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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영원한 기념물 (수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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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기념물 (수 4:1-9) 
 
 
❚과거를 돌아보며...

지난주일 제가 이 자리에서 광고하기를 1월 11일 화요일에 교회가 이사를 하고 16일 주일, 바로 오늘이네요, 오늘부터 새 성전에서 예배를 드린다고 했는데 갑작스럽게 한 주가 연기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사는 이번 주 목요일(20일)에 가고 예배는 다음 주일(23일)부터 새 성전에서 드립니다. 한 주 연기된 이유는 이렇습니다. 폭설과 기타 이유로 생각보다 공사가 지연되었지만 모든 불편을 다 감수하고 일단 이사 가서 부족한 점은 보충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이사를 추진했는데 막상 가려고 보니 안전에 관계된(특히 어린이들) 몇몇 가지 공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것은 다 감수하고 참을 수 있지만 안전에 관한 것, 특히 어린이들의 안전에 관한 것만은 안 된다고 판단해서 갑자기 한 주일 연기하게 된 것입니다. 다행히 비상연락망이 잘 가동되어서 온 성도가 별다른 혼란 없이 움직여 주셨습니다. 여러분께 잠시나마 혼란을 드려 죄송하기도 하고 잘 협조해 주셔서 감사하기도 합니다. 혹시 여러분 중에 일정 바뀐 것 모르고 11일 화요일 아침에 오신 분 안 계시지요? 혹시나 해서 기다렸는데 한 분도 안 오셨다고 하네요. 아무튼 다행입니다.

자, 그렇다면 오늘이 이 성전에서 마지막 드리는 주일예배가 되겠네요. 이렇게 마지막 예배라 생각하니 마음 한 구석이 찡하고 많이 아쉽습니다. 이제 잠깐 영상을 함께 볼 텐데 이 영상은 우리가 현재 예배하고 있는 현 성전을 건축하기 직전, 건축할 때와 직후 모습을 찍은 사진들입니다. 1983년 8월 2일 이곳 효자동 168-1번지에 350평의 부지를 확보한 후 성전을 건축하고 1986년 3월 10일 건평 360평의 성전을 봉헌하였습니다. 

지금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에서도 전임 목사님이신 조성제 목사님을 중심으로 당회원들과 온 성도들이 많은 눈물과 기도로 지은 귀한 성전입니다. 지금까지 25년 간 수많은 성도들이 예배하고 눈물 흘리고 기도한 장소입니다. 수많은 믿음의 사람들을 배출하고 키워낸 거룩한 성전입니다. 저도 이 우리교회에 부임해 7년 반 동안 참 정이 많이 든 성전입니다. 그래서 오늘 이 성전에서 마지막 드리는 주일예배이기에 잠시나마 이 성전을 지을 당시의 사진과 기록을 통해 과거를 잠시 돌아보려고 하는 것입니다. 먼저 영상을 약 3~4분 정도 보고 말씀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요단강을 건너며...

영상을 잘 보셨지요. 이 영상을 보니 더욱 감회가 새로우셨을 줄로 생각합니다. 특히 이 시대에 우리 교회에 출석했던 분들, 함께 그 어려운 성전 건축에 참여하셨던 성도들은 더 감회가 깊으시겠지요. 오늘 나온 사진에 얼굴이 등장한 분들은 더욱 그러시겠지요. 이제 그 감회는 잠시 미뤄두고 오늘 본문을 통해 말씀을 함께 나누도록 합시다.

장례식 때면 꼭 부르는 찬송 중에 찬송가 606장 “해보다 더 밝은 저 천국”이라는 찬송이 있습니다. 후렴에 “며칠 후 며칠 후 요단강 건너가 만나리”라는 가사가 아주 유명하지요. 그런데 여러분 좀 궁금하지 않으셨어요? 왜 하필 요단강 건너가 만난다고 한 것일까요? 장례식 때 한강도 있고 두만강도 있고 형산강도 있는데 왜 요단강을 건너가 만난다고 한 것일까요? 그것은 또 다른 장례식 찬송가인 246장 “나 가나안 땅 귀한 성에”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 찬송가를 보면 이런 가사가 나와요. “나 가나안 땅 귀한 성에 들어가려고 내 무거운 짐 벗어 버렸네.” 

