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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종려주일] 다 이루신 십자가 (요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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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이루신 십자가  
 
“예수께서 신 포도주를 받으신 후 가라사대 다 이루었다 하시고 머리를 숙이시고 영혼이 돌아가시니라”(요 19:30) 

본문은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마지막 운명하시는 광경을 그리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일곱 마디의 말씀을 남기셨는데 만약에 마지막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라는 기도가 개인적인 기도였다면 ‘다 이루었다’ 하는 이 기도는 예수님의 생애의 마지막 기도입니다. 주님은 십자가에 매달려 죽으시고 마지막 생명이 끊어지는 그 순간에 이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그러면 도대체 예수님이 다 이루셨다는 것은 무엇을 이루셨다는 것이고, 이 말씀은 오늘날 우리 신앙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살펴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II. 십자가로 달려온 구원역사 

먼저 예수의 십자가가 여기에 있기까지 달려왔던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제일 먼저 천상의 세계와 지상의 세계, 이 두 세계를 창조하셨습니다. 천상의 세계가 영적인 피조물들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도록 만들어졌다면, 지상의 세계는 눈에 보이는 피조물들을 창조하심으로써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도록 만드셨습니다. 천상의 세계는 하나님이 천사들을 부리며 직접 다스렸지만 지상의 세계는 인간을 하나님이 창조하신 뜻과 생각을 따라서 가꾸고 돌볼 왕과 같은 대리자로 태어나게 하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에게는 다른 피조물들에게는 주시지 않은 영혼을 주심으로 위로는 하나님과 관계를 맺고 아래로는 이 세계를 다스리게 하셨으며 옆으로는 인간들과 서로 알고 사랑하며 살도록 창조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 세계 속에 신성의 영광의 충만한 흔적을 남기셨고, 창조된 모든 피조물들은 보이지 않는 연결을 이루면서 창조주의 영광의 찬란한 빛을 비추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인간은 바로 이 세상에 가득한 영광의 빛이 하나님께로부터 이 세상에 들어오는 중요한 고리의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A. 언약과 인간의 타락 

그러나 인간은 하나님과의 약속을 어기로 죄를 지음으로 하나님 앞에 타락한 것입니다. 죄가 온 창조 세계를 뒤덮었고 이 세계 안에 가득하던 하나님의 충만한 영광은 하나님이 직접 거두셨고 그래서 이 세계는 완전한 어두움과 타락의 폐해들이 남게 되었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인간은 하나님과의 관계가 끊어져 영적인 생명을 공급받을 수 없게 되었고 사람들과의 관계가 깨어지고 자연과의 관계도 끊어져서 오히려 자신에게 복종할 이 세상에 지배를 받으며 복종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모든 관계가 끊어진 채 고립된 존재가 되었고, 행복하게 인생을 영위해 갈 자원을 상실한 채 허무한 것에 굴복하며 불행하게 살게 되었습니다. 

B. 죄인을 향한 하나님의 은총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타락한 인간을 차마 버리실수가 없어 아주 특별한 은총을 베푸셨던 것입니다.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창 2:17)고 말씀하셨지만, 인간은 이 명령을 어겼습니다. 하나님이 약속하신 결과대로라면 즉각적으로 죽임을 당하여야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두 가지 놀라운 은총을 베푸심으로 인간을 창조하신 목적이 없어지지 않도록 배려하셨습니다. 첫 번째는 육체의 죽음을 유보하신 것입니다. 범죄 하는 즉시 영혼은 죽었지만, 육체의 죽음은 유보하심으로 자손들이 대를 이어 하나님의 창조의 목적을 계승하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메시아를 약속하셨습니다. ‘여자의 후손이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요, 뱀은 발뒤꿈치를 물리라’(창 3:15)는 이 예언은 명백하게 여자의 후손 마리아의 아들로 태어나실 예수 그리스도를 예고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메시아 사상은 계속 이어졌고, 이스라엘 역사 속에서 선지자들은 메시아의 출현을 예고하였습니다. 이런 예언을 따라 예수 그리스도는 사람을 몸을 입고 이 세상에 내려오셨던 것입니다. 


III. 십자가에서 다 이루심 

A. 오직 십자가에서 선언하심 

예수님은 오직 단 한번 다 이루었다고 말씀하셨고, 오직 십자가 한 곳에서만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생애동안 십자가 죽음보다 더 찬란한 영광이 깃들여 있는 발자취가 많았지만, 마지막 절명하는 그 순간에 비로소 다 이루었다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B. 십자가에서 다 이루신 일 

예수님은 죄가 없으신 분이셨기에 고난을 당하여야 할 이유가 없으신 분이었습니다. 그러나 고통 받는 인간들을 향한 불쌍히 여기는 마음 때문에 눈물이 마를 날이 없는 생애를 사셨습니다. 33년을 이 세상에 사시면서 온갖 멸시와 치욕을 받으시고 노예처럼 이 세상의 쓰레기 같은 인간들을 섬기시면서 일생을 사셨습니다. 자신을 온전히 인간들을 위해 주심으로 헌신적인 긍휼과 봉사의 삶을 사셨습니다. 그 분의 인격과 삶을 통해 비취는 찬란한 은혜의 빛은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과 은혜를 우리에게 전해주는 눈부신 불빛이 되었던 것입니다. 

