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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마지막 사랑 (요 1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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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사랑 (요 13:1-17)
  

2년 전에 개봉되었던 영화중에 ‘벤자민 버튼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어떤 한 사람이 평범한 사람과는 다르게 인생을 거꾸로 살아간다는 ... 노년의 모습으로 태어나서 젊음을 거쳐서 유아기를 통해서 삶을 마감한다는 독특한 설정을 하고 영화가 전개됩니다. 제 1차 세계대전이 끝나는 날 미국 뉴올리언즈의 한 부유한 가정에서 한 아기가 태어납니다. 

하지만, 산모는 아기를 낳다가 숨을 거두고 아기의 아버지는 사랑하는 부인이 죽어간다는 충격과 함께 아기의 기괴한 모습을 보고는 아기를 한 양로원의 문 앞에 버립니다. 다행히도 노인의 모습으로 태어난 벤자민은 양로원의 가족들과 노인들의 따뜻한 사랑을 받으며 자라납니다. 자라날수록 노인의 모습은 사라지고 준수한 젊은이로 변해가게 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를 버렸던 아버지가 그를 다시 찾게 되고 그 둘 사이의 화해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벤자민은 자기를 버린 아버지를 용서하고... 병에 걸린 아버지는 커다란 단추공장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그의 모든 재산을 벤자민에게 물려주고 세상을 떠납니다. 
  
양로원의 노인들 틈에서 자라나던 벤자민은 데이지라는 소녀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둘 사이에 가슴 뭉쿨한 사랑이 시작되는 것이지요. 데이지는 뉴욕으로 가서 발레리나로 성공을 합니다. 날마다 화려한 무대에서 공연을 하고... 단원들과 사랑을 하며 지냅니다. 

어느 날 갑자기 벤자민이 데이지를 찾아갔지만... 그녀의 삶 속에 벤자민이 들어 갈 틈은 없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프랑스에 가서 공연을 하던 데이지가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치면서 이야기는 새롭게 전개됩니다. 더 이상 발레를 할 수 없어서 절망하는 데이지 곁에서 벤자민은 그를 정성으로 간호해주며 둘 사이에 다시금 사랑이 시작됩니다.
   
하지만 그 사랑이 오래 갈 수가 없는 것은 둘은 서로 다른 시간 속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은 노년을 향해서 가고 있었고 한 사람은 유년을 향해서 가고 있었으니까요. 게다가 둘 사이에 딸이 태어나자 벤자민은 더 이상 그들 곁에 머무르는 것이 그들에게 전혀 도움이 돌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는 자기가 가진 재산을 모두 데이지에게 맡기고 집을 나갑니다.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며 살게 되지요. 그리고 시간이 흘러서.. 데이지는 어느 날 벤자민이 이제는 어린이의 모습을 하고 옛날 그가 자라던 양로원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물론 그는 그녀가 데이지라는 것을 알아볼 수가 없었고... 시간이 갈수록 그는 점점 아기로 되어갑니다. 그래도 데이지는 그를 끝까지 보살펴줍니다. 결국 아기가 된 벤자민은 그녀의 품에서 세상을 떠나게 된다는 이야기이지요. 
   
생각해보면 그것은 사람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입니다. 사랑의 힘이 얼마나 크고 소중한 것인지... 진정한 사랑은 사람들에게 드리워진 어떤 운명이나... 한계나... 시간적인 제약도 극복하게 한다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바라보기조차 거북한 모습으로 태어난 벤자민이 잘 자라나고 세상을 향하여 나갈 수 있었던 것은 그를 사랑해 주었던 양로원의 가족들과 노인들의 사랑 덕택이었습니다. 

영화는 이제 임종을 앞에 둔 데이지에게 둘 사이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은 벤자민의 일기를... 그 둘 사이에서 낳은 딸이 읽어주는 것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그녀가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뉴올리언즈의 병원은 다가오는 허리케인으로 인해서 초비상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주변의 어수선함도 데이지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를 않았습니다. 물론 그녀가 이제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것도 그 이유가 되겠지만... 그가 벤자민으로부터 받은 사랑의 힘 때문이지요. 그 사랑이 지금 그녀로 하여금 죽음도... 그리고 무섭게 다가오는 태풍도 두려워하지 않고 평온함을 유지하도록 만드는 비결이 되고 있음을 영화는 우리에게 암시하고 있습니다. 