이 가사는 가나안 땅을 우리가 들어갈 천국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단강을 건너면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는데 그 가나안이 바로 천국이라는 것입니다. 왜 이렇게 생각했을까요? 아마도 이스라엘 백성들이 40년 동안 방황한 광야를 이 세상으로 보고(“광야 같은 세상”이라는 표현처럼) 그 광야에서 요단강을 건너면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들어가는데 그 약속의 땅, 젖과 꿀이 흐르는 땅, 축복 받은 하나님의 땅을 우리가 장차 언젠가 들어가게 될 영원한 천국으로 묘사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가나안 땅에는 오직 선택받은 이스라엘 백성만 들어갈 수 있었던 것 같이, 천국에도 오직 구원 받은 하나님의 백성만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에 보면 바로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 요단강을 건너는 장면이 나옵니다. 물론 앞서 말씀드린 요단강 건너 천국에 들어간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약속의 땅인 가나안 땅에 들어가는 장면인 것입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요단강’은 천국으로 들어가는 관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으로 들어가는 관문 역할을 합니다. 애굽의 종살이에서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홍해를 건넌 후 광야에서 40년 동안 방황하지요. 그러다가 40년 방황이 끝나갈 무렵 지도자 모세가 죽고 그 뒤를 이어 여호수아가 이스라엘의 지도자가 됩니다. 이제 여호수아의 지도로 이스라엘 백성들은 기나긴 40년 동안의 광야 방황을 끝내고 요단강 앞에 서게 됩니다. 이 요단강만 건너면 그토록 꿈에 그리던 가나단 땅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과연 이 요단강을 어떻게 건널 것인가? 이게 문제였지요. 성지순례를 하서 요단강에 가보면 대부분의 성도들이 적잖이 실망을 하곤 합니다. ‘강’이라는 이름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너무 작기 때문입니다. 제가 가 본 요단강은 강폭이 불과 10미터도 되지 않아 보였습니다. 그런데 해마다 봄이 되면 헤르몬 산의 눈 녹은 물이 흘러 요단강은 물이 넘실거리는 아주 큰 강이 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을 목전에 두고 요단강 앞에 도달한 때가 바로 이런 시기였던 것입니다. 

장정만 60만, 전체는 200만 명 가까운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 넘실거리는 요단강을 건너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던 것입니다. 그 많은 인원을 건네줄 배도 없고 다리를 놓고 건널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이었던 것이지요. 바로 이 때 하나님이 명령하십니다. “제사장들이 하나님의 언약궤를 메고 먼저 나아가고 그 뒤에 멀찍이 떨어져 백성들이 따라가라. 그래서 언약궤를 멘 제사장들이 먼저 요단강에 들어가면 너희도 따라 들어가라.” 이게 무슨 말입니까? 집단 투신이라도 하라는 뜻일까요? 도대체 그 넘실거리는 강물로 무작정 들어가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말입니까? 

그러나 일단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 하나님의 명령에 무조건 순종합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언약궤를 멘 제사장들이 요단강에 들어가자 그 넘실거리던 물이 갑자기 멈추면서 위에서 흘러내리던 강물이 끊어지고 제사장들이 선 그 자리는 마른 땅이 드러나게 된 것입니다. 이 장면은 흡사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해서 처음 홍해를 건널 때의 모습을 떠오르게 합니다. 아주 비슷한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하나님은 광야생활이 시작되면서 홍해를 가르시고, 광야생활이 끝나면서 요단강을 가르신 것이지요.

요단강이 멈춘 마른 땅으로 이제 뒤따르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모두 건넙니다. 그 후에 오늘 본문에 보면 하나님이 또 한 가지 명령을 내리시지요. “이스라엘 열두 지파 당 한 사람씩 열두 명을 고르고 그들이 제사장이 서있는 자리로 가서 그 물이 마른 땅에 있는 돌(본디 강바닥에 있는 돌이겠지요)을 하나씩 들고 어깨에 메고 나와라. 그리고 그 돌을 너희가 도착한 요단강 건너편에 세워두어라. 그 돌은 너희가 요단강을 건너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온 이 위대한 사건을 기념하는 영원한 기념물이 될 것이다. 먼 훗날 너희 후손들이 이 돌 열두 개를 보고 ‘이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오늘 이 사건에 대해 후손들에게 말해주어라.” 하고 말입니다.

❚우리의 영원한 기념물

오늘 우리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 성전에서 마지막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다음 주일이면 이 구 성전을 떠나 새 성전에서 첫 예배를 드리게 됩니다. 이 역사적인 순간에 우리는 오늘 본문에 나온 사건을 통해 세 가지의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첫째, 우리도 지금 40년간 광야생활을 마치고 가나안 땅으로 들어간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한 세대를 마감하고 새 시대를 향해 나아간다는 사실입니다. 출애굽 한 이스라엘의 제1세대들이 광야에서 다 죽고 광야에서 태어난 새로운 세대들이 가나안으로 들어가 새 시대를 시작하게 된 것처럼 우리는 이 순간우리교회의 1세대를 마감하고 2세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새로운 세대, 우리 교회의 올해 표어처럼 “다음 세대”를 향해 나아가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열어주시는 새 시대입니다. 

새로운 약속의 땅 가나안처럼 하나님이 허락해주신 새로운 성전으로 들어가 새 시대를 열어가는 것입니다. 이 성전은 비록 우리 세대가 짓지만 우리가 편하게 잘 쓰려고 그토록 애써 지은 것이 아니라 우리의 다음 세대, 우리의 후손과 후배들을 위해 그토록 애써 지은 것이요, 지금보다 앞으로 다가올 우리교회의 미래를 위해 지은 것입니다. 다음 세대를 위한 투자요 새 시대를 위한 투자라는 것입니다.

