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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애국자와 그리스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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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자와 그리스도인  

-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
 

평소 스포츠에 그리 관심이 없는 사람들조차도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의 몸짓 하나에 일희일비하게 만드는 것이 애국심이다. 해외에서 애국가를 들으면 자신도 모르게 콧잔등이 찡해지고 가슴을 울컥하게 하는 것 역시 애국심이다. 그래서 "인간 최고의 도덕은 애국심이다"라는 말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애국심은 묘한 데가 있다. 언뜻 보면 애국심은 본능적인 것이어서 전천후처럼 언제 어느 때라도 무조건적으로 그 힘이 발휘될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환경에 크게 좌우될 수 있는 것이 애국심의 실체이다.

최근 갤럽에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다시 태어나도 한국인으로 태어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대답한 사람은 10명 중에서 6명도 되지 않았고, 특히 20대 여성의 반수는 한국인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고 대답하여 충격을 줬다. 이러한 대답은 "위(胃)가 비어 가지고는 어느 누구도 애국자가 될 수 없다"는 19세기 정치가 W. C. 브란의 말을 들으면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니다. 10년 전보다 생활이 좋아졌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사람의 비율이 10년 전에 실시된 같은 여론조사 때보다 더 낮아졌다는 사실에서도 충격적인 이번 조사결과의 실마리를 부분적이마나 찾을 수 있다.

애국심은 더 이상 핏줄만으로는 지탱할 수가 없다. 건강한 경제력과 좋은 환경이 애국심의 뼈와 살을 형성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그리스도인의 책무는 막중할 수밖에 없다. 나라가 건강하게 발전하도록 기도하고 실천적으로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 애국심이 자본주의의 폐해에 오염되거나 이기적 민족주의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건강하게 뻗어나가도록 감시하고 지키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일이다. 우리는 나라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기독교 자체는 국경이 없지만, 그리스도인에게는 조국이 있는 것이다. 한 손에는 성경을, 그리고 다른 한 손에는 태극기를 붙잡는 것이 우리 그리스도인의 균형 잡힌 정체성이다.

십 수년 전 통일원에서 나온 자료를 보면, 북한에 있는 어떤 할아버지가 남한으로 가족을 탈출시킨 죄로 체포됐다. 이 수용소, 저 수용소 전전하는데 그 할아버지는 늘 방석을 가지고 다녔다. 감시원이 이상해서 방석을 조사했더니 그 안에 성경과 태극기가 들어있었다. 그 감시원은 태극기를 불사르고, 성경을 찢어 불태우도록 명령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그 요구를 거절한 이유로 총살을 당했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애국과 신앙의 관계가 어떠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성경에서도 그리스도인의 진정한 나라 사랑은 특별했다. 사도 바울은 민족의 구원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기꺼이 내어놓았고, 우리나라의 초대 기독교인들 역시 이 민족의 주춧돌을 새로 놓기 위해서 자신을 희생했던 사람들이었다.

자신의 배만 두드리고 살아가기도 급급한 오늘 세상에서 나라와 민족을 향한 애통하는 심정을 갖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그 거룩한 유전인자에는 민족을 사랑하고 동포를 위하는 마음이 태생적으로 들어 있다. 나라의 기초를 세우고 터를 닦았던 민족의 사표요, 선구자인 도산 안창호, 남강 이승훈, 우남 이승만, 월남 이상재, 백범 김구, 고당 조만식 같은 분들도 다 그리스도인이었다. 나라 사랑 어떻게 할 것인가? 먼저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되라. 그것이 나라 사랑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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