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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추방, 허용되지 않는 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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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방, 허용되지 않는 지성  

- 손달익 목사 (서문교회)
 

영국 옥스퍼드 대학 내에 매우 특징적인 두 거리가 있다. 그 중 하나는 사우스 팍스 로드(South Parks Road)이고 또 다른 한 길은 퓨지 스트리트(Pusey Street)이다. 사우스 팍스 로드에는 저명한 진화론자 줄리안 헉슬리와 리처드 도킨스를 배출한 옥스퍼드 동물학과가 있고 퓨지 스트리트에는 옥스퍼드의 신학과가 자리잡고 있다. 불과 수백 m의 간격을 가지고 있을 뿐이지만 우주의 기원을 두고 말하는 각기 주장들은 하늘과 땅 만큼이나 큰 차이가 있어 진화론과 지적 설계론(창조론)이 첨예함으로 맞서고 있다. 사실 진화론과 창조론의 견해차는 좁혀질 수 없고 소통될 수 없는 근본적인 한계를 가진 것으로 인식되어 있다. 이런 인식의 저변에는 지적 설계론은 매우 비이성적이며 몰 과학적이라는 일반 학계의 냉소적 반응이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 양자 사이의 소통을 시도하고 창조론을 과학적 방법으로 접근해가려는 시도들이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 노력의 하나로 만들어진 나단 프랭코스키 감독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추방 ,허용되지 않는 지성'이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어 일반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제6회 서울기독교영화제 핵심작품으로 소개되는 '추방…'은 미국 또는 세계 과학계에서 일방적으로 비판하고 매도하는 '지적 설계론'을 소재로 하는 다큐물이다. 많은 과학자들 심지어 대표적 무신론자로 자처하는 R. 도킨스도 인터뷰 형식으로 출연해 지적 설계론에 대한 그의 견해를 세계인 앞에 공개한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우리는 열정적인 창조론 메시지를 접할 수는 없다. 동시에 보수적 입장을 지닌 교회 지도자들의 견해도 만날 수 없다. 영화는 시종 일관 지적 설계론을 말하고 주장한다는 이유만으로 매도되고 학계에서 추방되는 현실을 고발하면서 과학의 자유를 끈질기게 주장한다. 그리하여 과학자들의 커뮤니티에서조차 토론의 주제로도 허용되지 않고 끝내 추방당하는 지적 설계론과 이를 주장하는 자들의 이유 있는 항변을 담아내고 있다. 이 영화는 기독교적 가치인 창조론(또는 지적 설계론)을 일반에게 설득함에 있어 과학의 방법이 얼마나 유효하고 합리적인가를 설명하면서 동시에 영화라는 매체를 통한 설득력을 한껏 과시하고 있다.

오늘에 있어 종교와 과학의 거리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고 과학의 이야기를 신조처럼 신봉하는 세대들은 그래서 종교에서 더욱 멀어져만 간다. 이런 흐름을 방치하면 결국 그 결과는 신앙의 모든 논리들이 지성적 사회로부터 외면당하고 추방되는 악순환을 만들게 된다. 영화 '추방, 허용되지 않는 지성'은 이런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 세계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던지고 있다. 지금은 비록 허용되지 못할 지성으로 매도당하지만 문화라는 매체들을 통해 소통을 시도한다면 반드시 논의의 장으로 복귀하게 될 것이며, 그 과학성이 입증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해 주는 영화이다.

과학의 영역은 우리가 결코 버리거나 외면할 수 없는 하나님이 주신 한 영역이다. 이 과학과 문화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기독교 지성 운동을 펼칠 수 있다면 더 이상 기독교적 가치들이 추방당하거나 허용되지 않는 지성의 한계를 극복할 방법들이 생산되리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이 가을에 극장가를 찾아 '추방…'의 의미를 음미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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