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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부활주일] 죽어야 산다는 부활의 진리 (요 2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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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야 산다는 부활의 진리 (요 20:1-18)


오늘 본문은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예수님께서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신 사실을 전하는 복음서의 기록들 중의 하나입니다. 예수님께서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완전히 죽으셨다가 부활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왜 죽으셨습니까? 우리를 살리시기 위해서입니다. 우리의 죄 값을 다 치루시고 우리를 죄와 죽음으로부터 해방시키시며 우리를 영원히 복된 삶에로 구원하시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시 살아나신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다시 살아나심은 당신 혼자만의 부활이 아니라 많은 사람의 부활을 위한 것입니다. 그는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 일어나는 부활의 역사의 첫 열매이십니다. 사도 바울은 고전15:20-21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그러나 이제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사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가 되셨도다. 사망이 한 사람으로 말미암았으니 죽은 자의 부활도 한 사람으로 말미암는도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그를 믿는 모든 이들의 부활의 보증인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다고 모든 사람이 다 자동적으로 부활하여 구원에 이르는 것은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이 곧 우리의 부활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먼저 그의 십자가의 죽으심에 참여해야 합니다. 사도 바울은 롬6:5에서 말했습니다: “만일 우리가 그의 죽으심과 같은 모양으로 연합한 자가 되었으면 또한 그의 부활과 같은 모양으로 연합한 자도 되리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으심에 참여한다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우리의 옛사람이 죽는 것입니다. 우리의 죄의 몸이 죽는 것입니다. 그래서 죄의 노예상태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다시 사도 바울의 말을 들어봅니다: “우리가 알거니와 우리의 옛 사람이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것은 죄의 몸이 죽어 다시는 우리가 죄에게 종노릇 하지 아니하려 함이니 이는 죽은 자가 죄에서 벗어나 의롭다 하심을 얻었음이라.”(롬6:6-7)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죽을 때 우리는 그와 함께 다시 살아나는 것입니다. 계속해서 사도 바울은 말하기를 “만일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으면 또한 그와 함께 살 줄을 믿노니”(롬6:8)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죽는 것이 사는 길이며 그와 함께 죽기를 거부하는 것은 그와 함께 다시 살아나 영원한 생명을 누릴 수 없는 길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 “무릇 자기 목숨을 보전하고자 하는 자는 잃을 것이요 잃는 자는 살리리라.”(눅17:33) 

이렇게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나는 것은 언젠가 또 다시 죽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영원히 죽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함입니다. 역시 사도 바울의 말입니다: “이는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셨으매 다시 죽지 아니하시고 사망이 다시 그를 주장하지 못할 줄을 앎이로라.(롬6:9) 우리에게 이루어질 부활도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처럼 영원히 살게 되는 부활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우리 각자가 죄에 대하여 죽을 때 영원한 생명으로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소망과 보증으로서의 의미도 있지만 또 다른 의미도 있습니다. 즉 우리들 한 사람 사람이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죽음으로써 우리들 자신이 다시 살아나게 되는 부활뿐 아니라, 나 한 사람이 죽음으로써 다른 많은 사람을 살리는 부활을 말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죽음은 바로 많은 사람을 살리시는 죽음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자기의 생명을 사랑하는 자는 잃어버릴 것이요 이 세상에서 자기의 생명을 미워하는 자는 영생하도록 보전하리라.”(요12:24-25) 가르치셨는데 몸소 그 말씀대로 실천하셨고 그 말씀이 참됨을 당신의 부활로 보증해주신 것입니다. 이렇게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두 가지 의미에서 “죽어야 산다”는 진리를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입니다. 첫째는 우리가 죄에 대하여 죽어야, 즉 죄의 몸인 우리의 옛사람이 죽어야 의에 대하여, 하나님께 대하여 새사람으로 살아나게 된다는 진리입니다. 