만일 우리들의 인생에 종말이 찾아온다면... 내일이면 우리가 살던 세상을 떠나게 된다면... 그 때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한번쯤은 생각할만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면...’ 이게 아니라 ‘내일 나의 인생에 종말이 찾아온다면... 나의 모든 것을 그냥 두고 이 세상을 떠나야 한다면... 그 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쩌면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말씀이 이 얄궂은 질문에 대한 하나의 해답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월절 전에 예수께서 자기가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이른 줄 아시고...’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때는 유월절이 임박한 시기였고... 예수와 제자들은 한 곳에 모여서 저녁을 들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들 중에 누구도 오늘이 예수와 함께 나누는 마지막 저녁이 될 거라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단지 이제껏 수없이 함께 했던 저녁을 오늘도 함께 하는 구나... 아마 제자들은 아무런 특별한 생각이나 느낌도 없이 그 저녁을 맞이하게 되었겠지요. 그런데... 예수는 그 자리에서 평소에는 좀처럼 하지 않았던 이상하고 당혹스러운 행동을 하였습니다.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시더니 겉옷을 벗고는 수건을 허리에 둘렀습니다. 그리고는 대야에 물을 담아서 가져오시더니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기 시작하는 것이 아닙니까?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인지... 
   
베드로의 차례가 되었습니다. 베드로는 예수가 발을 씻는 것을 거절합니다. ‘주님... 주님께서 어떻게 저의 발을 씻기실 수가 있습니까? 제가 주님의 발을 씻어드리는 것은 몰라도 저는 절대로 주님에게 제 발을 맡겨드릴 수가 없습니다...’ 그러자 예수는 그에게 대답하셨습니다. ‘네가 지금은 몰라도 후에는 알게 될 것이다...’ 그래도 베드로가 거절하니까 이렇게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만일 내기 네 발을 씻어주지 않는다면... 너는 나와 상관없는 사람이 되고 말거야...’ 그러자 베드로의 태도가 바뀌었습니다. ‘그렇다면 주님 내 발뿐 아니라 손과 머리도 씻겨 주시지요...’ ‘이미 목욕한 사람은 발 만 씻으면 되는 거야.. 이미 온 몸은 다 깨끗하니까 다시 씻을 필요는 없어...’ 그리고는 베드로의 발도 씻어 주셨습니다. 
  
이렇게 예수와 베드로가 나눈 이야기를 생각해보면 그 가운데서 우리는 ‘왜 예수님이 세상을 떠나기 전 날 밤에 특별히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셨을까?’하는 이유를 깨달을 수가 있습니다. 우리는 특별히 예수가 베드로에게 하신 말씀을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예수님은 먼저 ‘내가 왜 너희들의 발을 씻어주는지... 그 이유를 지금은 몰라도 후에는 알게 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v.7) 그리고 ‘내가 네 발을 씻어주지 않으면 너는 나와 상관이 없다’고도 하셨습니다.(v.8) 마지막으로 예수는 ‘지금 너는 온 몸이 깨끗하니까 오직 발만 씻으면 된다.’고도 하셨습니다.(v.10) 
   
이러한 예수님의 말들이 담고 있는 뜻은 무엇일까요? 먼저 우리는 예수가 ‘지금은 내가 왜 이러는지 너희가 몰라도 후에는 알게 될 것이다...’라고 하셨던 대목을 생각해 봅시다. 어쩌면 여기에 예수의 행동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단서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요한복음의 기자는 여기에 대한 분명한 대답을 우리에게 주고 있습니다. 그는 우리에게 그 운명적인 날 밤에... 예수가 자기들에게 하셨던 이해 할 수 없는 행위를 소개하면서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1절의 말씀이 바로 그 대목인 것이지요. ‘유월절 전에 예수께서 자기가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이른 줄 아시고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v.1) 아마 이 대목은 그들이 우리들에게 예수가 하신 일들을 기록하면서... 말씀을 읽는 우리들이 이해를 쉽게 하도록 후에 덧붙인... 그들 자신의 생각을 담고 있는 대목이라고 여겨집니다. 정말 당시에는 잘 몰랐었는데... 그것이 우리를 향한 예수님의 사랑이라고는 생각할 수가 없었는데... 예수님 말씀처럼... 잘 알지 못했었는데... 주님이 없는 세상을 살다가 어느 순간엔가... 문득 그 마음을 알게 된 것입니다.
   