당신은 죄가 없으셨지만 인성 안에서 순종을 배워가셨고 하나님의 아들이시라도 차마 사람의 몸을 입기 전까지는 아실 수 없었던 죄로 말미암는 인간의 모든 경험적인 지식을 체득하셨던 것입니다. 그럴수록 주님의 마음에는 죄 가운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들에 대한 사랑으로 충만해지셨고, 그래서 일시적으로가 아니라 영원히 이 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예수님은 친히 십자가에서 자신의 생명을 속죄의 재물로 아버지께 바쳤던 것입니다. 이것을 가리켜서 구속이라고 부르고, 우리들을 구속하실 모든 근거들을 십자가에서 완전히 이루셨기 때문에 주님은 마지막 죽으시는 그 순간에 ‘다 이루었도다’ 라고 말씀하실 수 있으셨던 것입니다. 

이 구속은 값을 주고 산다는 뜻인데 두 가지로부터 구속을 가르칩니다. 첫 번째는 율법으로부터의 구속입니다. 율법은 돌판에 새겨진 율법이며 두 번째는 우리의 양심에 새겨진 율법입니다. 원래 인간은 두 율법이 완전하게 일치하였으나 죄가 들어온 다음부터는 마음의 율법이 희미해지기 시작해서 죄를 짓고 가책도 느끼지 않는 화인 맞은 인간들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율법의 정죄하는 기능을 따라 인간들이 하나님의 저주 아래 있음을 예수님은 아셨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께서 죄 없는 몸으로 사람의 몸을 입고 이 세상에 오셔서 우리의 모든 죄를 짊어지시고 대신 자신을 제물로 바치심으로, 십자가에서 우리를 향한 율법의 저주를 모두 성취하심으로 우리를 구원해 낼 모든 필요한 일들을 다 이루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 율법의 저주 아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 아래 있는 사람들이 되었던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또한 우리를 모든 의식적인 율법으로부터 구속해 내는 일을 다 이루셨던 것입니다. 하나님을 떠나 짐승처럼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아셨기에 일부 인간들에게 제사의 제도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의식을 따라 자신을 정결케 함으로써 잠시 하나님과 교통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모든 의식적인 율법과 제사를 통하지 않고도 하나님을 만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셨던 것입니다. 성소와 지성소 사이에 있었던 휘장을 갈라 놓으셨고, 우리와 하나님 사이에 막혔던 그 휘장도 찢으셨습니다. 그래서 누구든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마음으로 인간의 의를 벗어버리고 보좌에 이르는 피 뿌린 새로운 산길을 걸어 휘장을 지나 아버지 앞에 나아오는 모든 죄인들은 하나님을 뵈올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셨던 것입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더 이상 행위의 율법을 따라서 구원받을 필요가 없도록 완전한 하나님의 의를 이루셨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모든 율법의 요구들을 완전히 감당하고 죄 값을 모두 치러주심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유일한 구원의 근거가 되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죄로부터 우리를 완전히 구속하심으로 다시는 우리가 죄 때문에 하나님 앞에 정죄 받지 않는 사람들이 되도록 만들어 주셨습니다. 신분과 지위 면에서 죄인으로 태어나 하나님의 진노가 그 위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하나님의 진노의 자식에서 하나님의 사랑하는 자녀들로 신분을 바꿔 주셨고 아버지의 집에서 모든 것을 유업으로 누릴 수 있는 상속자가 되게 해 주셨던 것입니다. 또한 죄인은 의롭게 살고자 하여도 마음 안에 강력하게 잡아끄는 죄의 얽매임 때문에 죄를 지으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자신을 구원할 수 없을 그때에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우리를 얽어맨 이 모든 죄와 사슬에서 우리를 해방시켜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이 모든 필요한 일들을 주님이 십자가에서 모두 이루셨기 때문에 주님은 다 이루었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IV. 십자가 아래서 살자 

그러나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다 이루었다 외치는 그 순간에도 병든 자들은 그 땅에 많이 있었고, 눈멀고 고침을 받지 못한 문둥병자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진리를 알지 못해 설교해 주셔야 할 영혼들도 많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다 이루었다고 말씀하시는 것일까요? 예수님은 모든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이 세상에 오셨고, 또 십자가에서 이렇게 하나님의 저주를 한 몸에 받으시고 죽고 나면 주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주님이 못하고 가신 그 일들의 뒤를 이을 것을 아셨기 때문입니다. 

주님을 지극히 사랑하고 나를 위해 자기를 버리신 십자가의 의미에 감격하는 성도들은 마지막 남은 소원이 예수를 위해 죽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들 중 대다수의 사람들은 무위도식하며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오늘 몸부림 치고 살아가는 쓰레기 같은 일들이 주님이 만약에 오늘 밤에 오신다면 내일도 계속해야 할 일들일까요? 십자가를 아는 것만큼 거룩하신 하나님을 아는 것이며 하나님을 아는 것만큼만 하나님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이 말씀 앞에서 한번 어린 아이 같은 마음이 되어 보십시오. 위선과 거짓의 껍질을 다 벗고 피 흘려 죽으신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여러분들에게 무엇인지 한 번 마음으로 말해보십시오. 그리고 살아있다고 일컫는 이 날 동안에 놀지 말고 쉬지 말고 주님을 위해서 부단히 애쓰고 예수 그리스도 위해 희생하고 주님을 위해서 넘치는 성도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김남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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