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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절제를 상실한 금융시장 바벨탑의 교훈 되새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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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를 상실한 금융시장 바벨탑의 교훈 되새길 때  

- 권명중 교수 (연세대)
 

바빌론은 성경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 곳이다. 그래서 그런지 바빌론의 상징성을 패러디한 영화나 소설이 꽤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아일랜드 작가 제니퍼 존스톤이 쓴 '바빌론까지는 얼마나 남았을까?(How many miles to Babylon?)'라는 소설이다. 두 소년의 우정이 비극적 종말로 끝나는 이야기인데, 소설제목이 상징하는 '파국'이 이야기의 끝에 나온다.

리먼브러더스 투자은행의 파산으로 촉발된 전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정을 보면 존스톤의 소설처럼 금융자본주의도 비극적 종말로 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지난 십수 년 동안 아시아 외환위기, 롱텀캐피탈파산, 서브프라임 사태와 같은 금융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은행이나 주식시장 같은 금융시장이 없다고 해 보자. 기업은 자기자본만 가지고 사업을 해야 한다. 그러면 중화학공업과 같은 거대한 자본이 필요한 산업은 지금과 같이 발전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데, 금융시장을 통해 기업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함으로써 중화학공업뿐만 아니라 항공, 우주, ICT와 같은 첨단산업도 발전시킬 수 있었다. 

여기까지가 금융시장의 선기능이다. 그러나 금융시장으로 유입되는 자본의 양이 많아지고, 금융기법이 발달하고, 자본이 국경을 제한 없이 넘나들면서 금융시장들 사이에 의존이 심화되고 거대화되었다. 이제 금융시장은 실물경제를 보완하는 것을 넘어 실물경제를 지배하는 수준이 되었다.

성경은 바벨탑의 교훈을 통해 정치적이든 경제적이든 권력이 거대화되고 집중화되면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 죄악의 위험이 있음을 경고한다(창 11:1∼9). 인간들은 하나님 심판에 대한 두려움으로 바빌론에 도시를 만들고, 그 도시의 한복판에 바벨탑을 쌓았다.

바벨탑의 완성은 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권력의 획득을 의미한다. 이런 일을 시작한 사람인 니므롯이 정복자요 약탈자였다는 사실이 상징하듯, 하나님에게 통제되지 않는 인간의 무한권력은 약탈과 착취와 같은 잠재적 죄악의 가능성을 내포한다. 그래서 하나님이 바벨탑 공사를 중단시켰다.

현재 금융시장의 발전은 바벨탑을 완성해가는 과정처럼 보인다. 무고한 수많은 사람들이 거대화한 금융시장의 불안정으로부터 당하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하나님이 바벨탑 공사를 중단시키기 위해서 한 것 같은 일을 해야 한다. 이미 지나치게 발전된 금융시장에 대한 적절한 감독과 통제를 복원하지 않으면 자본주의의 위기가 도래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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