‘아 그게 사랑이었구나...’ 그들은 당시엔 전혀 몰랐습니다. 왜 갑자기 예수가 발을 씻어주시는지... 그리고  그 다음날 예수가 십자가를 지시는 것도 전혀 몰랐는데... 비로소 알게 된 것입니다. '아 그것이 사랑이로구나... 예수가 자기들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그것을 말로해서는 잘 깨닫지 못할 테니까... 발을 씻어주시는 행동을 통해서 우리들에게 일깨워 주신 것이로구나...' 그들은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그날 밤의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이것은 예수가 우리들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그것을 보여주는 사랑의 행위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가 자기들의 발을 씻어주신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예수가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본다면 우리는 예수가 베드로에게 하신 두 번째, 세 번째 말의 의미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먼저 예수는 발을 씻어주시기를 거절하는 베드로에게 ‘내가 너를 씻기지 아니하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느니라...’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깨닫게 되는 발을 씻어주시는 행위는 예수와 베드로의 관계를 다시 확인 시켜주는 뜻이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가 있습니다. 물론 베드로는 예수님에게는 참으로 소중한 사람입니다. 가장 먼저 부르심을 받은 제자 중의 한 사람이고... 이제는 열 두 제자를 대표할 정도로 공동체 안에서 중요한 인물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는 ‘만일 내가 네 발을 씻어주지 않는다면 너는 나와 상관이 없어질 거야...’ 지난 날 동안 우리들의 관계가 얼마나 좋았는지는 몰라도... 발씻어주는 일이 없다면... 그것은 금방 끝나버릴 수도 있는 거야... 예수가 베드로의 발을 씻어주기 원하는 것은 다시 말하면 그와의 관계를 확인하고 싶어 하는 그런 마음이 있었던 것이지요. 그것은 오로지 예수의 사랑을 통해서만 생명력을 지탱하는 관계입니다. 

비록 예수가 이제 내일이면 세상을 떠나더라도... 그래서 베드로와는 함께 할 수가 없다고 하더라도... 발을 씻어주신 행동 속에서 베드로가 자신을 향한 예수의 사랑의 마음만 읽을 수 있다면... 이제는 아무 것도 예수와 베드로의 관계를 방해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비록 한 때 그들이 그렇게 가깝고도 소중한 사이였다고 하더라도.. 그 마음속에 사랑의 흔적이 남아 있지 않다면... 그들의 관계는 생명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자 베드로는 예수에게 발뿐만 아니라 머리와 손도 씻어달라고 하지만... 예수는 그것을 거절하십니다. 이미 온 몸이 깨끗해졌기 때문에... 다른 곳은 씻을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온 몸이 깨끗하다는 것이 가진 의미는 어떤 것일까요? 우리는 과연 온 몸이 깨끗한 사람일까요? 

그렇습니다! 온 몸이 깨끗하다는 것은 이제 우리가 예수를 나의 주님이시오 그리스도로 영접하고 세례를 받게 된 것을 말합니다. 이미 우리는 세례를 받을 때에 지난날의 모든 허물과 잘못을 용서받고 새로운 피조물로서 다시 태어났기 때문에... 우리들은 온 몸이 깨끗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생각해야할 것은 우리가 온 몸이 다 깨끗한 사람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는 우리의 발을 씻어주려 하신다는 것입니다.
   
발이 다른 몸의 부분에 비해서 유달리 더러움을 많이 타기 때문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우리는 그 까닭을 1절에서 이야기하는 ‘사랑의 빛’에서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예수께서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 비록 우리가 예수를 믿음으로 구원받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여전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주님의 사랑이라는 것이지요. 주님의 사랑이 우리들 가운데서 느껴지고 확인 될 때에 우리들은 열심히 믿음의 길을 걸어 갈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아무리 구원을 받은 사람이라도 웬지 맥 빠지고... 흔들리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주님이 우리의 발을 씻어주시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주님의 사랑을 힘입을 때... 주님의 사랑이 생각날 때... 우리는 어떤 어려움이나 고난이 찾아와도 흔들리지 않고 신앙의 여정을 걸어갈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예수가 세상을 떠나기 전날 밤에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것은 오로지 요한복음에만 기록되어 있습니다. 다른 세 복음서에는 예수가 유월절의 만찬을 통해서 행하신 마지막 만찬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유독 요한복음에서만은 마지막 만찬보다는 발을 씻어주시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그날 밤의 예수님의 행위를 통해서 정말 예수가 나를 사랑하시는 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사랑이 바로 그들이 이제껏 세상을 이기는 힘이 되었습니다. 

