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칼럼 아직 끝나지 않았다

첨부 1


- 이태형(국민일보 기독교연구소장)

이소연과 고산. 

이 두 젊은 한국인 남녀는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이 되기 위해서 피말리는 경쟁을 했다. 지난해 9월, 고씨가 최초 우주인으로 선발됐다. 고씨 이름이 불려졌을 때, 이씨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모두들 생각했을 것이다. '게임은 끝났다. 아무도 2등은 기억하지 않아.' 그러나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한국인 최초 우주인은 이씨로 교체됐다. 8일 저녁 우리는 한국인 최초 우주인의 비상을 보게 될 것이다. 모두가 끝났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게임은 끝나지 않았던 것이다. 

국회의원 선거전이 한창이다. 여야 모두 공천문제로 시끄러웠다. 공천 때마다 받은 자와 못 받은 자가 나오게 마련이다. 9일 선거에서도 승자와 패자는 갈린다. 그러나 그것으로 게임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다시 기회는 온다. 울며 씨를 뿌리는 사람들은 기쁨으로 단을 거둔다. 영원한 승자는 없다. 특히 정치판에서는. 

박찬호 선수가 결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선발진에 합류하지 못했다. 대부분 사람들이 박찬호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가 꿈을 버리지 않는 한 기회는 다시 찾아올 것이다. 우연히도 다저스 선발투수진이 전원 식중독에 걸릴 수 있고, 그래서 조 토레 감독은 어쩔 수 없이 박찬호에게 구원 사인을 보내야 할지 모른다. 모두가 끝났다고 생각했던 임창용 선수는 일본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얼짱' 스타인 다카하시 요시노부에게 던진 156㎞의 광속구는 '아직 임창용의 게임은 끝나지 않았음'을 알리는 팡파르였다. 

최근 한국을 찾은 로스앤젤레스의 한인 목회자와 이야기를 나눴다. 일부 장로들과 갈등을 겪고 교회를 떠날 생각마저 했던 그 목회자를 지탱했던 말이 바로 '아직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라고 한다. 모두가 교회의 분쟁을 보고 정갈한 목회를 펼쳤던 그 목회자의 목회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끝냄의 마침표를 찍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전히 작은 문제들은 있지만 현재 교회는 정상화됐고, 오히려 부흥하고 있다. 이 목회자는 전설적 미국 프로야구 선수인 요기 베라의 '끝나기 전에는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는 말을 잠언과 같이 늘 묵상한단다. 

치렁치렁한 삼손의 머리카락이 잘렸을 때, 모든 것이 끝난 것 같았다. 그러나 마지막 게임은 남아 있었다. 땡볕 속에서 방주를 만들던 노아 가족들을 보고 주위 사람들은 "끝났다"고 혀를 찼다. 그러나 끝나지 않았다. 비바람이 불더니 폭우가 내렸다. 죽은 나사로를 보고 마르다와 마리아는 예수님에게 "이제 끝났어요"라고 원망 섞인 한탄을 했다. 그러나 나사로는 살아났다. 

우리가 끝났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에도 끝난 것은 아니다. 끝나기 전에는 끝나지 않는다. 8일 이씨의 우주 비행을 바라보는 고씨의 마음을 생각해 본다. 그에게 이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아직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네." 

좌절 속에서 목회를 펼치는 개척교회 목회자들에게, 대학에 떨어진 수험생들에게, 승진에 누락된 회사원들에게, 실패한 사랑에 힘들어 하는 젊은이들에게, 내게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자탄하는 노인들에게, 특히 무너진 교회를 보며 흔들리는 크리스천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아직 게임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 출처 : 국민일보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