둘째는 한 사람의 희생적 죽음은 많은 사람을 살린다는 진리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이 두 가지 의미의 죽음을 원하십니다. 이 두 가지 의미의 죽음을 택하는 것이 우리가 새롭고 참되며 영원히 복된 삶을 얻는 길입니다. 그것을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우리에게 가르치며 또 우리에게 그것을 보증해줍니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부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새 생명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겉으로는 역동적이고 활력이 있는 것 같으나 속으로는 병든 구석이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병들었다는 진단이 계속 내려져도 들으려고 하질 않거나 알면서도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려고 하질 않는 한국교회입니다. 자각증세를 느끼지 못한 채 말기에 이른 암환자 같습니다. 최근에 주로 대형교회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태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기관의 지도자들 사이의 갈등과 대립은 개신교로 하여금 우리 사회로부터 손가락질과 등 돌림을 당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일찍이 한국교회가 이토록 우리 국민들에게서 신뢰를 잃고 명예가 실추된 적이 없습니다. 특히 물질욕과 명예욕과 권력욕에 눈이 어두워진 목사들이 교회를 부패시키며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고 있습니다. 

교단장 선거와 교회연합기관 대표 선거에서 십수억 원 또는 수십억 원의 돈을 쓴다는 말이 나돌고 있습니다. 교단 안의 재판국이 재판을 바르게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누구 하나 “내 잘못”이라며 나서지 않습니다. 다 남의 탓으로 돌리며 싸움질들만 계속하고 있습니다. 사회로부터 냉혹한 질타와 비아냥을 받으면서도 부끄러워할 줄도 모르고 돌아서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어쩌다 한 번씩 회개의 기도회를 하자고 모이지만 한 차례 행사로 끝날 뿐 진정 변화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습니다. 한국교회가 죄에 대하여 죽고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음에 참여해야 다시 살아날 터인데 아무도 죽으려 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암울한 상황에서 지난 21일 목요일 우리 교회가 소속된 서울노회의 제180회 정기노회가 열렸습니다. 이 노회에서 그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었습니다. 전체 회무진행시간의 절반 이상인 세 시간 반 동안 격론을 벌였습니다. 그리고 만장일치로 결의했습니다. 서울노회가 죽기로 한 것입니다. 우리 교단 안에서도 매년 반복되는 금권선거의 악습을 지금까지 예방하지 못하고 바르게 대응하지도 못한 책임으로부터 서울노회가 자유롭지 못함을 시인하며 통회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이러한 부패의 고리를 끊지 않으면 한국 개신교는 더 이상 이 나라에서 설 자리를 찾지 못할 것이라 절감하며 이에 책임지는 행동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서울노회가 다른 노회들의 귀감이 되어 총회를 바르게 이끌어가지 못한 점, 한국교회 최대의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부패를 막지하지 못하고 무력하게 수수방관해온 점, 한국 개신교가 사회와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잃고 외면을 당하는 동안 교회개혁을 주도하며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한 점 등을 부끄럽게 여기고 본 교단 총회와 한국교회 앞에 사죄하며 그 응분의 책임을 지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서울노회는 자책과 반성의 뜻으로 금년 가을에 열릴 본 교단 총회에 자진하여 총대를 파송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따라서 금번 봄 노회에서 총대선거를 아예 하지 않았습니다. 금권선거의 여지를 근본적으로 봉쇄하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차제에 노회의 총대선거에서부터 일체의 선거운동이 필요 없는 새로운 선거제도를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한국교회를 대표한다고 자처하는 본 교단의 소위 장자노회로서 본 교단뿐 아니라 한국교회의 모든 문제를 우리의 책임으로 끌어안으며 속죄하는 마음으로 총회에 참석할 권리를 자진하여 포기한 것입니다. 

서울노회는 이러한 결의와 건의가 총회와 다른 노회들과 온 성도들에 의해서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기를 기대하며 먼저 자숙과 내부개혁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시작하는 우리의 개혁의 노력을 우리 교단을 넘어서서 한국교회 전체에 그 결실이 있기까지 계속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한마디로 서울노회가 죽기로 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 죽음으로 인하여 먼저 서울노회가, 그리고 우리 교단이, 나아가 한국교회 전체가 새 생명으로 부활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다시 살려 일으켜주시기를 구하는 것입니다. 이 길만이 한국교회가 살 길이라고 믿습니다. 

죽어야 산다는 부활의 진리를 확신하는 것입니다. 언젠가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진정한 부활의 감격과 기쁨을 주실 것을 간구하며 우리 모두가 구습에 젖어 썩어질 우리 안의 옛사람을 죽이고 부활의 주님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 생명을 얻어 다시 태어나기를 다짐하는 이번 부활절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이수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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