그날 그들의 발을 씻어주시던 예수의 따스한 손길을 그들은 평생을 통해서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디를 가든지 그들은 항상 자기들 곁에는 예수가 함께 하신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이 닥쳐와도 항상 예수님의 사랑을 생각하며... 그 사랑 안에서 모든 어려움을 물리치며 믿음의 길을 걸어 갈 수가 있게 되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그들은 이 아름다운 이야기를 우리에게 소개하면서... ‘오늘의 우리들이 있게 한 것은 바로 그날 밤 예수가 자기들의 발을 씻어주시는 행위를 통해서 보여주신 그 마지막 사랑 덕택이었습니다...’ 이렇게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생각하면 이것은 바로 오늘 우리들의 고백이기도 하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우리들 중에 그날 밤의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오늘의 말씀을 읽고 묵상을 할 때마다 비록 그 날과 오늘 사이에는 무한한 시간과 공간의 차이가 있지만...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던 그 예수님이 나의 발도 씻어주시는구나... 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러면서 우리들도 예수님이 보여주시는 그 마지막 사랑에 초대를 받게 됩니다. 이미 우리들은 이 마지막 사랑의 능력 가운데 머무르고 있는 것이지요. 그 사랑이 있기에 우리들은 지금도 나와 함께 하시는 주님을 붙잡고 믿음의 길을 걸어 갈 수 있습니다. 그 사랑이 있기에 우리들은 많은 고비들을 넘기면서 여기까지 올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 예수가 우리들의 발을 씻어주시면서 보여 주시는 그 사랑이 우리들 가운데 충만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렇게 예수로부터 그의 마지막 사랑을 받은 사람들... 예수가 자기들의 발을 씻어주신 사랑을 경험한 사람들... 그들에게 주어진 사명이 있다면.. 그것은 그들도 예수님처럼 이제는 세상에 나가서 사람들의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룟 유다를 포함해서 모든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후 예수님은 이렇게 그들에게 당부하셨습니다.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겼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기는 것이 옳으니라...’ 예수가 우리들의 발을 씻어주신 또 하나의 목적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들에게 예수가 우리들을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그것을 알아서 세상을 이기는 믿음을 가지게 하는 듯도 있지만.. 그와 함께 우리들도 예수님처럼 서로의 발을 씻어주는 데도 그 목적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서로의 발을 씻어 준다는 것을 우리는 섬김으로 이해하고 있고... 종종 서로의 발을 씻어주는 의식을 행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이제는 기업에서도 이렇게 발을 씻어주는 의식을 행하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겉으로 드러나는 행위가 아니라 그 속에 담겨진 마음입니다. 우리가 서로의 발을 씻어줄 때에 항상 가슴 속에 품어야 하는 것은 바로 내가 받은 주님의 사랑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서로에게 베풀어 주려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이제는 너희가 서로의 발을 씻어줄 차례라고 하시는 주님이 기대하시는 일입니다. 
  
예수는 지상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을 때... 그가 해야 할 유일한 행위는 제자들에게 사랑을 깨닫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러한 생각이 바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는 일을 통해서 나타난 것이지요. 이러한 사랑을 받은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힘써야 하는 일도 내가 받은 주님을 사랑을 사람들에게 베풀어 주는 일입니다. 비록 우리들이 주님처럼 그렇게 큰 사랑을 할 수는 없어도 만일 우리가 행하는 사랑의 행위 속에 진정함이 담겨 있다면... 그 작은 사랑은 사람들의 삶의 여정에 있어서 커다란 위안과 힘이 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예수는 이렇게도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이것을 알고 행하면 복이 있으리라...’(v.17) 진정 세상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사랑을 받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랑을 베푸는 사람인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지요. 어쩌면 그런 면에서 예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인생을 사신 분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마지막 순간까지도 오직 사랑만을 하다가 세상을 떠나셨고.. 오늘도 그의 사랑에 영향을 받아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된 사람들이 날마다 새롭게 생겨나고 있으니까요.
  
사랑을 베푸는 데서 얻어지는 행복... 우리가 세상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소중한 행복을 예수님처럼 서로의 발을 씻어주는 행위를 통해서 느끼며 살아가는 우리들 모두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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