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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내삶의 자양분과 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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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삶의 자양분과 기둥  


- 황형택 목사 (강북제일교회)

뜨거운 7월의 마지막 날, 이 땅의 문학계에 거대한 한 획을 그었던 소설가가 세상을 떠났다. 조용한 말소리와 성숙한 의젓함으로 고통의 순간에도 언제나 정겨운 웃음을 띠며 살았던 문단의 거목이 먼저 이 땅과 이별했다. 그의 이름은 '낮은 데로 임하소서' '축제' '당신들의 천국'등의 작가 이청준이다. 그의 소설은 언제나 가슴 깊은 곳을 매만진다. 궁극과 근본을 향하여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답하려고 몸부림치며 소설을 써내려 갔기 때문이다. 써 낼 때마다 '부끄럽다, 부끄럽다'고 어쩔 줄 몰라 하던 소설가였기 때문이다.

그가 언제인가 이렇게 밝힌 적이 있다. "내 소설의 기둥은 어머니다. 소설을 쓰게 해주는 힘과 인연이 어머니에게서 비롯된다. 어머니에게서 깊은 삶의 비의(悲意)와 문학의 자양을 얻었고 당신의 삶을 빌린 글들을 쓰면서 많은 것을 깨우쳤다"고 말이다. 그의 소설을 붙든 건실한 기둥은 어머니였다고 고백한 것이다. 

그가 살았던 삶의 환경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그가 쓴 단편 '눈길'에는 가난 때문에 어린 시절 모든 가족은 뿔뿔이 흩어진 이야기, 가난에 치여 마침내 홀어머니는 집까지 판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고향에 다니러 온 고교생 이청준에게 어머니는 집 판 사실을 숨긴다. 그리고 슬픈 연극까지 한 편 만든다. 집 주인에게 사정을 해 허락을 얻어 제 집인 양 아들에게 따뜻한 밥을 해 먹이고 하룻밤 잠까지 재워 보내는 눈물겨운 연극까지 말이다. 

그리고는 눈 덮인 길을 걸어 나올 때 어머니의 간절한 기원을 소설을 빌려 이렇게 말한다. "내 자석아, 부디 몸이나 성히 지내거라. 부디부디 너라도 좋은 운 타서 복받고 살거라" 어머니는 신 새벽 눈 쌓인 산길을 걸어 아들을 읍내까지 배웅하고 돌아 선다. 마을 어귀에 선 어머니는 갈 곳이 없다. 집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돌아갈 곳도 없었던 어머니였지만 자식을 위해 그렇게 슬픈 연극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 어머니였으니 그의 소설의 씨앗일 수 있지는 않았을까? 그러했기에 어머니의 마지막 길까지 근심하며 서성일 수 있지 않았을까? 

신앙인의 기둥은 과연 무엇인가? 신앙인의 삶을 받쳐주는 건실한 기둥은 과연 무엇인가? 당신은 무엇이라고 고백하는가? 내 삶을 붙들어주는 자양분과 삶을 꽃피우게 하는 씨앗은 무엇이라고 당신은 고백할 수 있는가? 

다윗은 외친다. "오직 여호와는 그 피난처가 되시도다…내가 주께 아뢰되 주는 나의 주시오니 주밖에는 나의 복이 없다 하였나이다…여호와는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요새시요 나를 건지시는 자시요 나의 하나님이시요 나의 피할 바위시요 나의 방패시요 나의 구원의 뿔이시요 나의 산성이시로다." 나도 다윗처럼 그렇게 담대하게 외치고 싶다. 그리고 내 삶의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기둥이신 하나님만이 나의 자양분이고 복이었다고 나의 마지막을 목격하는 자들이 그렇게 선포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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