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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페인트 사건

  • 이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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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 사건

내가 어머니로써 가장 뿌듯함을 느꼈던 날은 오래 전 흰 페인트가 집안에 온통 쏟아지던 날이었다. 나는 열 네 살 난 아들 제레미와 방을 칠하기로 계획했다.
그는 어느 틈엔가 페인트를 한 통 가득하게 사왔고, 집안을 샅샅이 뒤지며 칠을 할 때 필요한 도구를 모았다. 나는 그 애에게 내일이면 도와 줄 수 있겠다 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제레미는 성격상 조급한 것이 나와 비슷해서 한번 어떠한 생각이 떠오르면 그는 즉시 그것을 행동에 옮기고야 마는 성격이었다. 내가 세탁물을 한아름 안고 계단꼭대기에 도달했을 때 제레미는 이미 그곳에 와있었다.
내가 그 애 곁에서 한 발짝 발을 내딛었을 때 일이 벌어졌다. 열려진 페인트 뚜껑을 통해 하얀색의 페인트가 마치 슬로우 모션같이 줄줄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우리의 눈은 겁에 질린 채 마주쳤다. 그 페인트가 쏟아지며 사방으로 튀겨 나갔다. 아들 몸에, 홀 위에 그리고 벽지 위에도, 튀지 않은 곳은 단 한군데도 없었다.
난 말문이 막혀 버렸다.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아들과 나는 젖은 수건을 찾아 그 수건으로 페인트를 훔치고 카페트를 물로 세척하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그 페인트는 물로 씻겨지는 페인트였다. 제레미의 눈은 여러 번 내 눈과 마주쳤다.
다음의 그의 표정은 "엄마 저를 용서해주시겠지요."라는 표정이었다. 그 다음엔 "엄마는 이제 곧 고함을 지르실 것 같아요." 마지막에는 "이번 경우 이런 일은 끔찍한 실수로 간주해 주실 수 있지 않겠어요 ?"라고 하는 표정이었다.
우리가 쏟아진 페인트를 마지막으로 씻고 있었을 때 우리들의 눈은 다시 한번 마주쳤다. 그의 눈은 "어머니는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어머니예요. 나는 항상 이것을 기억할 께요 !" 라고 분명하게 말하고 있었다.
나는 내 혀를 움직여 화를 내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내가 지금보다 더 젊은 어머니였을 때는 그와 같은 일에 대해 어떻게 반응해야 좋을는지를 몰랐기 때문에 이에 대해 알기를 얼마나 원했던가!
예화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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