 돌기도 했을 것이고... 어떤 사람들은 무성한 나뭇가지와 종려나무 가지는 뒤에 나오는 것처럼 그들이 한 주간 동안 머무를 초막을 만드는데 사용이 되었을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오늘 우리가 여기서 깨닫게 되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이 얼마나 다양하고 풍성한가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절 축제에 참여하기 위해서 그들은 하나님께서 주신 좋은 열매를 준비하여 앞에 놓습니다. 아마 여러 다양하고 풍성한 열매들이었을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종려나무 가지며... 무성한 나뭇가지들... 개울가에서 꺾어 온 버들나무 가지들... 이렇게 열매면 열매... 나무 가지면 나뭇가지... 하나같이 얼마나 풍성하고 다양한 것인지... 그들은 이렇게 다양한 좋은 나무에서 단 열매들과 온갖 무성한 나뭇가지들을 진열해 놓으면서...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베풀어 주시는 은혜가 얼마나 다양한 것인지... 아마 그것을 느끼고 경험했으리라... 하는 생각을 가집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베풀어 주시는 은혜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다양한 것인지... 아마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오늘 추수 감사절을 맞이하면서 하나님께 감사하는 일들... 생각나는 하나님의 은혜... 이런 것들을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이렇게 여러분에게 묻는다면... 우리들 가운데에서도 감사할 이유들... 깨달아 지는 하나님의 은혜들... 그런 것들이 얼마나 많을까요? 

사랑하는 여러분! 지난 한 해를 보내면서 나에게 가장 감사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이게 바로 하나님의 은혜요 도움의 손길입니다... 그런 것을 경험했던 순간은 언제였는지요? 우리가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는 순간과 이유는 정말로 많습니다. 마치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열매의 종류가 너무나 다양하고 우리가 바라보는 나무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한 것처럼 말이지요. 
   
이렇게 유독 나만이 느끼고 고백하게 되는 감사의 이유를 찾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이 데니스(Jay Dennis)라고 하는 설교가는 이렇게 감사에 대해서 말한 적이 있습니다. 

‘당신이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면 감사하십시오. 당신에게 안정된 직장과 사업장이 있다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에게 몸무게가 늘어 옷이 잘 맞지 않는다면 감사하십시오. 당신은 먹을 것이 넉넉한 인생을 살아오신 것입니다. 세탁할 옷이 자기 집안 한구석에 쌓여 있거든 감사하십시오. 당신에게는 적어도 갈아입을 옷의 여유가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집에 대청소가 필요하고 문고리를 갈아야하고 창문을 갈아야 한다면 감사하십시오...’ 

아마 그의 말대로 하자면... 우리는 그동안 내가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불평하던 것들조차도 감사의 이유가 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개울가에서 자란 버들가지가 오늘나의 삶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그런데... 하나님은 우리들에게 ‘갯버들을 꺾어 들고 주 너희의 하나님 앞에서 이레 동안 절기를 즐기라’고 하십니다. 우리에게는 그동안 깨닫지 못한 감사할 이유가 얼마든지 많다는 것이지요. 오늘 이 시간이 우리들 모두에게 그동안 잊고 있었던 감사할 이유가 깨달아지고 생각나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은 또한 그들이 감사절을 지킬 때에 초막에서 지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v.42) 그리고 그 까닭을 이렇게 설명하십니다. ‘이렇게 하여야 너희의 자손이, 내가 이스라엘을 자손을 이집트 땅에서 인도하여 낼 때에, 그들을 초막에서 살게 한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나는 주 너의 하나님이다.’(v.43) 그들이 추수감사절을 보내면서 가장 원초적이고, 근본적인 감사의 동기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초막생활은 설명하고 있는 것처럼... 그들이 농사일을 하다보면 초막에서 보내야할 때도 있지만, 그들에게 초막하면 떠오르는 것은 그들이 이집트를 떠나서 가나안을 향하던 40년 동안의 광야에서의 생활입니다. 초막은 이스라엘의 독특함을 나타내는 한 방편입니다. 마치 우리가 몽골 사람들 하면 그들의 초막인 겔을 생각하게 되는데... 초막은 이스라엘을 나타내는 독특한 표현 중의 하나입니다. 
   