둘째, 그런데 이렇게 새 성전을 들어가 새 시대를 여는 시점에서 과연 이 구 성전, 지금 우리가 마지막으로 예배하고 있는 이 성전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어떤 분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새 집으로 이사 가는 마당에 옛 집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냥 이사 가면 그만이지.” 혹은 “새 집이 좋지 옛 집이 무슨 소용이람?” 하지만 아닙니다. 분명히 아닙니다.

이 성전은 단순히 옛집이 아닙니다. 허물고 나면 없어지고 말 과거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이 성전은 우리에게 참으로 소중한 과거를 의미합니다. 이곳에서 25년 동안 드린 수많은 예배, 이곳에서 선포된 말씀, 이곳에서 예배하고 임직을 받고 세례를 받고 신앙생활 한 그 자취들이 바로 여기 있습니다. 우리의 믿음이 바로 여기서 시작되고 여기서 자랐습니다. 우리의 간절한 기도가 그리고 흘려진 뜨거운 눈물이 여기 있습니다. 우리의 감격적인 기억과 소중한 신앙의 추억이 여기 구석구석에 스며있습니다. 어떻게 허물면 없어지고 말 옛집에 불과하겠습니까?

물론 이 구 성전은 철거를 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도 이 추억, 이 소중한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 사진을 남기고, 벽돌도 몇 장 남겨 보관하려고 합니다. 아마 먼 훗날 이 성전을 기억하지 못하는 우리의 후손들이 이렇게 묻겠지요. “이 사진이 뭐예요? 이 벽돌은 뭐에요?” 그러면 여러분들은 그 후손들에게, 후배들에게 이렇게 대답해 주십시오. “이 성전은 아주 오래 전 내가 세례 받고 신앙생활 시작한 곳이란다. 내가 은혜 받고 믿음이 자란 곳이란다. 지금은 비록 허물어져 없지만 내 마음 속에 영원히 잊어지지 않고 기억에 남는 영원한 내 신앙의 고향이란다.” 하고 말입니다. 

마치 요단강 바닥에서 옮겨온 열두 개의 돌이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은혜로 요단강을 건너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들어간 사건을 영원히 기념하는 기념물 된 것처럼, 그래서 그 기념물을 보고 후손들이 물어볼 때 대답해 준 것처럼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이 성전이 영원히 우리 교회의 역사에 남게 되는 것이지요.

마지막 셋째, 우리가 이 기억을 가지고 이제 새로운 약속의 땅으로 들어간 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것이 중요합니다. 새 땅으로 들어간다고 해서, 새로운 약속의 땅, 젖과 꿀이 흐르는 풍족한 땅으로 들어간다고 해서 반드시 그곳에서 행복하라는 법은 없습니다. 새로운 땅이 이스라엘의 미래를 보장해주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약속의 땅에서 하나님께 불순종하고 죄를 지을 때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진노를 사고 큰 징계를 받게 됩니다.

땅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옥토를 가지고 있다 해도 그 위에 정성스럽게 씨를 뿌리고 땀 흘려 농사하지 않으면 아무런 결실을 거둘 수 없는 것처럼 땅이 모든 것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비록 새로운 땅, 약속의 땅에 들어갔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땅에서 하나님께 철저하게 순종하고 믿음으로 굳건하게 살아야 했습니다. 그래야만 하나님이 그 약속의 땅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밝은 미래를 열어주실 것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비록 새 집, 이 성전에 비해 네 배도 훨씬 넘는 큰 성전으로 들어가지만, 그곳에는 여기와는 비교할 수 없는 넓은 공간과 최신 시설과 편리함이 있지만 그러나 그 건물이 반드시 우리 교회의 밝은 미래를 무조건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그곳에서 지금까지보다 더 잘해야만 합니다. 하나님을 더 잘 믿어야 합니다. 하나님을 더 뜨겁게 예배해야 합니다. 이곳에서보다 오히려 더 하나님께 순종하고 열심으로 섬기고 봉사해야 합니다. 더 열심히 전도해야 합니다. 더 헌신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우리에게는 결코 밝은 미래, 새 시대가 없습니다. 

이렇게 되어야 우리는 새 성전과 더불어 우리교회의 새 시대를 열어가고 제2의 부흥을 열어가고 우리 교회가 장차 이 지역을 뛰어넘어 포항 전체에서, 그리고 대한민국 전체와 전 세례를 품는 위대한 교회로 나가가게 될 것입니다. 이 미래를 저와 여러분이, 우리 교회의 새 세대가 함께 열어갈 수 있기 바랍니다. 오늘 이 성전에서 마지막으로 주일예배를 드리는 날, 이 각오와 이 간절한 마음을 품고 다시금 새롭게 시작하는 순간이 되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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