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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신용과 시장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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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과 시장경제  

- 권명중 교수 (연세대)


근대 경제학을 집대성한 앨프리드 마셜은 "신용은 개인의 사업과 국가경제의 성공을 결정짓는 요소"라고 주장했다. '최근의 금융위기는 신용위기'라는 관점에서 보면 120년 전 시장경제를 꿰뚫어 봤던 그의 혜안이 돋보인다. 문제의 본질을 보자.

100명이 1만원씩 출자해 은행을 만들었다. 100만원을 은행에 놔두면 은행 운영 경비나 이자를 줄 수 없으니까 돈을 찾으러 오는 사람을 대비해 10만원만 놔두고 90만원은 대출 사업을 하였다. 그런데 5만원을 대출받은 사람이 부도를 내 대출을 갚을 수 없게 되었다. 

출자를 한 사람 중에 한 명이 걱정하기 시작했다. 이제 순자산이 95만원이 되었는데 100명으로 나누면 9500원이 되므로 이자는 물론 출자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출자금을 인출해갔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다른 출자자에게 알렸다. 출자자 가운데 대부분은 그의 생각에 동조하지 않았지만 12명이 동조했다. 그래서 그들도 출자금을 인출하러 은행으로 갔다. 

은행이 준비해둔 돈이 부족하니까 부랴부랴 대출금을 회수하고 추가로 대출해주는 돈을 줄여야 했다. 출자금을 즉시 인출해주지 못하니까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은행이 도산한다는 것이다. 이 소문이 다른 은행 출자자에게도 퍼져갔다. 다른 은행에도 대규모 인출 소동이 일어났다. 

모든 은행이 인출 사태에 대비하느라 대출을 중단시키고 급하게 대출 회수를 시작했다.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없게 되었고, 대출금 변제 독촉을 받았다. 운영자금을 급히 변통해야 하는데 돈을 빌릴 수 없는 기업들은 도산했다.

이 이야기가 현재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경제 위기의 본질을 보여주고 있다. 이 위기를 일으킨 핵심 요인은 무엇일까. 5만원의 부실 대출이 원인처럼 보이지만 은행을 신뢰하지 못해 서둘러 인출한 것이 핵심 요인이다. 시장경제에서는 신용에 대한 조그마한 의심이 금융시장과 실물시장 모두를 파국으로 몰고갈 수 있을 만큼 위력적이다.

성경을 보면 하나님이 한번 약속한 일은 반드시 지키는 것에 대해 '신실한' 하나님이라고 표현한다. 신실함이 바로 신용과 비슷한 개념이다. 성경 속에 전개되는 인간의 역사를 보면 하나님은 신실하지만 인간은 신실하지 않다. 

그래서 하나님은 "나는 신실하니 나의 자손도 신실해야만 된다"고 말씀하셨다(레 19:2∼16). 신실하지 않은 인간이 신뢰가 전제되지 않으면 효율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시장경제 속에 살고 있다. 그러니 경제가 편할 날 없고, 위기가 예감도 가지지 못한 때 느닷없이 들이닥친다. 

이번 금융위기는 성경 말씀대로 사는 것이 경제 안정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교훈이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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