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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공기업 민영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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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성경에 길을 묻다] 공기업 민영화 문제  

- 권명중 교수 (연세대)
 

영국 정부는 20세기 초부터 도시에 임대주택을 지어 저소득층 사람들에게 거의 무상으로 임대해 주었다. 집의 개량이나 보수도 정부가 떠맡아 해주었다. 임대주택 거주자들이 집이 자기 소유가 아니므로 관리를 엉망으로 했고, 관리비용이 해마다 늘어 운영 적자가 누적되었다. 임대주택이 정부의 골칫거리가 되었다. 대처가 집권한 뒤 공기업 민영화 정책의 일환으로 임대주택을 거주자가 매입할 수 있게 하는 임대주택 민영화를 단행하였다. 임대주택 민영화 이후 중하층 사람들의 생활 패턴이 바뀌고 건축자재 슈퍼마켓이 호황을 누렸다. 그 이유는 임대주택이 자기집이 된 후 주말에 선술집에서 시간을 보내던 사람들이 집을 가꾸는 일로 취미를 바꾸었기 때문이다. '내것'과 '네것'에 대한 행동양식이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영국에서 1980년 초 시작했던 공기업 민영화를 우리나라는 30년이 지난 지금 하겠다고 세상이 시끄럽다. 물론 2000년 이후 KT 포스코 두산중공업 등같이 덩치 큰 기업을 민영화해 성공한 전력도 있지만, 아직도 총자산 613조원이나 되는 298개 공기업이 있는 것을 보면 그 동안 공기업 민영화가 사회적으로 중요한 과제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런데 공기업에 무슨 문제가 있어 공기업 민영화가 중요한 국정과제가 되었을까?

공기업 문제의 핵심은 '대리인의 도덕적 해이 문제'다. 즉, 내가 사용할 상품이나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에 내것을 만들 때만큼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거나 최고의 서비스를 하지 않는다. 이익을 내도 내가 갖지 못하기 때문에 원가를 절감하거나 매출을 늘리려 하지 않고 방만 경영을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 동안 보너스나 감사 제도 같은 '보상'과 '벌'이란 방법을 써도 문제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그러니 주인을 찾아주어 '내것'을 만들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공기업 문제는 '내것'과 '네것'을 구분해 서로 다른 행동양식을 보이는 인간의 이기적 본성과 그에 연유하는 근로윤리의 문제다. 그런데 윤리를 스스로 공급할 수 없는 시장의 방법으로만 이 문제를 풀려 하고 있다. 예수께서 '내것'이든 '네것'이든 모두 하나님 것이므로 세상 만물을 내것같이 관리하는 청지기의 의무를 다하라고 가르쳤다(마 24:45∼51). 예수님의 가르침처럼 공기업 경영진이나 근로자가 청지기 정신으로 일하면 '방만 경영'이나 '비효율성' 같은 공기업 문제는 일어나지 않는다. 공기업 문제는 민간에게 '소유권'을 이전해 감독과 책임을 강화하는 해결책도 중요하지만 직업윤리를 회복하는 일에 먼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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