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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첫인상(First impression)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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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곤 목사(열린교회)

보통 사람은 평생 동안 10만 여명의 사람과 만난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만남 중에 첫인상이 인간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합니다. 첫 인상이 어떠냐에 따라 지속적인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고 한 번의 만남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한 반의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곱셈 문제를 내주고 5초 안에 그 값을 추정하도록 했습니다. 

⌜A반 : 8×7×6×5×4×3×2×1 = ?⌟ 

그리고 다른 반 학생들에게는 곱셈에 포함된 숫자의 순서만을 바꿔 그 값을 추정하게 했습니다. 

⌜B반 : 1×2×3×4×5×6×7×8 = ?⌟ 

그 결과 A반 학생들의 추정치는 2,250이었고 B반 학생들의 추정치는 512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5초 내에 암산을 마칠 수 없기 때문에 초기 값으로 어림짐작하다 보니 당연히 A반보다 B반의 학생들이 더 적은 값을 추정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어떤 값을 추정할 때 초기 값에 근거해서 판단하는 것을 ‘닻 내리기 효과(Anchoring Effect)’라고 합니다. 닻을 내린 곳에 배가 머물 듯이 처음 입력된 정보가 정신적 닻으로 작용해 전체적인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은 사람을 평가할 때도 똑같이 관찰된다고 합니다. 여기에 첫인상의 막연한 개연성의 함정이 있는 것입니다.

첫인상는 중요하지만 한 사람에 대한 정확한 정보일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인상은 웬만해서 바뀌지 않습니다. 첫인상(First impression)이란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서 보여지는 정보를 순간적으로 감지하고 정리하여 개인의 인지구조에 의해 각인시키고 보관된 자료이기 때문에 한 번 정보가 입력되면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미팅할 때 첫인상이 형성되는 시간은 10초도 안 되는 4초 정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첫인상 5초의 법칙⌟, ⌜30초의 첫인상이 인생을 좌우한다⌟, ⌜첫인상 3초 혁명⌟ 등과 같은 책이 나오고 있습니다.

첫인상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연령, 성(性), 체격, 용모, 피부색 등과 같은 육체적 특성과 사고력, 판단력, 창의력, 의사소통 능력 등과같은 지적 능력 그리고 수용성, 신뢰성, 사회성 등과 같은 퍼스낼리티(Personality) 특성 등이지만 첫인상은 거의 시각적 정보를 근거로 결정됩니다.

메라비언(Mehrabian)은 ‘인간의 평상적인 의사소통에 있어서 전달되는 사회적 의미의 55%가 얼굴 표정, 제스처 등 신체적인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 요소에 의해 전달되고, 38%가 언어가 아닌 음성적 요소에 의해 전달되며, 불과 7%만이 언어에 의해 전달된다’고 하였습니다. 첫인상은 인간의 감각기관(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을 통하여 지각된 정보가 상대방의 본질이나 사실과는 무관하게 자신의 사고체계와 감정상태 및 경험영역에 의하여 형성되고 각인되어 집니다.

이 첫인상은 첫눈에 들어오는 생김새나 복장, 표정이나 말투 등 극히 제한된 정보로 형성된 일회성(一回性), 신속성(迅速性), 일방성(一方性)을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 번 형성되면 여간해서 바꾸어지지 않습니다. 그것은 정보처리 과정에서 초기 정보가 후기 정보보다 훨씬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초두 효과 (Primacy Effect)’ 때문이라고 합니다. 

첫인상이 좋은 여자가 애교를 떨면 귀엽게 느껴지지만, 첫인상이 나쁜 여자가 애교를 떨면 푼수처럼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첫인상이 좋은 사람이 머리가 좋다는 말을 들으면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으로 판단하지만, 첫인상이 나쁜 사람이 머리가 좋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 사람을 교활한 사람이라고 평가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처음에 들어온 정보가 나중에 들어오는 정보에 대한 해석 지침을 제공하는‘맥락효과 (Context Effect)’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여기에 첫인상이 고정관념, 선입견이 되어 그릇된 결론을 도출해 내는 함정이 있습니다.

첫인상이 매우 좋았을지라도 가끔 사기를 친다는 얘기를 들으면 긍정적인 인상을 단번에 나쁜 인상으로 바꿔버립니다. 반면에 첫인상이 매우 나쁘면 그 사람에 대한 긍정적인 말을 듣는다 할지라도 그 사람의 나쁜 인상을 바꾸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좋았던 첫인상은 부정적인 정보를 접하면 쉽게 나쁜 쪽으로 바뀌지만 한 번 나쁘게 박힌 첫인상은 웬만한 긍정적 정보로는 좋은 쪽으로 바뀌지 않습니다. 부정적인 정보가 긍정적인 정보보다 인상 형성에 더 강력하게 작용한다는‘부정성 효과(Negative Effect)’ 때문입니다. 인간 죄성 때문에 일어나는 함정입니다.

순간의 판단이 항상 옳을 수는 없습니다. 1970년 텍사스 휴스턴 대학에서 뜻하지 않게 행해졌던 실험이 있습니다. 의과대학에 지원한 학생들을 먼저 필기시험과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선정했는데 행정 착오로 학생을 적게 뽑은 것입니다. 그래서 면접에서 떨어뜨렸던 학생을 합격시켰습니다. 그런데 첫 기말 고사에서 두 부류 학생은 전혀 차이가 없었고, 몇 년 후 의사가 되었을 때도 능력의 차이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합니다. 

1944년 마릴린 먼로는 사진 모델이 되고자 했지만 당시 캐스팅 전문가들은 첫인상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배우로 이름을 날렸던 프레드 아스테어도 1927년 할리우드 제작사로부터 "연기도 못하고, 노래도 못하고, 약간 대머리에 춤만 조금 출 줄 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예수님은 인간을 첫인상으로 단정하지 않습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마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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