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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직능의 이름〈 은총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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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능의 이름〈 은총의 이름  

- 김흥규 목사 (내리교회)
 

목회를 하다 보면 예수 이름을 팔아 사사로운 욕심이나 채우려는 것은 아닌지 고민할 때가 있다. 예수 위해 고난받고 희생하려는 각오보다 예수 이름을 내세워 대접받고 입신양명하려는 건 아닌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혹자는 이런 외적 축복이 다 예수 위해 일하다 보면 절로 따라오는 것이라고 치부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갖가지 영예로운 자리에 오르고 하는 것이 주님의 뜻과는 무관하게 내 야심에 따라 이뤄질 수도 있다. 아니, 설령 주님의 은혜로 올랐다 해도 이내 교만해져 그 은혜는 잊고 그 영광마저 찬탈하려고 할 때도 있다.

누군가 목사도 무대 체질이라고 했다. 단연 인기 위주로 설교하고 사람을 대할 수 있다는 말이다. 사람 좋아하고 서클 만들기 좋아하는 이의 주변은 늘 시끌벅적하다. 제법 인기 높은 이가 큰 교회에서 시무하다 보면 본인의 의사와 상관 없이 세인의 주목을 받고 교단 정치에 관여할 수 있다. 대개 자의반 타의반으로 여러 감투를 쓰다 감독이나 총회장 등 교단장 선거에까지 출마한다. 적절한 은사를 갖추었으면 왜 못하겠는가마는 높은 자리 그 자체에만 목을 맨 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에 문제다. 이런저런 인기와 힘을 바탕으로 이런저런 자리를 맴도는 정치목사는 존경스럽지 않다.

"제가 여러분을 위한 주교라는 사실은 두렵고 떨리지만,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서 여러분과 함께 있다는 사실에는 적이 위로가 됩니다. 여러분을 위해 섬길 때 저는 주교가 되지만, 여러분과 더불어 있을 때에는 저 역시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일 뿐입니다. 전자는 제가 떠맡은 직능의 이름이지만, 후자는 제가 받은 은총의 이름입니다. 전자는 위험을 뜻하지만, 후자는 구원을 뜻합니다."
(While I am terrified of what I am for you, I am consoled by what I am with you. For you I am a bishop,
with you I am a mere Christian like you. The former is the name of an office assumed, the latter is 
the name of a grace received; the former means danger, the latter salvation.)

바티칸 제2공의회에서도 인용된 적 있는 아우구스티누스(어거스틴)의 말은 언제 들어도 옳다. 집사 권사 장로 목사 감리사 노회장 감독 총회장 등등 일체의 자리는 직능의 이름이며 위험하다. 하지만 그리스도인, 성도라는 이름은 은총의 이름이며 구원을 뜻한다. 직능의 이름이 은총의 이름을 앞설 수 없다. 각종 교단장을 뽑는 선거철에 영영 잊어선 안될 진실이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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