아마 그들은 이렇게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서 한 주간 동안 초막 생활을 할 때에...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그동안 잊고 있었던 자기들의 정체를 새롭게 발견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이스라엘은 세상의 수많은 민족들 중에 하나님의 특별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입니다. 사실 그들은 광야의 생활을 끝내고.... 가나안에 머물러 살게 되고... 이웃 나라 사람들처럼 농사를 주된 직업으로 삼고 살면서... 자기들이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독특함을 경험할 만한 기회를 점점 잃어 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이렇게 초막에서 보내는 한 주일은 ‘아 내가 하나님의 백성이지... 하나님은 아주 특별한 존재로 나를 부르셨지...’하는  삶에 있어서 가장 소중한 깨달음을 몸으로 확인하는 기회가 되는 것입니다.  
   
또한 그들에게 있어서 초막에서의 생활이라는 것은 그들의 궁극적인 희망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광야는 그들이 영원히 머물러 있어야 하는 곳이 아니라는 것... 지금 그들이 가는 길의 끝에는 하나님이 그들을 위하여 준비하신 새로운 세상이 있다는 것... 그러한 꿈과 희망이 있기에 그들은 40년 동안의 초막 생활도 견디어 낼 수가 있었습니다. 그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것이지요. 비록 지금 내가 광야와 같이 힘들고 어려운 현실에 직면해서 살고 있지만... 하나님은 나를 위하여 이 세상에서 경험할 수 없는 참으로 좋은 세상을 준비하셨을 거야... 하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그들은 초막에서 살면서 다시금 회복할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바로 여기에 우리가 하나님 앞에 감사해야할 가장 궁극적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우리가 바로 하나님께서 불러 주신 하나님의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내가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라는 것...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나님의 사랑을 알게 되고 그 사랑 안에서 누구보다도 풍성하고 행복한 사람을 살고 있다는 것! 그것에 대하여 진정 감사하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우리들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준비하신 새로운 세상이 있기에 감사할 수가 있어야 하겠습니다. 비록 오늘은 우리가 초막처럼 누추한 현실 속에서 산다고 하더라도... 이 길을 끝에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직접 참으로 좋은 세상을 준비하여 놓으셨다는 것! 이러한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우리들이기에 진정 하나님께 감사하는 우리들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너희는 일곱째 달 보름날부터 이레 동안 주에게 이 절기를 지켜야 한다...’(v.39) 이렇게 감사절 축제가 언제 시작되어야 하는지... 그 시점을 미리 정해 놓으셨습니다. 계절로 본다면... 요즘처럼 한 해의 농사가 다 끝난 늦가을을 말하는 것이고, 이스라엘의 달력으로 하자면 새해가 막 시작된 시점입니다. 

당시 이스라엘의 새해는 7월 1일부터입니다. 생각해보면 의미심장한 시간인 것이지요. 농사를 짓는 일이 끝나는 시간이면서 동시에 한 해가 새롭게 시작되는 시간입니다. 그들은 농사를 마무리 하면서 지난 한 해 동안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생각하였을 것입니다. 지나간 과거에 관심이 머물러 있는 것이지요. 또한 새해를 맞이하면서 다가오는 시간 동안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다가올 미래를 기대하며 바라보았을 것입니다. 이렇게 과거와 미래가 교차하는 시점에 바로 감사절 축제가 있었습니다. 

지난 시간에 대하여 하나님의 도우심을 생각하면서 감사하고... 앞으로 하나님께서 나에게 행하실 소중한 일들을 기대하면서 감사하고... 살아온 지난날에 대하여 그리고 맞이할 날에 대하여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사람! 바로 그 사람이 삶을 가장 행복하게... 그리고 가장 거룩하게 살아가는 사람인 것을 주님은 말씀하시는 것이지요... 오늘 우리가 맞이하는 감사절이 바로 이러한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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