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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무형화의 실패는 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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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형택 목사(강북제일교회) 

필립 모리스 회사가 '크래프트(Kraft:노란 사각치즈를 생산하는 회사로 잘 알려져 있는 식품회사)'를 매수하게 되었을 때 지불한 가격은 한화로 12조가 넘는 129억달러였다. 그런데 그 중 재료나 제품, 설비 등 유형 자산의 가치는 총액의 약 10%에 해당하는 13억 달러에 불과했다. 90%를 차지하는 나머지 116억 달러는 브랜드, 영업권, 지적 소유권 등 무형의 자산 가치에 대한 대가지불이었다. 유형의 자산가치보다 이제는 무형의 가치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임을 보여준 생생한 실례였다. 

원래 '자산'이란 단어의 의미는 '누군가가 소유하고 있는 것 또는 것들(a thing or things)'이라고 말하면서 유형의 것만을 고려 대상으로 삼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유형자산과 연결된 무형자산의 가치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유형의 가치에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가치요소가 훨씬 더 많이 덧붙여지게 된 것이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브루킹스 연구소의 연구결과를 인용했다. 1982년에 이미 광업과 제조업 분야에서조차 무형자산이 시가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8%에 이르렀고, 10년 후인 1992년에는 그 비율이 60%에 육박해 거의 3분의 2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이 시대의 경영혁신을 위해서는 예외 없이 데이터, 정보, 지식 등 더 많은 무형자산이 필요하고, 따라서 "무형화의 실패는 곧 파국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무형화의 실패'가 파국이라는 말이 너무도 강력하지 않은가? 무형의 가치를 높여놓지 않으면 망한다는 것이다. 신앙인들이 새겨 들어야 하는 말이다. 신앙인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유형의 자산에 목숨을 걸고 있다면 신앙의 삶은 파국이라는 것이다. 

"보이는 소망이 소망이 아니니 보는 것을 누가 바라리요"(롬 8:24)라는 말씀을 일찌감치 신앙의 기억 속에 담아두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보이는 것에 우리의 마음과 영혼까지 송두리째 빼앗겨 버리고 사는 것은 아닌가? 파국의 경고음이 생생하게 들려오는데도 말이다. 무형의 축복은 더 이상 받고 싶은 축복이 아니라고 하나님께 저항하듯 소리를 높이고, 어느새 유형의 것을 축복의 선물로 받지 못하면 그리 잘된 믿음 생활은 아니라고 판단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차인표씨가 상반기 중 개봉 예정인 탈북자를 다룬 '크로싱'이란 영화에 대한 정치적인 해석을 경계하면서 남긴 말이 기억에 남는다. "총선에 출마하느냐는 말도 들었습니다. 저는 좌파든 우파든 정치적인 관심은 없습니다. 오히려 굶주린 아이들을 위해 대신 울어주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굶주린 아이들을 위해 대신 울어주고 싶은 마음, 차인표씨는 모든 것을 유형의 그 무엇으로 평가받고 싶어하는 우리들에게 강한 일침을 쏘고 있었다. 믿음은 보이는 것으로 말하지 않는다. 무형화의 실패는 기업의 실패가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실패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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