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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하나 돼야 통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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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돼야 통일된다  

-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 
 

교회의 분열은 민족 고통의 시작이었다. "교단적으로 분열의 씨앗이 배태된 1949년 이후 6·25가 터졌고, 1959년 합동과 통합의 분열 이후에 4·19와 5·16이 일어났으며, 1979년 또 다른 분열 이후에 광주에서 민족의 비극이 발생했다." 예전에 기도하는 어른들로부터 들은 이 말은 사실의 시시비비를 떠나 영혼의 폐부를 깊이 터치하는 말이다. 이런 점에서 지난 24일 저녁, 제주에서 반세기 이상 분열됐던 장로교 4대 교단(기장, 통합, 합동, 합신-가나다순)의 연합예배는 교회의 일치와 연합과 갱신을 위한 작은 시작이지만 큰 발걸음이 될 것이다.

일찍이 위대한 신앙의 선배인 어거스틴은 "분열은 마귀의 획책"이라고 갈파한 바 있다. 교회 안에서 분열과 서로간에 상처를 주는 적대적 행위는 더는 용납할 수 없는 죄악이요, 사회로부터 버림받는 자멸의 길이다. 교회는 분열의 옷을 벗고 일치와 연합 속에서 진보와 보수, 좌우의 상처를 치료하는 거룩한 중보자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이런 마음으로 연합예배의 기도시간에 이렇게 간절히 기도했다. "한국 교회가 하나 되어 그리스도의 사랑과 복음으로 세상을 섬기고, 섬김으로 하나 되어, 다시 한번 한국 교회가 생명의 공동체로서 민족의 소망으로 우뚝 서게 하옵소서." 한국 교회가 연합과 일치와 갱신을 통해서 역량을 결집할 때, 동아시아의 평화와 복음화의 길이 열릴 것이고, 나아가 쇠퇴일로에 있는 서구 기독교에 다시금 부흥의 불을 지피는 거룩한 불쏘시개의 사명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교단 연합예배의 절정은 3950명 교단 지도자들의 마음의 베옷을 찢는 회개기도에 있었다. 지도자부터 교회 분열의 죄, 세상의 빛과 소금의 소명을 다하지 못한 죄, 특히 1938년 27차 총회에서 신사참배를 결정했던 잘못에 대해 두 손을 들고 눈물로 회개했다. 신사참배 가결 70년 만의 일이었다.

필자는 주일예배 시간에 그동안 분열되었던 4대 교단의 감격스러운 연합예배를 언급하면서 이것이 실제적으로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우리 속에는 통일 비용에 대한 과도한 염려 때문에 현재의 자리에 안주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없지 않다. 그러나 눈을 크게 떠야 한다. 이것은 지난 8월 독일 베를린 연합집회를 하면서도 거듭 확인한 것이다. 그때 함께한 독일인의 말에 크게 공감했다. "서로를 치명적으로 고갈시키는 군비 경쟁을 하지 않는 것만 해도, 민족의 뿌리와 자긍심이 회복된 것만으로도, 그리고 동독의 그 아름다운 박물관을 누리는 것만 해도 엄청난 통일비용을 충분히 커버하고 남을 것이다."

남북 통일시대에 우리가 함께할 북한의 백두, 금강, 칠보, 묘향의 아름다운 산하들, 수많은 지하자원은 물론이요 통일된 남북의 혈관에 흐를 민족적 형제애를 느낄 때 우리가 누릴 가슴벅찬 자긍심은 감히 돈으로 환산할 수가 없는 것이다. 어찌 이것뿐이겠는가. 지금도 오직 예수님만을 소망으로 삼고 자유의 그날을 위해 오매불망 기도하는 신앙의 형제들을 감격의 눈물로 만나는 것만으로도 한국 교회는 통일시대를 위해 전력투구해야 할 충분한 이유와 책임이 있는 것이다.

지금은 웹 2.0의 시대다. 일방 통행이 아니라, 상호 소통과 네트워킹이 오늘날의 시대정신이다. UCC, 유튜브, 블로그를 통해서 세상은 이미 너무도 빠르게 상호 소통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교회의 일치(unity)와 연합(networking)은 21세기 사회와 소통하고, 통일시대로 가는 절대적 필요충분조건이기에 한국 교회는 겸손하고도 대담하게 거침없이 이 길을 열어가야 할 것이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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